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미소의 반응과 그것 이후 오는 신체의 무기력함 밝음과 어둠의 양면적 교차 구조가 단순하게 극을 뒤덮고 있다.
그것을 전제하는 사회와 타인들은 무대 전면에 드러나지 않으며 그 안에서 공연을 치르는 액자식 구성의 포진은 이들이 곧 무용수로서 관객의 시선에 따라 응전을 펼쳐야 하는 운명의 수레바퀴 안에 속박되어 있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고, 이는 광대와 같은 보여주기의 신체를 작동시켜야 하는 광대로서 서 있음을 메타 차원에서 접근함으로써 극이 실재의 인식과 맞닿는 어느 한 지점을 형성하게 된다.
사실상 이 작품은 굉장히 가볍고 중간 중간 tv코미디 쇼의 프로그램에 영향 받아 만들어진 장면들이 적지 않게 산재해 있다. 그 가벼움이 내용의 깊이 없음을 가리키기보다 이들 자체가 인식하는 현실에 대한 하나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음으로 생각하는 게 더 맞을 듯하다.
이들 자신이 이미 표현한 것과 같이 처음 어둠 속 조명에서 골목길에 위치한 부랑자와도 같은 현실의 조금 더 계급적 측면을 가리키는 실존의 고통에 직면하는 현실 인식의 첨예함을 보여 줄 수도 있었겠지만, 작품 기저에 흐르는 가벼움과 유머 코드의 차원은 이 작품의 반복적 심상을 유지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손을 양 옆으로 들고 미소 지음, 그리고 한없이 자기 자신 안으로 수축하며 늘어지며 무기력해지는 모습은 사실상 그 나약함의 표상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이 작품에는 타자에 대한 타자에 의한 어떠한 폭력의 면모를 띠지 않는다.
타자가 있기에 성립하는 미소는 그러한 무기력한 인간의 나약함과 함께 자기 자신을 누르는 기제로 작용함에도 그러한 일상의 구조를 완전히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하기보다 그저 그 미소가 진정 우러나오는 미소로 바뀌는 것은 시간에 따른 해소, 움직임으로는 신체 에너지의 완전한 소진에 의한 것에 가깝다.
이들이 액자식 구성의 연극-이는 음악에 맞춰 얼굴표정으로 연주하는 코미디 쇼의 예전 한 프로그램에서 따온 구성으로 생각된다-에서 억지 미소로 상정되는 미소가 하나의 추억의 사진처럼 시간을 머금고 액자 안에서 미소를 띰으로써 전환된다.
이들을 운명처럼 감싸고 있는 노래는 깊이감을 가지고 크게 작품의 느낌에 영향을 끼치며 작용한다.
사진 제공_ⓒ모다페
관람 일시 및 장소 : 5.31(월) 6PM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