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연극 <안티고네>: '실재는 무엇인가'REVIEW/Theater 2013. 4. 21. 05:31
이 작품은 안티고네의 극인가. 크레온의 극인가. 어디에 극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가, 그것을 가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인다. 안티고네는 실재(Real)의 지점을 건드리는가. 죽음에서부터 시작되는 테베는 죽음의 징후로 가득하다. 테베 시민들은 전형적인 코러스의 모습이 아니다.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되지 않는 의견의 분별을 보이는 군중의 모습에 가깝다. 공포를 마주하고 죽음의 징후를 온 몸으로 드러내는 이들은 신의 말이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들판에서 헤맨다. 한편으로 신의 뜻을 갈구하는 자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그것과 거리가 멀어진 저주 받은 산주검이다. 이들은 현실과 신의 경계 영역에서 그 말을 전달하기 위해 존재하는 영매와도 같은 모습이지만 그것을 듣는 데 실패하는 오로지 그 실패로써 삶을 끝내지 못하고 ..
-
[페스티벌 봄] <와의와의과의과 같이>: '재현과 표현의 시차'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4. 21. 04:28
재현과 표현의 시차 (공동 연출: 이강일, 최승윤, 위성희, 장현준) ⓒ 장현준 세 명은 삼각형 구도를 이뤄 하나·둘·셋의 순번으로 앞 사람을 모방한다. 흰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는 개성 없는 불특정한 현대인, 가령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고와 디디의 변주로도 볼 수 있을 듯하다. 동작과 단어는 하나의 단위를 이루는데 순서대로 반복하여 일정한 단위를 또한 이룬다. 문장을 혹은 단어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그 문장(단어)이 지닌 속도와 제한된 시간의 제약 내지 규칙에 좌우된다. 이는 재현이 얼마나 원본(선후 관계의 앞)을 똑같이 재현하느냐의 문제 이전에 그 만큼의 발생된 시간과 어렴풋한 형태에 대한 강박적 집착에 의해 이 발화가 추동되고 있음을, 나아가 그 발화되고 있음에 더 크게 초점이 맞춰지게 되는 것이다...
-
서현석 <무대 공포>: 전도된 실재-환영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4. 21. 04:13
를 보는 균열의 지점 ⓒ 서현석 는 극장은 블랙박스(암흑 공간)라는 정의를 축자적으로 구현해 내는 데서 출발한다. 곧 오롯한 이 어둠에 빛이 투영되어 죽음에서 삶을 탄생시키며, 무에서 유를 일시적으로 창출하는 마법술의 공간으로 기능을 하는, 작위적이고 그래서 특별한, 어떤 장치적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지점에 맞닿은 채로. 이는 다시 극장이 야외가 아닌 실내로 들어오고 조명(빛)의 발명과 발전에 맞춰 ‘현재의 극장’이라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음을 상기시키며 ‘극장 발생’의 시원적 지점을 메타적으로 성찰하게끔 한다. 가령 프로젝션을 통해 몇 개의 흩날리는 실크 스크린을 투과하는 문장들을 환영 자체로 드러내는 장면 같은 경우는 장치의 개념과 이 장치를 가능케 하는 어둠으로서 무대를 정의하는 것이다. 동시에 이 어둠..
-
전시 '더 완벽한 날', '앙트완 프럼/장-루이 쉴러' 스크리닝 리뷰REVIEW/Visual arts 2013. 4. 14. 22:47
오는 6월 23일까지 아트선재센터의 기획전 《더 완벽한 날: 무담 룩셈부르크 컬렉션》이 열린다. 전시 제목인 ‘더 완벽한 날’은 실비 블로셰의 영상 작업으로, 미국 대통령 후보 시절, 버락 오바마가 했었던 유명한 연설을 바탕으로, 오바마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내용을 노래하는 한 뮤지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유토피아'라는 주제어를 가지고 유럽의 현대미술관 '무담 룩셈부르크 (Mudam Luxembourg)'의 550여 점의 소장품 중 동시대 미술가 23명의 설치, 회화, 사진, 비디오 작업 등 30여 점의 작품을 선별했다. 12일 전시 오프닝 프로그램으로, 무담 룩셈부르크의 디렉터 엔리코 룽기가 참여한 토크 프로그램과 함께 상영된 앙트완 프럼과 장-루이 쉴러의 영상 작품을 살펴 본다. 장-..
-
[페스티벌 봄 2013] 제롬 벨 & 극단 호라 <장애극장>: '투명한 개입으로 현시를 만드는 법'REVIEW/Dance 2013. 4. 9. 05:53
수행적 발화로 우선하는 말 ▲ 제롬 벨 & 극단 호라 Jerome Bel & Theater HORA “Disabled Theater”, ⓒ Michael Bause(The rest is the same as above.) 제롬 벨은 수행적 발화의 형태로, 무대에 직접 등장하지도, 나아가 내한하지도 않은 채 무대의 과정들, 곧 10명의 지적장애를 지닌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호라 극단 (Theater HORA)의 배우들을 움직인다. 곧 그의 말이 따른 뒤에 배우들은 행동하게 되며, 배우들의 행동은 그의 말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이 말을 전하는 이는 스위스 독일어와 제롬 벨이 사용하는 영어 사이에 교량 역할을 했어야 하는 그리고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그 역할을 다시 해내는 통역사인데, 일종의 제롬 벨의 ..
-
[2013 한팩 라이징스타] 곽고은 <도시 미생물 프로젝트-판매를 위한 춤>: '냉소적 유머로 드러낸 상품미학'REVIEW/Dance 2013. 4. 8. 01:04
자동 인형의 움직임이 주는 불편함 ▲ 곽고은 : 지난 3월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 장면 (이하 상동) 상품 미학의 현실을 무대화하기는 주요하게는 인간의 인조인간 내지 자동기계 인형 되기의 과정으로 드러난다. 곧 인간이 상품이 되는 것인데, 여기서 파생하는 뻣뻣한 춤은 나아가 작동되고 있음 그 자체일 뿐인, 가상의 존재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저당 잡힌 형국으로 빚어지며 모종의 갑갑함을 안긴다. 상상력 어린 재현은 표현을 창출하지만, 또한 표현은 재현의 가혹한 엄금의 현실을 냉소하지만, 그러한 차가운 생명력 자체는 어떠한 하나의 결과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실제 그런 결과를 빚는다), 동시에 하나의 춤의 무늬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답답한 느낌을 더한다. ..
-
[2013 한팩 라이징스타] 안수영 <Time Travel 7080>: '추억을 현시하다'REVIEW/Dance 2013. 4. 8. 00:53
'감정을 자극하다' ▲ 안수영 , 지난 3월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 장면 안수영의 공연을 두세 번 정도 본 것 같다. 지난 2012 서울세계무용축제 '힙합의 진화' 참가작인 에서는 실제 고백과도 같은 정동(affect) 어린 수행 구문을 공연에 집어넣어 눈물을 훔치게 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과거에 대한 멜랑콜리를 여러 변전의 양상 속에 현상해 내며 주는 쾌감으로 거기에 가닿는 측면이 있었다. 추억의 노래들로 만들어진 장면들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로부터 시작된 공연은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의 신파 재현의 한 장면을 새롭게 표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헬멧을 쓴 머리로 거꾸로 버틴 채 무대 커튼이 내려와 이불인 것처럼 덮고 잔 움직임들로 남녀 ..
-
[2013 한팩 라이징스타] 최수진 <Out of mind>: '남아 있는 그리고 낯선 감정들'REVIEW/Dance 2013. 4. 8. 00:30
내면의 실존적 표출 ▲ 최수진 , 지난 3월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 장면 ‘내면의 단상들을 미추를 떠나 처절하고도 극한의 상태에서 표출한다’, 이와 같은 표현주의적인 측면이 무대 전반을 지배한다. 여기에는 실질적인 관계 맺음보다는 추상적인 정동(affect)의 신체들이 구가하는 혼돈에 싸인 갈등이 자리한다. 중간 중간 커다란 오브제들의 활용을 통해 이미지가 주는 무대의 재편을 가져가는 측면이 있고 최수진의 춤은 그 중에서도 두드러졌다. 사실 최수진은 뛰어난 무용수로서 촉망받는 존재라는 점은 안무에 있어서는 오히려 군무라는 춤-공동체의 영역에서 조화롭게 뒤섞여야 하는 측면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그 두드러짐에 무조건적인 점수만을 줄 수 없는 점이 강하다. cf. 격렬함에서 벗어나는 ..
-
국립현대무용단 <벽오금학> : '내러티브의 단편들과 내재적 존재들'REVIEW/Dance 2013. 4. 7. 23:46
상징 이미지들을 통한 문학과의 연결 ▲ 국립현대무용단, [사진제공=국립현대무용단] (이하 상동)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그 당연함이 허락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은 『벽오금학도』의 재현일 수 없다. 을 보며 『벽오금학도』를 읽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책에서 느꼈던 이미지들을 고스란히 떠올리는 데 아마 실패할지도 모른다. 책이 구체적 언어로 쓰였다면, 홍승엽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의 안무작인 국립현대무용단의 은 단 하나의 언어도 없이 비-언어의 추상적인 표현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만 책이 갖는 힌트는 춤의 순수 표현의 부분에서보다는 무대 중간 중간 설치되는 상징 이미지들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집단 무의식으로의 초대 빨간 실을 타자의 몸에 휘감기 시작한다. 이 타자의 피부에 닿는 매체를..
-
남동현 <줄 수 있는것, 팔 수 있는 것, 주거나 팔 수 없지만 보존해야 하는 것> : '불가능한 소통의 묘연한 길 찾기'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4. 7. 22:27
'양이 사는 환경을 껴안기' ▲ 지난 1월 26일 문래예술공장에서 열린, 남동현 : 얼마 전 페스티벌 봄 으로 새롭게 찾아왔다. 우리는 잠이 안 오면 양을 센다고 들어왔다. 실제 꿈으로 양이 우리를 이끄는 데 성공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양은 의식과 무의식을 경계를 잇는 트릭스터 같은 존재임을 상정할 수 있다. 양 한 마리와 동거함은 곧 무의식으로 인도하는 나아가 양이 가진 신화적 지위에 걸맞은 세계로 나아감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양이 사는 환경, 양의 유전학적으로 내재된 환경에 적응하는 잠재된 것들이 발현되는 차원에서 새로운 세계를 함께 맞는 것을 의미한다. 불가능한 소통의 가능성 남동현은 양의 말을 번역한다고 하는데, 여기에 트릭이 있다. 한편 뻔뻔하다 싶으면서도 속아줄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가 양의..
-
[페스티벌 봄] <가곡실격: 나흘 밤>: 가곡의 해체적 전유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4. 6. 22:45
도래할 비-텍스트에 관해 ▲ [이미지 제공=페스티벌 봄] 입장 전 하나의 텍스트를 받아 든다. 가사가 실려 있다. 애초 예술에 관한 레퍼런스가 사전에 제시될 때 이는 사전 이해를 돕는 차원이라기보다는, 혹시나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에 대한 감상의 측면이 공연 중에는 가능하며 공연 후에는 지식을 통한 해석의 차원에서 이해의 측면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혐의를 둔다. 앞선 텍스트에 적힌 시는 도무지 이해가 불가능하다. 자동기술법에 따라 쓴 무의식적 서술의 무분별한 분기(分岐)로도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몇몇 단어들과 그 흐름이 환유의 기법에 닿아 있고 주체의 입장이 아닌 3자의 입장에서 모호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노래로 하면 코러스에 가까운 것이다. 이러한 텍스트에 대한 메타 기술을 하는 ..
-
서영란 <지신은 불완전하게 올라온다>, '지신(地神)의 리듬'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4. 5. 05:24
'서영란 인상 비평' 서영란, 「업신여기다」 긴 얼굴에 강한 인상을 주는 광대, 확실히 남방계는 아니다. 단순히 얼굴 타입만은 아니다. 좀 더 나아가면 왠지 처용과 같은 이국적 느낌도 안긴다. 하지만 이 얼굴은 서영란이 평소 관심 있어 하고 선보이는 북방 샤머니즘과 무속을 탐문하는 것에서부터 유랑하며 노마드와 같은 삶을 구가하는 것까지 어느 정도 역사 인류학적 궤적이 어렴풋하게 그려지는 가운데, 묘하게 그에 들어맞는다. 또 다른 인상은 큰 키다. 이 큰 키는 꽤나 어정쩡하다. 뭔가 단단하지 않다. 그러니 도무지 어떤 짜인 안무의 실천을 다부지게 해내야 하는 틀 안에서는 그 역량을 온전히 다 발휘할 수 없다. 치열한 군무라든가 동작-기계가 된다든가 하는. 그러나 무엇이든 주어 담을 수 있는 용기가 되는데,..
-
‘여전히 놀라운 이야기’, 연극 <FACE>REVIEW/Theater 2013. 4. 5. 01:17
인트로: 무려 46년이예요! ▲ 지난 4일 오후 정보소극장에서 열린 1인극 모노드라마 프레스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무려 46년이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일본은 20여만 명에 달하는 여성들을 성 노예로 삼았고, 여기에 강제로 끌려갔던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가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이는 화석화된 과거의 진실이 아니며, 그것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금기시되어야 할 부분 역시 아니다. 이는 현재에 지속되는 기억의 문제이며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은 일본의 비윤리적인 태도가 계속되는 이상, 이는 정치적인 문제이자 인류 공동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생각은 한편으로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감정적인 부분을 채 감춘 채 말할 수 없는 부분인 것도 같다. 가령 이와..
-
노경애 <MARSⅡ>: '잠재된 것들의 수행과 리듬, 그리고 시차'REVIEW/Dance 2013. 4. 3. 15:58
프롤로그: '이상한 과학 실험' ▲ 노경애 [사진 제공=페스티벌 봄]순차적으로 탄성·마찰력 등의, 물체가 맺는 현실 구조 속에서의 힘이 작용하는 과정을 몸으로 나타내는 작업은 추상적 지표가 작용할 여지 대신 오로지 실행을 위한 움직임, 표현에 대한 표현을 감행할 뿐이다. 곧 기의와 기표의 불완전한 결합에서 오는 저 너머의 기의 찾기 대신 기표의 단편들만의 결합만이 있다. 그리고 기의는 단지 이것이 물리 법칙에 대한 수행이 있을 것이라는 짧은 렉처에서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물론 음악이라는 정서의 흐름을 가져가는 매체와 결합되어 이전의 표현들이 병치될 때 다른 양상을 가져가게 된다. 음악 없이 흰색 우주복을 입고 앙다문 입술과 무미건조한 표정의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과학 실험의 구문들로..
-
[홍승엽의 댄스살롱] 안영준 <카니발(Carnival), 카니발(Cannibal)>, '아크로바틱-카니발'REVIEW/Dance 2013. 4. 2. 12:01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란... ▲ 지난 3월 2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안영준 안무가의 리허설 (이하 상동) 국립현대무용단의 2013년을 맞아 선보이는 첫 공연은 오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다. '살롱'은 프랑스어로 응접실을 가리키며, 17세기·18세기, 활발했던 프랑스 살롱 문화는 궁정 귀족의 사교계 모임이자 그 속에서 다양한 지식들이 오가는 교류의 장이 됐다. 네 명의 국내 안무가의 신작들을 초청한 이번 공연에서는, '댄스살롱'이라는 타이틀과 같이,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인 홍승엽은 공연 중간 중간 관객을 만나며 함께 안무가를 공연 전에 짧게 만나보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공연 전후에는 극장 로비에서 4 작품의 연습실 사진 전시 및 다과를 즐길 수..
-
[홍승엽의 댄스살롱] 송주원 <환. 각 (幻. 刻)> 리뷰, '불가해한 이미지들의 중첩'REVIEW/Dance 2013. 4. 2. 06:14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란... 국립현대무용단의 2013년을 맞아 선보이는 첫 공연은 오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다. '살롱'은 프랑스어로 응접실을 가리키며, 17세기·18세기, 활발했던 프랑스 살롱 문화는 궁정 귀족의 사교계 모임이자 그 속에서 다양한 지식들이 오가는 교류의 장이 됐다. 네 명의 국내 안무가의 신작들을 초청한 이번 공연에서는, '댄스살롱'이라는 타이틀과 같이,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인 홍승엽은 공연 중간 중간 관객을 만나며 함께 안무가를 공연 전에 짧게 만나보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공연 전후에는 극장 로비에서 4 작품의 연습실 사진 전시 및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실제 극장을 찾았을 때는 네 명의 안무가들도 로비에 나와 관객을..
-
[홍승엽의 댄스살롱] 박근태 <I wish..짧은 사랑에 대해 지껄이다> : '몸과 말 사이에서'REVIEW/Dance 2013. 4. 2. 02:57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란... 국립현대무용단의 2013년을 맞아 선보이는 첫 공연은 오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다. '살롱'은 프랑스어로 응접실을 가리키며, 17세기·18세기, 활발했던 프랑스 살롱 문화는 궁정 귀족의 사교계 모임이자 그 속에서 다양한 지식들이 오가는 교류의 장이 됐다. 네 명의 국내 안무가의 신작들을 초청한 이번 공연에서는, '댄스살롱'이라는 타이틀과 같이,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인 홍승엽은 공연 중간 중간 관객을 만나며 함께 안무가를 공연 전에 짧게 만나보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공연 전후에는 극장 로비에서 4 작품의 연습실 사진 전시 및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실제 극장을 찾았을 때는 네 명의 안무가들도 로비에 나와 관객을..
-
[홍승엽의 댄스살롱] 김정은 <Three>, '음악과의 충돌로 생겨나는 안무'REVIEW/Dance 2013. 4. 2. 02:52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란... 국립현대무용단의 2013년을 맞아 선보이는 첫 공연은 오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다. '살롱'은 프랑스어로 응접실을 가리키며, 17세기·18세기, 활발했던 프랑스 살롱 문화는 궁정 귀족의 사교계 모임이자 그 속에서 다양한 지식들이 오가는 교류의 장이 됐다. 네 명의 국내 안무가의 신작들을 초청한 이번 공연에서는, '댄스살롱'이라는 타이틀과 같이,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인 홍승엽은 공연 중간 중간 관객을 만나며 함께 안무가를 공연 전에 짧게 만나보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공연 전후에는 극장 로비에서 4 작품의 연습실 사진 전시 및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실제 극장을 찾았을 때는 네 명의 안무가들도 로비에 나와 관객을..
-
정정아, <당신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 혼란의 물음 뒤 달뜬 참여로REVIEW/Dance 2013. 4. 1. 02:59
전반적으로 관객을 한데 몰고 그룹을 짓기, 이어 섞여 춤추기의 과정 그리고 마지막 춤 보여주기로 귀결되는 안무의 과정은 의도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끔 ‘의도된 의도가 어느 정도 보이는 참여의 형태’로 만들어진다. 안무가는 그 엔트로피적 마치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무대에서 제일 처음 세 개의 물음을 각각 순차적으로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던진다. 이를 나이브하게 축약하면 ‘여긴 어디냐’·‘춤이 뭐냐’·‘걷는 게 춤이 되냐’, 이 세 가지 정도가 핵심적이다. 우선 첫 번째 질문부터 살펴보자 ‘여기’는 존재하게 되는 것이지 어떤 확정될 수 없는 공간이 맞다. 곧 이 질문은 무대가 원래 ‘생성의 공간’이라는 암묵적 규약을 드러낸다. 반면 춤추는 이는 이 확정지을 수 없는 공간을 관객 스스로의 정..
-
최승윤, <사라지기 위한 시간> : 사물화된 흔적에서 일상의 생기로REVIEW/Dance 2013. 4. 1. 02:51
최승윤의 사랑의 흔적을 드러내는 방식은 사물과 하나 되어 있는 스스로를 현상화하는 차원이다. 비닐봉지라는 안전막을 쓰고 물이 차오르는 가운데 잠겨가는 모습과 시계의 흘러감 그리고 거리에 펄럭이는 바람의 매무새는 무의미한 삶의 영도에 흔적이 갖는 무의식을 정초하며 침묵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는 한편에서 무릎 꿇고 앉아 촛불을 피우고 머리에 꽃무늬 띠를 두르고 TV를 켜며 풍선을 부는 등의 행위 안에 제의적인 의식의 차원으로 흔적들을 대면하며 그 무상함을 표면으로 흘려보낸다. 처음 오페라 아리아에 입을 뻐끔거렸다면, 그리고 스크린 속 일종의 거리 두기적으로 스스로를 진공 포장 상태로 놔두었다면 무대 중앙에 이르러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노래 'Emotion'이 작동하기 시작하자 몸은 위아래로 오르..
-
임지애, <뉴 먼스터(New Monster)>: 관습적 상징을 영도의 표현으로 만들기REVIEW/Dance 2013. 4. 1. 02:42
의도된 관습 정형화된 움직임들과 평면성의 규칙으로 말미암은 관습적 연극의 외양은 실은 의도된 것으로 일종의 인형-되기에 가깝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들로부터 균열을 발견하고 참조적 변형의 지점을 만드는 게 임지애의 의도라 하겠다. ‘이미지 전이 놀이’로 표현한 그의 안무 방식은 재현적 이미지들을 펼쳐 놓는 가운데 순간적으로 그것의 미끄러짐을 가져가며 잇기보다 균열을 발생시키고 평면에 예속된 형태로 그리고 표면을 캡처하는 식으로 몽타주하는 차원에서 진행됨으로써 달그락거리는 종이 인형의 외양을 고스란히 표현해 낸다. 자연에 대한 환유적 심상은 세 번째 전이에서 구체적이고 가상적으로 이미지들을 통해 드러내지만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기 전 파도소리를 무대에 배치하여 방향성을 상실케 하며 그들에 대한 응시로 혼란스..
-
페스티벌 봄<Q&A>, 다니엘 콕이 관객을 만드는 방식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3. 27. 09:53
공연의 컨텍스트화 라는 공연이 공연 후 Q&A가 덧대어졌다. 누군가는 (짜인 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과정화하는 작업이라 말한다. 누군가는 좀 더 정치한 설문조사의 방식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조언 섞인 말을 건넨다. 전자는 이 작품이 관객의 개입이 효과적이었음을(그래서 작가의 만들어지는 작업에 참여했음을) 전제하며 후자는 작품을 만든 다니엘 콕의 설문조사의 차용 방식이 관객을 적확하게 반영하고자 한 목적 아래 진행되었음을 전제한다. 하지만 오히려 작가는 관객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듯한 가운데 실은 관객이란 것의 맥락 그리고 무용 공연이라는 것의 맥락을 형성할 뿐이며 관객의 개입으로 전적으로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 이상으로, 그와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측면에서 작품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굳이 두 갈..
-
[연극 톺아보기] <단지 세상의 끝>: ‘중첩된 현재’REVIEW/Theater 2013. 3. 26. 00:48
부재하지만 존재하는 시간들 ▲ 연극 , 지난 22일 열린 프레스리허설에서(이하 상동), 루이 역 김은석 배우 ‘단지 세상의 끝’이란 제목은 ‘세계의 끝’이라는 종말론적 사고의 만연함의 풍조에 더해 그것을 약간은 긍정의 자세로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인 것 같았다. 사실 이 연극은 매우 개인적인 동시에 한 가족에서 일어나는 좁은 테두리 안에 한정된다. 그리고 연극을 보고 나면 이 제목은 주인공의 내면의 탄식의 일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어쩌면 꽤나 긴 언어와의 싸움에 던져진 느낌인데 독특한 듯한 어투들도 그에 한몫한다. 극단 프랑코포니의 지난 작품 은 돌아오지 않은 오빠의 삶을 끊임없이 회상하며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며, 과거로부터 끊임없이 현재와 미래의 서사를 써내려가는 가족들의 갖가지 상..
-
오페라 <팔스타프>, '팔스타프'의 볼록한 배란?REVIEW/Theater 2013. 3. 25. 13:57
인트로: 부재의 유형 ▲ 19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오페라 드레스 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팔스타프에는 특기할 만한 아리아가 보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레치타티보 형식의 주고받는 대화의 흐름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그에게는 특별한 주인공만의 자리가 허락되지 않는다. 그리고 음악은 끊이지 않고 이어지며 비장해지거나 극적인 고양의 흐름이 결코 크게 급격하지 않다. 희극적 기조 이 작품을 구성하는 것은 희극적 정서이며 앞서 영웅의 실패담이라고 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얻는 식의 비극에 관련된 관람자의 의식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그간 접해 왔던 여러 비극의 양식과는 궤를 달리함을 의미한다. 약간은 애매한 부분이 단지 팔스타프가 제일 먼저 등장하지 ..
-
[뮤지컬 판독기] <아르센 루팡>을 관통하는 해석의 코드란REVIEW/Musical 2013. 3. 24. 11:41
'스페셜 인트로' ▲ 지난 2월 27일 열린 프레스콜(이하 상동), 루팡-김다현, 넬리-배다현 은 본격적인 막을 열기 전 영화의 오프닝 타이틀에 해당하는 영상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짧은 실제 장면의 삽입에 따른 전환이 있다. 일단 전자는 '입체적으로 지도 보기'에 해당하는데, ‘능동적인 시선과 촉각’에 해당한다. 이는 시간을 공간화하고 동시에 역사의 조각들에 기초한 특정 지점을 찾는다는 식의 추리의 코드가 덧붙여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추리의 코드 그리고 이 능동에 해당하는 활력이 뮤지컬 전반에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를 가늠하는 시작 지점이 된다. Intro: 두려움의 존재, 루팡 루팡의 정체와 관련해 한 수도원에서 간절하게 루팡의 출현에 두려움을 떨며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통해 당시 세상에 그가 거..
-
<현위치>를 관통하는 '토시키 오카다'식 불안으로서의 형식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3. 22. 05:03
프롤로그 : ‘디스토피아가 만연한 사회’ 현위치(現在地), 이 말을 단순하게 ‘현재’로 바꿔본다면, 종말론은 그것을 믿는 자의 어리석음, 나아가 광기의 표식으로서 부인하며, 건강한 삶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으로 정의하는 시기에서 우리는 아무래도 한 발 더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 종말론은 이미 ‘세계의 끝’이라는 말이 친숙하리만큼, 매체의 파급력을 입어 디스토피아에 관한 그야말로 ‘디스토피아적(창의력 없는) 상상력’으로 우리 의식의 일부로 들어오는가 하면, 소통과 힐링(healing)을 부르짖는 사회 현실 속에 그 외피를 살짝 벗기면 거기에 한층 가까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듯 보인다. ‘대재앙’이라 불릴 만한 대지진을 비롯한 일련의 실제 사건들이 토시키 오카다의 의식을 강타했던 것일까. 한층..
-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 리뷰 : ‘비와 술 사이’, 안은미 유형학적 아카이브 시리즈 대단락REVIEW/Dance 2013. 3. 19. 03:55
그간의 작품들은? ▲ 2월 28일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안은미 안무가의 는 그녀의 특정 세대 집단의 춤을 아카이브하고 이를 무대 위에 펼쳐 놓는 식의 유형학적 시리즈의 세 번째, 곧 대단원이다. 그래서인지 이 춤은 다시 지난 춤들과의 비교를 어쩔 수 없이 요구하게끔 한다. 할머니의 춤은 일종의 아키타입, 곧 원형으로의 접근과도 같았다. 더 정확히는 그렇게 비치는 그 원형의 시뮬라르크적인 가상 현존이었다. 곧 원형이 있는 것처럼 현재 보는 것을 그렇게 믿으며 거기에서 감응을 얻는 것, 시간을 뛰어넘었다는 초월과 그저 형용할 수 없어 그렇게 믿어버리는 것 사이에서 판단이 흔들렸다. 여기서 할머니들의 몸은 일종의 역사와 삶을 고스란히 투과시키는 투명한 매개체로 드러났는데, 여기에는 문화적인 영..
-
연극 <싸움꾼들> 리뷰 : '출구 없는 현실'REVIEW/Theater 2013. 3. 13. 01:32
▲ 연극 [제공=극단청우] 제목이 참 도발적이다. 싸움꾼들은 싸움꾼들의 역동적인 싸움 광경을 자연 상기시킨다. 실제 이종 격투기라기보다는 프로 레슬링에 가까운 싸움이 몇 차례 무대에 등장한다. 퀵 서비스 기사를 하는 불특정한 다수로서의 이름, 특정한 누군가에 대한 무매개적인 이름을 지닌 퀵27호는 철인 28호가 되기에 하나가 부족하다. 이 하나의 결여는 지령을 받고 달리는 퀵 서비스 기사에서 목적지에 당도했을 때 전달할 사람이 없는 경우를 맞는 곧 목적지를 상실하고 마는 구멍으로 나타난다. “더 빨리 달려라!”는 실제 누군가에게서 기인하지 않는 그 자신의 내면으로부터의 (초자아의) 명령은 “죽고 싶어 환장했어.”라는 미친 사람 취급당하면서도 그것을 기꺼이 무시하고 달리게끔 퀵27호를 몰아갔다. 곧 속도의..
-
연극 <그 집 여자> 리뷰 : '폭력의 일상이 갖는 함의'REVIEW/Theater 2013. 3. 13. 01:20
▲ 연극 프레스콜 장면(이하 상동) 사실적인 무대, 더 정확히는 사실인 무대에 달뜬 시어머니와 뭘 자꾸 숨기고 감추는 며느리를 맡아 두 명의 배우가 열연한다. 딸의 수련회에 함께 할 시어머니의 짐을 싸며 떠나기 전에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대화와 사건이 곧 이 연극의 다다. 진행되는 과정은 이른바 실제 시간의 흐름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그저 완전히 가까워질 수 없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어색함 정도로 여겼던(사실 그래서 꽤나 집중할 수 없었던 극은), 한 명은 조증에 한 명은 울증으로 생각되던 두 사람 사이는 실은 남편에게서 기인하는 폭력의 고리가 연결한 드러낼 수 없던 진실의 배면이 있었던 셈인데,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의심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정적의 분기점 이후인 중반 정도 ..
-
첫 번째 차세대안무가클래스 쇼케이스 리뷰REVIEW/Dance 2013. 2. 5. 17:06
유희주 : '환영 속에 허덕이는 신체' 환영으로서의 몸을 포함해 세 개의 프레임이 있다. 스크린, 내레이션이 나오는 다림질 방, 나방이 불빛에 퍼덕이는 것을 연상시키는 춤의 사각 프레임이 그것이다. 무용과 연극, 그리고 무용과 영상 드라마의 접합은 이 몸이 환영화될 수 있는가의 기술적·매체적 물음을 낳는다. 곧 이 접합이 합치를 지향할 때, 이 합치는 가능한지의 물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물음은 늘 상존한다. 말 없는 무용의 신체에 말하는 주체의 등장에 이 몸의 불일치에도 일치를 지향해야 하는지의 수용의 태도에 있어 생겨나는 물음이다. 조명의 달라짐은 세계의 변환 내지 심상의 전환을 꾀하며 이 말들이 지닌 삶에 대한 흔적들의 언어, 곧 흔적을 따라가는 나만의 언어가 음악 장 속에 기입됐지만, 여기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