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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극장, 〈인제, 너에게, 이제야〉(조문정 작가, 박서현 연출): 부재를 메우는 형식REVIEW/Theater 2026. 9. 13. 19:53
부재 너머의 삶 〈인제, 너에게, 이제야〉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사라진 청년 승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완성하고자 하는 강일에 의해 승훈의 가족과 주변 사람 등등이 소환되면서 인터뷰 촬영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승훈이 사라진 “이유”를 찾고자 하는 다큐멘터리를 찍는 표면적 이유는 후반에 이르러서야 강일 스스로가 그가 마주한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인터뷰이로 입장을 선회함으로써 그의 내면을 성찰하는 것으로 초점이 옮겨진다. 승훈의 주위를 맴도는 이 같은 행위는 사실상 죽음에 대한 애도를 닮아 있으며, 승훈의 현재를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곧 그의 동기를 전적으로 추정할 수 없으며, 나아가 그의 동기가 있었는지 자체를 판단할 수 없다. 그러니까 그와의 관계가 중단된 것에 대해 외부적으로 해석해 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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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프로젝트, 〈기초무용: 신들의 극장〉: 환상성 너머 안무의 공식REVIEW/Dance 2026. 9. 13. 19:51
사물로서 〈기초무용: 신들의 극장〉(이하 〈신들의 극장〉)은 진동하는 신체 양상을 기초로, 주변의 사물들과 접목해 움직임을 확장해 간다. 움직임의 기초가 되는 건 몸의 떨림이며, 극장을 구성하는 건 다양한 사물들이다. 이는 ChatGPT와의 대화를 통해 동시대 무용의 이념을 살펴보는 전 작 〈바람과의 대화〉(2025)의 실험 이후, 다시 그 직전 〈기초 무용: 기적의 공식〉(2025)의 계열을 이어 간 것이다. “일상 행위”들을 ‘기초’로 삼아 언캐니한 변용을 이뤄내는 과정을 보여주던 전 작에 비해, 〈신들의 극장〉은 조금 더 사물과의 관계성 자체에 몰입하는데, 이는 사물 주체성의 측면이 두드러지기보다는 사물로서 신체의 차원이 전면화되는 것에 가깝다. 정서적이지 않고 비의식적이며, 비의지적이며 나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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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빈, 〈생각하는 새 Ⅱ_스승과의 대화〉: 깨달음 혹은 여성적인REVIEW/Dance 2026. 9. 13. 19:50
연극적/연결적 장면들 〈생각하는 새 Ⅱ_스승과의 대화〉(이하 〈스승과의 대화〉)는 혼자 다도를 하는 존재―박호빈―의 존재론적 차원의 변이되는 경로를 따라 가는 차원에서 연극적인데, 이때 가상의 존재인 스승은 물리적으로 부재하나 정신적으로 남자를 사로잡는 중요한 존재로 부상한다. 이는 독송하는 소리가 지배적으로 부상하는 것과 맞물려 한편으로는 집착과 번뇌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수도의 과정으로써 스승의 이미지, 스승의 지배로부터 빠져나와야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가 다도를 하다 그곳을 이탈해 다시 다도의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은 변증법적 이행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지배적 차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과정에서의 지난함과 고통의 과정을 동반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스승의 자리에, 차를 쏟아버리면서 스승을 모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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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무 덤, 〈병아리 무 덤〉(박수진 작, 이연주 연출): 미완결의 무덤REVIEW/Theater 2026. 9. 13. 19:48
모두의 각자의 말 〈병아리 무 덤〉에서 특이한 건 “1인의 배우가 어떠한 구분이나 경계 없이 여러 인물의 말을 읽거나 말”하는 조건에 대한 부분으로, 하영미는 거의 음절 단위로 문자을 해체해 연접함으로써 희곡을 해체시키고 일종의 ‘무덤’의 잔해로 만든다. 인물은 뒤섞이고 하나의 몸을 이룬다. 배우는 말들을 잇고 꿰매어 희곡의 잠재된 상태로 되돌린다. 이러한 구분 없음은 동시에 이뤄지는 수화 통역에 의해 4개의 몸으로 분절되어 이미지화된다. 말에는 몸이 묶이지 않고, 이를 번역하는 그 밖의 다른 몸들에는 말이 알맞게 묶인다. 네 명의 분화는 본래 가진 역할들의 몸을 되살려낸다. 하나의 몸은 모두의 몸을 품고 있다. 아마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진행하는 하영미의 발화 방식은, 이 모든 인물이 어떤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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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묘묘〉: 신화적 존재 넘나들기REVIEW/Dance 2026. 9. 13. 19:44
기이함을 표방하는 하이브리드 〈묘묘: 고양이 무덤〉(이하 〈묘묘〉)에는 허공에 걸린 여러 하얀색/투명한 커다란 주머니들이 오르내리면서 그 안에 든 다양한 소품들을 끄집어 내 활용하는 것과 같이, 포화되는 여러 에피소드를 (물리적으로) 응축, (심층적으로) 함축하고 있으며, 각 장은 이 물리적인 설치미술적 양태에 입각해 각기 다른 양상의 수행성을 띤 행위로 분화되어 가는 한편, 어떤 구심점 없는, 서사의 위계 없는 차원에서 덜그럭거린다. 곧 〈묘묘〉는 여러 서사가 모호하고도 불명료한 채 섞이는데, 이러한 혼성물로서 기초는 단락되면서 전체 또는 종합으로서 산출을 방해한다. 그 가운데서도 분명한 것이 있다면 김혜경은 계속해서 고양이를 의태하며, 그로써 고양이라는 상징적 표지를 기필코 기입하고자 하는 부분이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