The Scene
-
[Modafe 2010] <MANA>, 황홀경을 이루는 안무의 호흡과 유려한 선분들REVIEW/Dance 2010. 7. 1. 15:06
Vertigo Dance Company의 는 한 순간도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시간 동안, 안무는 변함없이 유려했고, 흔들림 없이 안정감 있게 끊임없이 생성되며 다른 층위의 에너지로 전환을 이뤘다. 환상적인 차원의 프레임이 겹치고, 잔상을 안고 다시 그 움직임이 틈입하여 국면의 전환점의 맥락을 이해하기 이전에 출현하는 것이다. 맥락의 과잉은 움직임의 과잉을 만드는 대신 움직임의 도취로 인한 무화된 의식과 감각들을 자극하는 선분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것과 결부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어둠 속 무술의 움직임에서 파생된 춤을 추는 한 남자의 움직임 이후 계속해서 여럿이 이루는 관계의 여러 양상과 집단적 도취가 이어진다. 호흡하고 응시하고 신체에 의식을 집중시키고 자세를 전환하는 일련의 과정은 하나의 의식을 치르듯..
-
[Modafe 2010] <Spark Place 2>, 젊은 안무가들의 각기 다른 세 작품의 시도들...REVIEW/Dance 2010. 7. 1. 14:02
차종현 , 현실의 나를 돌아보며... ▲ 차종현 네 명의 무용수는 표정에 결연한 의지를 띠고 침착하게 또 격정적으로 구조를 만들고 공간을 헤쳐 나간다. 세 명의 행동이 현실의 표피적인 순간, 곧 사운드의 명멸과 이미저리로 스쳐 지나간다면 가운데 남자는 그 현실 속에 공허함을 인지하고, 허무함과 슬픔 따위를 표정으로 체현하고 있다. 커다란 동작들이 공간을 가르고 음악은 목소리로, 또 존재의 아득한 슬픔과 동경으로 흩어져 가는데, 이러한 음악이라는 존재와 파장이 움직임을 잠식할 정도이다. 또한 이러한 전환들의 순간이 어떤 확장의 흐름으로 나아가지만, 유기적이기보다 반복적인 나열의 과정으로 다가와 다소 시간이 늘어지는 감이 있었다. 과도한 진지함과 안무적 구성에 대한 집착과 과잉의 면모는 지양되어야 할 부분으..
-
[Modafe 2010] <Running Sushi> 사운드와 신체의 이질적 병치REVIEW/Dance 2010. 7. 1. 13:05
Liquid Loft 안무, 에서 관객들이 지정한 것들을 펼쳐 낸다는 인터랙티브 차원의 메뉴 선택에 따른 결과는 1/n이 아닌 그 순서 차원에서의 지정에 가깝다. 곧 하나의 작품 시퀀스는 별개의 것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함을 의미하며 이 모든 것들이 순서 지정에 따른 흐름을 만들 뿐 그것은 애초에 어떤 하나의 커다란 구조를 띤 것이 아닌 메타 차원에서의 부분들의 접속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안에서 어떤 연결고리도 필요치 않고 비선형적인 방식으로 전개되며 다만 현재는 과거로서의 기시감으로 느껴지는 부분들을 생성하게 된다. 작품이 만화의 한 작품을 따왔다는 처음 진행자의 등장에서 나온 말과 같이 전체적인 움직임은 하나의 구성된 장면으로, 또 구분 동작과 정적인 이미지 형성으로 시간의 유격을 주는, 또한 계속되..
-
[Modafe 2010] Spark Place 1 <소년의 거짓말> 이야기적 장치를 통한 현실의 육화REVIEW/Dance 2010. 6. 22. 02:10
이주형 안무, 물질적 층위에서 빚어지는 관계의 혼전 양상 ▲ 이주형 연극적 상황을 묘사하며 현실 안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관계 양상을 치열한 움직임으로 엮어 간다. 이러한 광경은 다소 희극적이고 또 풍자적이고 우스꽝스럽다. 손님으로 테이블에 앉은 레스토랑으로 상정되는 공간에서 한 남자가 빈 맥주 캔들을 쟁반에 받치고 온 웨이터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장면들은 반복되며 일상을 지루한 리듬으로 시간을 늘리고, 그 안에서 선택의 측면을 어느 정도 담보하게 하거나 거리 두기식으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끔 하는 장치 역할을 한다. 현실 층위의 오브제로서 단단하게 맥주 캔 등을 사용하는 이 작품은 물질적 층위에 대한 집착, 그리고 사실 그 캔이 비어 있는 것이란 점에서 허상이나 물질 그 자체에 대한 현대인의 ..
-
[Modafe 2010] Spark Place 1 <기발한 인연> 의자를 통한 신경증적 일상의 징후들REVIEW/Dance 2010. 6. 22. 01:50
하영미 안무, 현실에서 집착의 양상 낮게 깔린 사운드가 파장을 이루는 동일한 리듬의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장을 만듦에 맞춰 무대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는 무용수들의 의식은 그에 주파수가 맞춰지게 된다. 이는 현실 환경의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력을 상정하는 한편 일상과 현실의 의식인 무화되어 단지 그 지배적 환경에 잠식되어 있는 모습을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여 준다. 즉 새로운 사운드 자체에 대한 춤의 해석이 담겨있는 동시에 그것의 지배력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파장으로 인한 명확한 환경의 설정에서 의자는 그 속에 접속하는 것으로 하나의 세계를 구성하고 나타내지만, 조명 아웃과 이후 전환을 맞아 의자는 현실 그 자체의 대상으로 변해 있다. 이는 풍부한 의자의 알레고리에 대한 축소적 의미 지정, 갑작스런 오..
-
[Modafe 2010] Spark Place 1 <달팽이 뿔> 덧없는 현실의 층위REVIEW/Dance 2010. 6. 22. 01:29
▲ 곽영은, 곽영은 안무의 춤은 강한 인상과 함께 움직임의 펼침을 시간차 리듬의 구현을 통해 만들고, 어둠 속에서 그 펼침은 흐릿한 자취로 세계로 무화되며 그 펼침 뒤에 적절한 멈춤을 그만큼 둠으로써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 두 손을 느슨하게 쥐고 머리에 붙여 동물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것 같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인간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알레고리 차원을 이룬다. 한편으로 빛이 나는 정육면체 오브제를 뺏고 뺏기는 움직임들의 연결 과정은 상호관계의 역동적인 주고받음의 생성적 과정을 실현한다. 빛은 동경의 자리이자 가상적 세계의 환영이며 다시 집착과 욕망의 덧없는 행동들은 이에 대한 거리와 환영적 자취를 통해 연쇄 고리를 이어 나가게끔 만든다. 오브제가 놓인 공간의 자리가 유동적인 흐름 자체를 보이며 그러한..
-
[Modafe 2010] <The Blind> 심청의 포스트모던한 세계REVIEW/Dance 2010. 6. 22. 00:46
최상철 안무, 미끄러짐의 진흙탕 같은 환경에서... ▲ 심청전 상반신 누드로 무대 아래에서 등장한 남자가 헤엄을 치는 시늉을 하다 낚싯줄을 들고 끌어당기자 무대의 장막이 걷히고 수영팬티만 입은 남자가 그것에 묶여 이리저리 뒹구는 식의 움직임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희극적인 요소의 차용은 작품의 무게를 덜고 현대판 심청으로 건너가기 위한 가벼운 전초전의 성격을 지니는 한편 거침없이 나아가는 그리고 무대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이후 작품 전개의 양상을 치열하게 이끄는 견인차적 역할을 하게 된다. 심청은 바다 대신 이 물이 튀기는 비닐 안에서의 두 남자와의 사투로 그 바다를 실재화하여 나타내게 되며 물은 계속해서 튀기게 하여 효과를 거두고 미끄러운 표면을 이용하여 미끄러져 나가는 움직임의 확장된 영역을 만..
-
[Modafe 2010] <Chronology>, 시간의 흔적을 더듬어 가는 안무REVIEW/Dance 2010. 6. 22. 00:03
안무가 양승희, 신체의 기억을 현시하는 방식 ▲ 연습 장면 신체를 포근히 감싸며 이는 어루만지듯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찬찬히 신체로부터의 숨을 간직하며 조용히 움직임에 생각들을 입히고 기억을 깨우며 시간의 깊은 흔적들을 유영하듯 따라가게 된다. 이에 대한 반복된 움직임이 시간을 미세한 단위로 쪼개고, 다시 삶의 본원적인 형태로 돌아가는 작용이자 의식적인 과정적 접근의 수행이라면 이는 천천히 진행되지만, 시간의 질서를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이자 몸을 매개로 사유를 조금씩 일으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을 내밀하게 속삭이는 움직임에 이어 어느덧 네 명의 구성을 이룬 무용수들의 움직임 역시 끊임없는 반복의 흐름을 그린다. 이는 곧 바닥의 제자리에서 출발해 다시 바닥으로 오는 삶의 원환적인 형태를 구성하되 점..
-
[Modafe 2010] <The 1st>, 현대인의 내밀한 실존적 층위의 서술적 양식REVIEW/Dance 2010. 6. 21. 20:24
무대 왼편에서 의자에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남자로부터 시작되는 내레이션은 시작부터 끝까지 무대를 관통하며 그녀, 무용수 차진엽(안무)과 일체화되어 나타난다. 내레이션은 그녀 삶을 지정하는 것이고 그녀 내면을 외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면을 고스란히 옮기는 소설과 같은 텍스트는 보는 사람에게 전이되는 목소리가 되고, 그녀의 춤은 그것의 리듬에 맞춰 주고받음의 에너지를 형성하기도 하고, 그러한 목소리를 입고 현재화된다. 스트레스와 결벽증 등으로 시작한 남자의 음성은 현실을 그리고 있고, 현실에 대한 상징적인 제스처들이 비교적 사실적으로 차진엽에 의해 그려지며 현대인의 실존적 외로움과 신경증적 증후들을 히스테리적 격발의 형태로 나타냄에 가깝다. 침실에 위치한 그녀의 행동들은 잠자리의 무의식적 그림자에 닿아 ..
-
[Modafe 2010] <DUETTO>, 신체를 매개하는 사운드에서 파생되는 무대REVIEW/Dance 2010. 6. 21. 19:48
에서 사운드는 너무 강하게 무대를 지배해서 상대적으로 춤이 약한데, 전체적으로 춤은 즉흥에서 파생하고 있다. 디제이가 무대 왼편에 위치하고, 무대 뒤편에 파란 조명의 공간과 형광 불빛에 김성용이 자리하면서 부딪치는 듯, 또한 그 신체에 조응하는 내지는 사운드의 층차에 적응하는 몸으로서 김성용은 자리하고, 마치 사운드와 신체는 인터랙티브한 작용을 벌이는 것 같다. 곧 그 푸른빛은 명멸하는 틈을 신체의 틈입을 통해 만드는 것 같고, 신체는 그것에 미치는 것이 어떤 사운드의 파편적 분출을 발생시킬 것임을 예고하는 듯 어느 정도 긴장을 형성하게 된다. 이후 그를 구원하듯 그 안에서 끌어낸 Isira Makuloluwe와 거침없는 호흡의 상호 작용을 벌이는데, 디제이의 사운드는 무대를 가로지르는 각종 스피커들의 ..
-
[Modafe 2010] <달팽이 벽>, 집단적 의식으로 나타낸 무의식의 자장REVIEW/Dance 2010. 6. 21. 19:08
(김성용 안무)에서 춤은 부드럽게 조형적인 형태를 빚는 듯한 찰나적 순간들을 강조하고 그것의 흐름을 최대한도로 유연하고 부드럽게 연결 짓는 데 그 특징이 있다. 누군가의 죽음이라는 알레고리는 바닥에 누운 채 의식이 침잠되어 있는 상태의 남자를 둘러싼 네 명의 무용수, 그리고 붉은 조명의 뒤편에서 손을 미세하게 움직이다 박수를 치며 등장한 남자의 짧은 출현 이후 장례를 치르고 화장해 남은 뼛가루를 땅에 뿌리는 것 같은 움직임과 결부되어 나타나며 이후 죽음과 삶의 경계를 무화한 모호한 상황 속에 무용수들의 상징적인 제의식을 치르는 것 같은 동작들이 펼쳐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중앙에 위치한 남자는 사실 죽었다기보다 사각형의 모서리에 위치하여 동작들을 구성하되 조명의 아웃에 이은 인 이후 조금 더 넓어진..
-
[Modafe 2010] <Magician>, 환영을 도출하는 의식적 움직임REVIEW/Dance 2010. 6. 21. 17:13
Ervi Sirén 안무, Alpo Aaltokoski company(핀란드)의 에서 영상은 그대로 정지해 하나의 배경적 차원에서의 자연물로서 사물을 이루고, 몸을 지향적으로 내딛는 일련의 행위는 의식을 치르는 것과 같다. 조야한 음향 효과라고 통칭할 만한 사운드가 지정하는 배경적 맥락과 존재 차원에서의 내러티브적 요소는 이 작품을 막의 전환에 따른 영상의 동시적인 전이와 함께 움직임 전체를 가로지르며 따라 붙고 배경과 스토리를 조직하는 데 주요하게 사용된다. 이러한 막의 전환에 따른 움직임의 변화는 그 상황에 적응하는 차원과 그러한 맥락을 입고도 유유하게 무용수 자신의 움직임을 수놓는 데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팔을 유유하게 흔들며 나아가는 무용수의 움직임은 그것이 순간적인 잉여의 차원에서 상징화..
-
[Modafe 2010] PLASTICIZATION, 쓰레기와 나 사이의 무화된 환경REVIEW/Dance 2010. 6. 21. 16:49
남아공에서 온 Nelisiwe Xaba, 그녀의 행동은 거침이 없다. 안과 밖의 경계를 형성하지 않되 쓰레기로 둘러싼 세계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의식을 형성하며 안과 밖의 경계를 구획하고, 그것의 경계에서 안과 밖을 오가는 체험적 감각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마치 쓰레기집이라 할 수 있는 헐렁하고 커다란 비닐 가방을 뒤집어쓰고, 무대에서 고개를 안으로 집어넣고, 다리만을 바깥으로 뻗었다 하며 구두 위에 양말을 신는 등의 닫힌 행동에 머물지만, 이는 관객 자체의 대리 행동으로 여겨지게 되거나 무용수의 의도된 행동으로 하나의 안팎을 나누는 선택적 행위로 느껴진다. 이러한 나르시시즘적 시간의 무한정한 부여는 그러한 쓰레기와 통합되어 새로이 분배되는 감각의 변이를 실천하는 한편 지루함의 무화된 감각을 낳는다. 처음..
-
[모다페 2010] 김은희 <바람의 여인>, 한국 춤의 멋을 펼치다REVIEW/Dance 2010. 6. 21. 16:27
정적에서 강단지게 그녀는 춤사위를 실현한다. 전통적인 호흡과 한국 춤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를 흩뜨리지 않고 고스란히 보여주기에 춤은 흐트러짐 없이 단단하고 결락이 발생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그것들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이와 같은 춤은 현대적인 맥락을 발생시키거나 그에 결부되지 않는 측면이 너무나 강하다. 어둠 속에서 천을 말아 아기를 품고 어떤 한의 이야기를 형성하는 것에서 조명이 밝아지고 원환이 무대 한 편에 생기고 나서는 한국 춤 그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표출, 곧 춤 그 자체에 대한 탐미적 행위를 실천하게 된다. 여기에 피리 소리가 휘날리듯 공기를 찢는 듯한 노이즈층을 형성하고 음악을 깨뜨리며 다시 국면은 전환되고, 등장했던 무대 뒤편에 위치해 뭉친 천을 놓고 가슴을 쓰다듬고 호흡을 끊임없..
-
[모다페 2010] 안애순, <원-After the Other> 한국적 멋의 해체적 조합REVIEW/Dance 2010. 6. 21. 16:17
조형적 미의 표현 구도 아래 생성되는 레이어들... 안애순 무용단의 춤은 조형적이고 현란하다. 무용수 개개인의 기량은 모두 뛰어나고 한 명씩 포커스가 맞춰져 등장하고 사라지고 재등장하는 가운데 독자적인 몸짓 형태를 빠르게 구축한다. 오로지 등장에 따른 다른 형태의 표현과 그것들이 형성하는 거대한 흐름, 조형적 질서의 이어짐이 이 작품을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 이는 뱅뱅 도는 식의 흐름 등 원이라는 팔을 벌려 상징화하는 몸짓 기호 외에도 그러한 흐름의 연결이 시간성과 삶, 역사의 변천, 인연의 질서 등을 상징하는 맥락과 결부된다고 할 수 있다. ‘거무야 거무야 왕거무야’로 시작되는 ‘거미노래’의 음악에 맞춰 굼실굼실거리는 몸짓으로, 덩실덩실 어깨춤의 동작들로 우리네 몸짓을 상정시키다가 그 안에 끼어드는 피..
-
[모다페 2010] 배준용 <그 미소>, 세대적인 관점으로서 현실 인식의 한 양상을 담다REVIEW/Dance 2010. 6. 21. 16:12
억지 미소의 반응과 그것 이후 오는 신체의 무기력함 밝음과 어둠의 양면적 교차 구조가 단순하게 극을 뒤덮고 있다. 그것을 전제하는 사회와 타인들은 무대 전면에 드러나지 않으며 그 안에서 공연을 치르는 액자식 구성의 포진은 이들이 곧 무용수로서 관객의 시선에 따라 응전을 펼쳐야 하는 운명의 수레바퀴 안에 속박되어 있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고, 이는 광대와 같은 보여주기의 신체를 작동시켜야 하는 광대로서 서 있음을 메타 차원에서 접근함으로써 극이 실재의 인식과 맞닿는 어느 한 지점을 형성하게 된다. 사실상 이 작품은 굉장히 가볍고 중간 중간 tv코미디 쇼의 프로그램에 영향 받아 만들어진 장면들이 적지 않게 산재해 있다. 그 가벼움이 내용의 깊이 없음을 가리키기보다 이들 자체가 인식하는 현실에 대한 하나의 문제..
-
[모다페 2010] 박나훈 <두개의 문>, 본원적인 인간의 갈등상을 그리다REVIEW/Dance 2010. 6. 21. 16:07
초록색 바구니가 줄로 연결되어 꿈틀거리는 운동성의 생명감을 느끼게 하는 설치 작품이 무대 위에 직선으로 놓여 있다. 애벌레 양태를 만드는 최정화의 설치미술은 작품 전체적으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 미술과 무용의 협업 형태로 진행된 이 작업에서 박나훈은 단편적인 분출로써 움직임을 지속하며 중간 중간 최정화의 작품이 영상으로 무대 곳곳의 막에 투영되는 시간을 마련하는 데 움직임의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무용과 미술의 만남은 유기적인 접합점을 만들기보다 시간차를 둬 설치 작업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여지를 계속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한다. 그럼에도 애벌레를 흉내 낸 것 같은, 몸 전체를 꼬물거리고 서서 애벌레의 응집적인 에너지를 형상화하고 몸을 꼬고 접고 펴고 이완하는 하나의 ..
-
[모다페 2010] <백야> 현대 사회 안의 절절한 몸짓들의 기호REVIEW/Dance 2010. 6. 21. 16:03
장정윤의 는 조합과 흩어짐, 빠름과 느림의 구성을 통한 집합적 장의 구성을 이어갔다. 이는 상반적 대비를 주기 위한 것도 있었고, 어떤 자유로운 흐름을 도출하는 차원에서의 측면도 있었다. 즉 안무적 높낮음의 구분적 층위를 점층적으로 고양시키는 구성적 차원의 재미를 거두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어둠을 맞은 이들이 곡선의 유연한 흐름을 이어가는 몸을 그 흐름에 맡겨두는 자연스런 회전 등이 연속해서 펼쳐지고 위태롭게 무대를 걷고 뒤트는 한 사람의 출현 이후 안무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고, 동작들은 끈적거리며 에로티즘적인 측면을 가리키는 측면도 엿보였고, 무게감을 띠고 침잠되는 경향도 보인다. 어떤 안무적 구성의 흐름을 연속적으로 이어가는 과정은 현대사회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 망각되는 의식의 질서와 연결됐다고 ..
-
[Modafe 2010] <SiRZAMANZE> 환영성의 안무와 환상성의 이야기REVIEW/Dance 2010. 6. 5. 05:37
Ferenc Fehér(헝가리/안무), 모다페 해외 초청작 아주 이전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는 커다란 책자가 하나의 물결이 이는 유리 조형 안에 있고, 여기에 영상이 투영되고 있다. 이를 손으로 만지는 여자와 그 옆 편에서 발가벗고 꿈틀거리거나 신체의 지점을 분할시켜 집중시키는 독특한 움직임에 취해 있는 남자의 움직임이 묘한 연결 관계를 이룬다. 곧 둘의 관계를 주고받는 상호 관계나 감응되는 상태로 볼 수 있겠다. 누드로서 신체 본연의 굴곡과 피부를 부각시키고, 나르시시즘적인 도취로 신체 일부분에 의식을 점화함으로써 꿈틀거리는 또는 꿀렁거리며 이는 몸 일부의 떨림은 다분히 시간을 원점으로 복귀하는 단순한 반복으로 또한 의식을 무화시킨다. 이러한 환영적 공간의 성립은 둘의 미묘한 관계의 알 수 없음의 연장선..
-
[Modafe 2010] <Brokeback> 현실에 대한 시선REVIEW/Dance 2010. 6. 5. 04:47
모다페 국내초청공연, 노정식(안무) & 블루댄스씨어터 뱅글뱅글 제자리를 맴돌던 무용수들은 무대를 가득 메우고, 그 공간을 확장시키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로써 관계 맺음이 발생하는 대신 그들은 여전히 고독하고도 소외된 대상으로 제자리를 돈다. 이러한 원을 도는 쳇바퀴 돌듯 인생의 무미건조함을 은유하는 것 같은 움직임은 작품에서 하나의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이어지는 움직임들은 강렬하고 직선적이면서도 동작들에 힘을 강하게 유지케 하고 있었다. 이러한 춤의 형태는 상당히 솔직하고도 단순하며 예열시키거나 무르익음 없이 분할되어 파편적으로 무대 곳곳을 메워 가는 식으로 결절점들을 완성하고, 또한 하나의 원이라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전제로 하게 된다. 그리고 움직임이 이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다시 달림으..
-
[Modafe 2010] <Poem> 고통을 부르는 방식으로서 기표의 분출적 표현REVIEW/Dance 2010. 6. 3. 10:10
‘Julia Cima&이재영’의 국제 공동 작업 마이크가 무대 왼편에 있고, 이를 가지고 두 남녀 무용수는 언어를 파열시키고 유희적으로 작동시켜 이것을 포함하여 하나의 단위로 분할해서 계속 무대에서 반복적으로 그것을 수행케 한다. 소리는 다분히 신체 수행적으로 작동되는 방식을 띠고 공간의 층위를 상정한다. ▲ Julia Cima 독특하게 내뱉거나 혀를 놀리거나 하는 방식 또는 언어가 되려다 마는 기표의 분할적인 형태로 그 의미를 지우고, 언어의 해체와 유희를 통한 파편적 분출로만 이뤄진다. 이는 두 국적이 다른 남녀가 단기간에 만나 자유롭고도 평등한 관계로 소통의 언어를 생성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적인 방법론을 도출하는 데서 구현된 것이라 생각된다. 소리의 작용은 강력해 소리를 통해 관객의 몸은 정박되게 ..
-
[Modafe 2010] <Tinizong> 진공 상태에서의 전파가 이는 움직임의 호출REVIEW/Dance 2010. 6. 3. 10:02
‘Nicole Seiler&POLAR&국지인&박재영’의 국제 공동작업 ▲ Nicole Seiler(안무가) 하얀색 옷을 입은 두 남녀가 무대를 찬찬히 걸어 나간다. 이는 거의 미동도 않는 신체에 의식을 집중시키는 그러한 움직임의 촉발을 기약 없이 유예시키는, 그 끊임없는 진동의 미약함이 강렬하게 의식을 끌어당기는 것에 가깝다. 찬찬히 무대를 딛는 형국이기 때문에 빛이 남기는 잔상이 신체의 떨림과 전환 국면에 부각되고, 전체적으로 몸에 사운드 미디어와 조명이 입혀지며 신체를 매개하는 것에 가깝다. 마치 진공 상태의 땅에 발을 딛듯 이들은 인류 최초의 움직임을 곧 문명과 사회를 무화시킨 상태에서 지구에서 벗어난 우주를 만나 중심에서의 이탈과 새로운 중심을 마주하는 신세계의 경험처럼 독특한 맥락으로 세계를 구..
-
[모다페 2010] ROGUE(오스트레일리아), 단편적 감각의 안무적 구성REVIEW/Dance 2010. 6. 1. 13:22
강박적인 분절 단위의 리듬에 따른 움직임 하나의 단절된 같은 리듬의 반복이 분절되며 이어진다. 박자는 이 와중에 계속 같은 간격으로 세어지며 움직임을 만드는 하나의 호흡 단위를 계속해서 형성해 내야 한다. 인형 같은 움직임은 무엇보다 의식을 비우고 하나의 선분 생성이나 기계적 움직임, 특히 분절적으로 만들어지는 움직임에서 비롯됨이 크다. 매 리듬이 다시 시작될 때마다 전혀 다른 안무가 펼쳐지지만, 계속된 조여 오는 리듬과 반복의 호흡이 결코 긴장을 풀 수 없게 하는 가운데 의식 역시 조여 온다. 강박과도 같은 움직임의 계속됨은 폐쇄적이 닫힌 구조 안에 시간을 가둬 움직임이 끝날 때마다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되거나 그 조여 오는 긴장 속에서 벗어날 수 없이 끊임없이 생성되는 이미지들의 과잉에 오히려 동화됨에..
-
[Modafe 2010] Emanuel Gat의 섬세한 안무의 진동REVIEW/Dance 2010. 5. 28. 09:33
, 두 작품 살펴보기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보폭을 크게 하며 하반신의 움직임을 크게 골반에서부터 뻗어나간 다리 몸을 자유롭게 놀리며 푸는 기본 동작들이 반복된다. 의 특징은 그러한 기본적인 동작들의 집합적 겹침으로부터 파생되는 과정이 시작되고, 그치는 방식의 과정이 계속되는 데 있다. 이것은 공공연한 안무로서의 가벼운 동작들임을 명시하며 그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함이 이 무용을 바라보는 중요한 지점의 하나가 될 것이다. 무용수들이 만드는 집합 역시 하나의 구성되는 유동적 개체들의 집산으로 정의되는데, 하나의 장으로 모이거나 어떤 장을 들어가고 나오는 자유로운 개체들의 움직임은 관계성 그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모이고 흩어지는 원칙하에 위치 짓기를 통한 하나의 구조를 구축하는 데 그 표현적 ..
-
2009 국립극장 국가브랜드 공연 ‘둥둥 낙랑 둥’REVIEW/Theater 2009. 12. 1. 22:53
기자간담회 현장 국립극단은 국가브랜드 공연이자 2010년 씨어터 올림픽스 참가작인 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 원작의 을 오는 22일부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작품의 원작에서 최인훈은 『삼국사기-고구려 본기』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자명고’ 설화를 소재로 애국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했던 두 인물의 비극적 결말 이후 호동의 의붓어머니와 낙랑 공주가 쌍둥이라는 한층 더 극적인 설정을 부여하고 있다. 국립극장의 예술감독으로 첫 번째 작품을 선보이는 최치림 예술감독은 희곡으로 읽었을 때 느꼈던 재미를 작품으로 직접 구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둥둥 낙락 둥」은 설화의 줄거리를 단순히 옮겨 재현적 성취를 달성하거나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역점을 두기보다는 설화가..
-
[2009 서울세계무용축제] 「이상한 사람들-페데리코 펠리니를 위하여」, ‘네버엔딩 스토리’의 소극적 풍경REVIEW/Dance 2009. 10. 23. 14:52
‘아르테미스 무용단’의 「이상한 사람들-페데리코 펠리니를 위하여」(19일 8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는 처음부터 부산한 흐름 속에 빠른 전개의 양상을 보였다. 음악의 순간적인 전환과 함께 과장된 연기 양식과 코미디를 보는 것 같은 독특한 연기 방식이 눈에 띄었다. 배우들은 인간 군상의 다양하고 평범한 모습들로 회화화하며 광대로서 분했고, 또 이야기 속에 놓인 인형처럼 움직였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음악에 맞춰 전환 자체를 무화시키듯 동작들을 매끄럽고 신속하게 연결시켰다. 특별한 연기 양식은 동작을 바꾸기 전에 입을 크게 벌려 표정에서 그것의 전이가 읽혔고, 커다란 변화의 지점에 선행하며 동작들을 과장되지 않게 했다. 조명 역시 대비적으로 빠른 전환을 이뤘다. 춤과 함께 슬로우 모션의 동작들은 신체 각 ..
-
[2009 서울세계무용축제] 한국·일본 솔로 & 듀엣 Ⅱ, ‘관계의 역학적 미학’ | 축제REVIEW/Dance 2009. 10. 23. 14:48
‘모노크롬 서커스’의 「고요」는 잔잔한 호수에 이는 물결로 남녀의 관계성을 비유했다. 작품의 구성은 조용한 클래식 음악에 여자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기, 즉 남자의 발을 밟거나 위에서 내려오지 않기를 실행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여기서 여자가 남자의 위에서 미세한 호흡의 조절 작용과 함께 형성하는 미세한 움직임과 떨림을 춤으로 승화시키면서 발생하는 격렬한 힘의 작용은 어떤 것도 의미하지 않지만, 그 표현 자체의 견고함과 유기적인 구조의 증명에 있다. ‘모노크롬 서커스’의 「따오기에게 바치는 비가」는 위로 활짝 몸을 젖히며 시선이 강렬하게 위를 향할 때 남자는 최대한도로 그녀의 몸을 추켜세웠고, 다시 움츠릴 때 둘은 하나로 응축되는 전환점을 갖는 식으로 응축과 확장이 대비적으로 이어졌다. 서정적인 끝맺음은..
-
[2009 서울세계무용축제] ‘루트리스루트 무용단’의 「침묵의 소나기」, 두 무용수의 열띤 무대 | 축제REVIEW/Dance 2009. 10. 23. 14:42
그리스 ‘루트리스루트 무용단’의 「침묵의 소나기」에서 두 무용수의 움직임은 울티마 베즈 무용단과의 무술을 하듯 팔의 주고받음의 움직임 등 비슷한 계열체를 떠올리게 했는데, 그것보다 이들의 춤은 조금 더 자유로운 양상을 띠고, 몸의 탄력적 운용이 많이 완화된 한편 타악기 연주가 즉흥적으로 뒤따르는 듯했다. 둘의 긴밀한 호흡에서 기인하는 바가 컸다. 『호메로스 일리아드』의 헥토르와 그의 아내 안드로마케의 마지막 만남을 현대적 배경으로 남녀 간 사랑과 전투로 상정한 작품인 「침묵의 소나기」에서 처음 등장한 Jozef Fruček는 입을 벌리고 흐늘거리듯 몸을 비우고 비교적 가볍게 시작했다. 처음부터 춤을 밀도 넘치게 펼쳐내는 대신 관객과 직면하는 길을 선택했다. 이어 여자(Linda Kapetanea)는 애잔..
-
[2009 서울세계무용축제] 「로미오와 줄리엣」, 아름답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한....REVIEW/Dance 2009. 10. 23. 14:36
신예 ‘에드워드 클루그’ 안무, ‘슬로베니아 국립 마리보르 발레단’의 춤을 통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엇보다 몽환적이고 아름답다는 느낌으로 현혹을 선사하는 데 모든 촉수가 뻗어 있는 듯하다. 탐미적이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여성 신체를 향하는 영상 속 카메라에 이어 조명의 빛을 입고 남성들의 신체가 등장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낭만성과 고전미, 극적 고양의 세계는 신체를 향한 관음증적이고 찬미적 시선으로 치환된다. 영상의 활용은 단순한 차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상의 실재적 묘사와 실재의 영상미적 도출로써 그 둘을 접합 시킨다. 영상 이외에 사운드는 효과적 측면의 사용이 아니라 라디오헤드의 노래가 말 그대로 팝적인 분위기로 가득 무대를 메우고, 안무의 스타일을 창출하고 그것에 매몰되게 하는 순간적인 ..
-
[2009 서울세계무용축제] 한국·독일 솔로 & 듀엣 Ⅰ, 다양한 색깔의 작품들REVIEW/Dance 2009. 10. 19. 10:39
「스케노스, 그 아홉 개의 입」, 생명체의 여러 이름 ‘댄스시어터 까두’의 「스케노스, 그 아홉 개의 입」은 신문지를 칭칭 동여매 미라처럼 보이는 존재가 무대 위에서 내려 온 길게 꼰 줄을 배에 품고 버티고 있는 데서 시작한다. 마치 탯줄을 잘라내듯 그것들을 거두고 나서 드러난 존재는 투명하게 속살이 비치는 갈색 옷을 입고 머리를 색색으로 땋은 여자이다. 어떤 감정의 표현도 내재하지 않는 여자는 단순히 해맑음보다는 무인격화된 생명체의 탄생과정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흰 프레임의 장막이 무대 바닥에 자리하고 여기에 멀티미디어적 매체가 덧입혀진다. 스멀거리는 뱀 혹은 흐늘거리는 식물체가 징그러운 생명력으로 여자의 영역에 침투한다. 무대를 가르고 임신한 것 같은 배를 매만지며 흰 옷의 여자의 등장은 파괴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