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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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리뷰 :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삶에 대한 인식'REVIEW/Theater 2012. 6. 3. 10:59
두 명의 배우만이 등장하는 무대 ▲ 지난 5월 3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재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프레스콜에서 배우 이호재 은 두 명의 배우, 이호재(모리 역), 박준혁(밋치 역)만이 나온다. 무대는 낯설게 대상화되어 역할과 상응하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길 기다리고 있다. 소품을 거두는 사람이 있지만 어떤 역할이 주어지지 않은 채 단지 어떤 그 기록을 위한 장치로 기능할 뿐이다. 곧 두 사람의 존재가 특별한 시간과 공간, 역할을 상정한다. 두 존재의 상정은 어떤 한 명의 화자의 시선(일반적인 소설에서처럼)으로 주체와 타자가 나뉘어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두 인물은 한 명씩 역할이 만드는 공간을 현재에 삽입하여 무대에 자리하며 다른 한 명의 평면은 잠재성의 영역으로 이를 감싼다. 타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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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동 <비밀경찰> 리뷰 : '최고의 연극', '차이의 반복'을 통한 표현의 경이적인 감각들...REVIEW/Theater 2012. 5. 31. 09:31
가상으로 접선하는 Intro 바람과 함께 펄럭이는 신체, 이는 바람이 이는 가운데 몸은 이를 보이지 않게 구현하며 또한 그 휩쓸림에 흔들림으로 바람의 움직임을 몸으로 체현한다. 외화(바람 되기)로부터 변형된 내화(바람에 휘날리는 나 되기)가 일어난다. 연극(할아버지라는 역할 설정)과 현실(선풍기로 바람을 일으키고 도포를 휘날리게 하는 역할의 스태프)의 경계는 내부와 외부의 경계에서 응축의 펼침을 통해 하나의 평면으로 종합됐다. 이는 음악의 마디로서 긴장의 단위로 측정되는 음악은 또한 흩어져서 현실로 제자리했다. 음악은 때때로 고양되어 이 반복의 행동에 맞춰 채 의식하지 못하게 작품에 틈입해 그 자신의 존재를 일러주는 것이었다. 함축의 전개(표현)과 제어의 현실 표상으로 배우들은 인형이 된다. 즉 처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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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두 여인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콩칠팔 새삼륙>REVIEW/Musical 2012. 5. 30. 10:24
지난 5월 29일(화) 2시경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뮤지컬 (부제: 봄날 경성 연애사)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 지난 29일 오후 2시경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부제: 봄날 경성 연애사)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뮤지컬 넘버 ‘너와 나/그녀와 나’의 용주 역 배우 신의정 ▲ 지난 29일 오후 2시경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부제: 봄날 경성 연애사)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뮤지컬 넘버 ‘너와 나/그녀와 나’의 옥임 역 배우 최미소 ▲ 지난 29일 오후 2시경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부제: 봄날 경성 연애사)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뮤지컬 넘버 ‘여자로 태어나’의 화동 역 배우 정연 먼저 뮤지컬 의 네 곡이 시연됐다. ‘너와 나/그녀와 나’는 옥임과 용주 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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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레슬링 시즌> 리뷰 : '연극의 현실 개입을 이야기하다.'REVIEW/Theater 2012. 5. 30. 09:02
"~넌 나를 몰라" : 너로부터 나를 향해 긋는 선분 ▲ 29일 오후 3시경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이하 상동) 레슬링 군단의 역동적인 훈련 현장은 군무의 제스처를 취한다. 동물적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듯한 훈련 현장에 가득한 무대의 에너지는 화두의 물음을 하나씩 자기에게 소급되는 형태로 던지며 그 에너지의 부풀어 있는 장에 공백을 기입한다. 이 단단한 추동력에 스쳐가는 사유는 "넌 나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넌 나를 몰라"라는 자기 정체성을 내재화하는 주체의 과정을 표상함으로 이어진다. 나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사실 이 경계는 나를 모른다는 너로 인해 작동한다. 이는 나도 모를 선분을 나에게 긋는 것이기도 하다. 삶과 경기의 혼재된 규칙 경기장 안에 자리하는 이들 곁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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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ther> 리뷰 : ‘분절된 현실 속 관계에 대한 긴장과 화해’REVIEW/Dance 2012. 5. 27. 13:15
형제의 신화적 탄생 ▲ 포스터 [제공=공연기획MCT]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공명의 웅혼한 목소리로부터, 달이라는 심상이 더해져 어렴풋한 자취로 각인되며 겹겹의 살결로 섞이는 두 형제는 은밀한 살의 계약을 맺고, 신화적인 뒤섞음으로 반쪽 같은 뗄 수 없는 관계를 세계에 기입한다. 몸부림치는 이 둘의 하나 된 꿈틀거림은 시차를 둔 일반적인 형제의 탄생과는 차이를 내포한다. 움직임은 겹쳐서 나타나고 서로에게 쏠리는 힘에 대한 의존과 불균형의 균형으로서 잡는 움직임의 평형은 이 한 덩어리로 맺어지는 확장과 접힘의 불균질한 실재로 무대를 휘젓는다. 들고 남은 이토록 거칠며 거친 숨과 함께 사건처럼 불연속적으로 연속된다. 나의 반쪽인 너 ▲ 공연 모습 [사진 제공=공연기획MCT] 김남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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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명품연극' <못 생긴 남자> 리뷰 : '얼굴이 보여주는 현실의 첨예한 영토'REVIEW/Theater 2012. 5. 23. 12:34
새로운 사용 가치로서 얼굴 ▲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프레스콜 장면 벤야민의 '전시가치Ausstellungswert'는 사용과 노동의 가치 영역을 벗어난 새로운 사용의 영역을 가리킨다. 이것이 직접적으로 이전된 것은 얼굴이다. 단적으로 모델의 얼굴은 내면을 감추고 있지 않고, 오히려 얼굴은 낯 두꺼워 매개되지 않으며 그 자체로 모든 표현을 달성하며 내면과 외면의 전도된 양상을 빚는다. 이는 에서 주인공 레떼의 부인 파니의 얼굴에서 전적으로 드러난다. 또는 쉐필드와 칼만의 상관과 부하 직원과의 대화에서 드러난다. 가 드러내는 얼굴은 이러한 전도된 평면의 가치를 띠는 한편, 배우들의 연기는 이러한 연기와 관련을 맺는 얼굴에 대한 패러디로 소급된다. 가령 지나치게 당당함과 우스꽝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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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헤다 가블러> 리뷰, '껍질 없는 욕망의 파열과 실재'REVIEW/Theater 2012. 5. 21. 17:05
의 현대적 제스처란...▲ 지난 2일 오후 2시경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 2막 장면, 배우 이혜영(사진 왼쪽), 브라크 판사 역의 배우 김정호, 헤다의 이혜영의 얼굴은 걱정으로 일순간 심각해졌다가 다시 밝아지며 현실을 점유하는 이중의 기호를 오락가락한다2시간 40분에 육박하는 연극, 에서 헤다의 등장 전은 꽤 지루한 편이다. 용장률을 낮게 잡은 대사들로 조금 더 속도를 올릴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에서 이 무대 전체가 헤다 가블러에 대한 하나의 환유로 읽힐 수 있는 측면이 농후하다는 점을 들어서도 헤다 가블러 자체에 대한 포커스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 점을 떠나 박정희 연출은 이혜영에게 헤다 가블러로의 역할 수행의 몫을 전적으로 일임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헤다 가블러는 이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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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과 춤이 만나다 <디스코버스1.5> 리뷰 : '관객들의 열기와 춤의 접점'REVIEW/Dance 2012. 5. 21. 12:01
▲ 5월 18일 레벨 라운지& 클럽에서 열린 디스코버스1.5에서, 디제잉을 하는 (사진 왼쪽) 이루다, 김주헌지난 18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레벨 라운지& 클럽에서 디스코버스1.5가 열렸다. 디스코버스1.5는 지난 3월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첫 번째 디스코버스의 두 번째 무대를 열기 전에 공연과 파티의 접점을 찾고자 시도하는 일종의 보너스 판, 내지 번외편의 성격으로 열렸다. 일렉트로닉 음악 코드를 배경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의 솔리스트 한서혜부터, 국립무용단 의 주역 장혜림 외 이루다, 정혜민, 모지민, 이선태, 김수범, 이정인, 김주헌 등 현대무용, 발레, 한국무용까지 장르를 불문한 현재 활발히 무용계에서 활동하는 9명의 젊은 무용가들이 무대에 올랐다. ▲ 5월 18일 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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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동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 리뷰 : '죽음의 대기大氣와 삶의 파편들'REVIEW/Theater 2012. 5. 21. 10:20
▲ 포스터 [사진 제공=극단 동]극단 동의 대표 레퍼토리 3작품을 한 자리에...지난 18일부터 오는 6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두산아트센터와 극단 동이 공동 기획한 에서, (18-23일) (28일-6.2), (6.7-6.12) 세 작품이 연이어 소개된다.극단 동만의 형식, 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작으로, 극단 동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작품이다. 극단 동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15명의 인물이 59개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원작을, 1930년 대 일제강점기 간도 시절로 옮겨 유랑민의 생활 모습과 복식을 복원하는 한편, 한국방언학회와 협력을 통해 함경북도 방언을 쓰는 극 중 11명의 배우들의 독특한 언어로 새롭게 무대화한다.죽음의 생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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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스트릿의 찌질한 라디오’ 리뷰 : ‘신선한 형식에 진솔한 이야기들과 노래들’REVIEW/Music 2012. 5. 17. 02:13
▲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 지난 11-12일, 올림픽 공원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파티스트릿' 단독 콘서트, 12일 공연을 찾았다. '파티스트릿'은 버스킹 밴드로 길거리 공연에서 경험을 쌓고 다수 페스티벌‧영화제 등에서 초청 공연을 펼치며 홍대 인디 신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연명은 ‘파티스트릿의 찌질한 라디오’, 1부와 2부로 나뉜 공연은 라디오 매체를 전유한 형식이었다. 곧 버스에서 마주친 여자에게서 봄을 느낀 남자 김모모 씨의 첫 번째 이야기부터 누군가의 청취 사연을 들려주는 것, 우리를 포함한 이들에게 접수된 누군지 모를, 우리 모두를 포함한 ‘특정한 누군가의 보편적 이야기들’로서 사연들은 각 멤버들의 소개로 노래 사이에 포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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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드라마 <스프링 어게인> 리뷰 : ‘쨍한 감동의 모녀간의 이야기’REVIEW/Theater 2012. 5. 12. 15:34
이란...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정연(사진 왼쪽)과 박남희 은 이다 엔터테인먼트의 무대발견 시리즈로, 사전 워크숍을 통해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는 작품이다. 봄날 엄마와 같이 소풍을 나온 미혼모 딸이 병상에 누운 아버지의 묏자리를 찾아 나서면서 둘의 대화로 채워진다.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불가리밴드가 직접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한다. 사진 왼쪽부터 건반에 안진희, 기타에 조인구, 퍼커션에 박진완 은 콘서트 드라마 장르를 표방하는데 실제 딸 역에 배우 정연이 콘서트 무대로 관객에게 말을 걸고 다시 콘서트 형식으로 끝을 내는, 콘서트가 드라마를 감싸고 있고 콘서트와 드라마를 오가는 이중의 무대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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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빈:터-Sarachi> 리뷰 : '공백'에서 탄생하는 연극 놀이REVIEW/Theater 2012. 5. 12. 13:55
일상을 떠나는 여행, 빈터가 주는 일상과의 단절, 중반 들어 이 둘이 하얀 천으로 무대를 온통 덮어 버리는 말이 없는 퍼포먼스 이후로 이 무대는 하얀 사막 같다. 여기에 불시착한 두 노부부의 연극 놀이, 사유가 촉발되며 회상이 스스로에 소급되는 시간들을 한정 없이 누림이 이 연극의 전체적인 얼개가 된다. 또한 노란빛 조명이 황혼의 빛을 상정하여 이 둘만의 시간이 이 둘로 인해 축복받는 그리고 죽음에 반대하며 다시 죽음 앞에서의 마지막 빛이자 태초의 시간에서 삶을 탄생시킴을 의미한다. 곧 이 시간은 일상 바깥에서 현실과 죽음의 바깥만이 아닌 그 둘의 경계에서 이 둘은 일상에 없는 시간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이 연극은 비로소 빈 무대가 무대로 온전히 탄생함의 순간을 제시하며 일종의 메타 연극이 된다. 제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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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U.F.O.> 리뷰 : ‘파국의 사회 현상을 마주하다’REVIEW/Movie 2012. 5. 12. 13:09
U.F.O.라는 아포리아 ▲ 영화 스틸컷 [사진 제공=(주)인디스토리](이하 상동) U.F.O.라는 단어는 일종의 말이 낳는 아포리아다. 미확인 비행 물체는 확인할 수 없는 것, 정체를 밝힐 수 없는 것임에도 이는 곳곳에서 누군가에게 분명한 경험의 대상이 된다. 또한 그 확인할 수 없는 물체는 명명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이름 자체를 이름으로 한다. 언어는 가령 언어화될 수 없는 것을 일종의 고유명사로 언어화한다. 한편 U.F.O.는 판단할 수 없는 물체지만 이상하게도 우리에게 분명한 이미지로 남게 된다. 비행접시라는 말로 이는 지칭된다. 이 신비스럽지만 사실 상투적인 물체는 늘 경험을 기다린다. 우리는 그 경험을 하기 전까지 이 물체에 신비로움의 아우라를 포개어 놓는다. 반면 그것을 본다면 이는 확인 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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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비딕> 리뷰 : '뮤지컬, 음악극으로서 외연을 확장하다'REVIEW/Musical 2012. 5. 2. 09:00
음악-공간으로서 의 무대 ▲ 지난 3월 20일, 서울 종로구 소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프레스콜 현장 경사진 무대는 조명이 켜지기 전까지는 심하게 압축되어 있는 모습이다. 피아노와 조응하며 신체에서부터 출현하는 노래가 아닌,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로 치환된다. 보이지 않는 스피커는 공간으로 소리를 향하게 하고 또 그 공간으로부터의 소리를 도출한다. 가령 황홀경(ekstasis)은 “밖에ek 서 있다stasis”이다. 사이렌의 소리는 외부에서 들려온다. 네레이드는 그런 의미에서 무대의 경계에서 그 무대를 확장하는 민감한 존재이자 사이렌 상징을 그대로 잇고 있다. 중요한 건 이 소리가 내가 들어야만 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로 들려온다는 것이다. 악기들을 든 저마다의 인물들은 각 개성을 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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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M. Butterfly>(연출 김광보) 프리뷰 : ‘신비의 겹겹 속에 복잡 미묘한 사랑의 기호들’REVIEW/Theater 2012. 4. 28. 08:00
▲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뚤롱’ 역의 배우 손진환(사진 왼쪽)과 르네 갈리마르 역 배우 김영민 는 르네 갈리마르(배우 김영민)가 현실과 극 바깥을 오가며 방백을 하는 화자로 나타나는 한편 조금 더 내밀한 목소리로 이 무대를 바깥에서 얕게 전유한다. 말들의 바깥, 그 거리는 아련하다. 시간을 초월해 있는 화자에서 시간의 파편을 재현하는 주인공으로 분하는 배우 김영민은 진실의 기호들을 놓치고 있다. ▲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 주인공 르네 갈리마르 역 배우 김영민 곧 서술적 지위를 불안정하게 획득하는 그는 이 세상의 활기, 곧 자신의 매력에 따라붙는 여자들을 우쭐거리며 이야기하지만 무언가 드러나지 않은 것들은 여전하다.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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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애순무용단의 <백색소음> 리뷰 : 포화 상태의 세계에 그리는 무의미의 파편적 덧댐들REVIEW/Dance 2012. 4. 26. 15:04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공연되는 안애순무용단의 첫 날 공연을 찾았다. 오는 5월 5일까지 열리는 제1회 강동스프링 댄스 페스티벌에서 현대무용 분야의 공연으로 초청받은 은 2007년 초연되었으며 2008년 앙코르 공연을 갖기도 했다. 지난 공연들에 비해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대폭 수정이 따랐다. Intro : 전도된 평면 ▲ 2007년 공연된 (사진 제공=안애순무용단) : 2012년 제1회 강동스프링 댄스 페스티벌에서 열린 이번 공연에도 개와 개 조련사가 함께 등장한다. 이 백색소음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 무대를 감싸고 있는 대기는? 무대는 일종의 공백이지만 반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이는 ‘충만으로서 공백’이다. ‘보이지 않음이란 일종의 침묵’은 들림의 의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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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궁리>(이윤택 연출) ‘파국 속에 꿈이 샘솟다.’ : 정치적인 것과 꿈의 자리 사이에서...REVIEW/Theater 2012. 4. 26. 08:08
Intro : ‘민중의 정체성’ ▲ 24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프레스리허설 장면의 첫 번째 신으로, 백성들은 임금 행차에 수레의 기능을 하는 하나의 집단으로 구성되었다 수레의 바퀴가 빠짐으로 인해 모두 널브러지게 된다 는 1442년 세종 24년 임금이 탄 수레가 처박히는 사고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무대적 재현인 초반 파국의 현장은 수레로서 드러나는 몸들이 만드는 하나의 덩어리 집단에 기인한다. 배우들이 구성한 하나의 몸에는, 꿈틀거리는 사회 속의 무력한 모습과 함께 그 반대편에서 의지와 정념을 띤 한 인간의 차이들로 소급되어 동시적으로 나타난다. 이 몸이 놀라움을 주는 것은 경사진 구조물에서 집단으로 굴러 떨어져 이 뭉뚱그려진 몸이 확산되며 그 간극의 차이들을 확장하는 장면과 이들이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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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연,박소윤,송용진':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22일의 '열린무대'REVIEW/Movie 2012. 4. 24. 07:50
'영화도 보고 무대도 즐기기' Intro : '영화제를 찾은 음악-손님들' 오는 26일까지 신촌 아트레온 극장을 비롯하여 서울 곳곳에서 진행되는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의 '열린무대'를 들여다본다. 22일 일요일 비와 바람이 동반한 우중충한 날씨 속에 열린 오후 2시경의 무대는 사람은 적었지만, 봄의 감성이 듬뿍 배어 있었다. 두 각기 다른 개성의 여성 싱어 송 라이터들이 무대를 신선하게 바꾸며 띄우고 또 감정을 건드리며 안착되었다면, 4시경의 뮤지컬 스타 송용진의 무대는 확 늘어난 뮤지컬 및 송용진의 은근히 두터운 팬층이 자리하며 그 환호가 축제의 지형을 선연하게 그리는 듯했다. 이 세 무대를 짧은 순간들이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나마 구체적으로 돌아본다. 박소윤 : 봄의 싱그러운 감성으로 ▲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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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회 LDP 무용단 정기 공연' 리뷰 : '즉물적인 움직임과 수행적 구문 사이에서'REVIEW/Dance 2012. 4. 24. 07:49
(안무: 김재덕) : 즉물적 무대의 확장의 장 Intro : '촉각적' 무대... ▲ '제 12회 LDP 무용단 정기 공연' 포스터 [사진 제공=LDP 무용단] 무엇보다 무대는 촉각적이다. 이러한 특징은 춤추는 이와 보는 이의 거리를 상정하지 않음을 의미하며 관조에 따른 깊이의 차원을 고려하는 대신 속도와 분절, 치환을 통한 환유의 차원을 극대화시킴을 의미한다. 군무는 여자와 남자의 갈림 속에 극명한 대비를 통해 전개되는데, 처음 여성 무용수들의 등장은 분명한 매질의 형태를 가시화하는 충격음과의 동기화된 움직임으로 그 청각적 충격을 시각으로 온전히 폭발시키는 데 이른다. 오히려 사운드보다 더한 긴장이 움직임에 흐르고 그 속에서 내파하는 역량을 시험하는 듯 보인다. 특성 없는 현대인... 무용단에서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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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리뷰 : 한국 뮤지컬의 경계를 실험하다...REVIEW/Musical 2012. 4. 23. 13:39
중첩 레이어들과 하얀 평면의 무대 미학 ▲ 뮤지컬 장면, 유봉 역 양준모(사진 가운데)와 송화 역 차지연 [사진제공=랑] 하얀색 무대는 매우 넓은 무대를 만든다. 한지들을 붙여 수놓은 천의 레이어들은 불투명하며 그 자체의 내러티브들을 품고 있는 듯 보인다. 즉 이 수많은 한지들은 층층이 쌓인 시간은 많은 사연의 각각의 모나드monad(단자單子)로 소급된다. 이 커다란 레이어들이 중첩되고 일순간에 사라지는 가운데, 하나의 레이어가 한 존재의 등장 내지 사라짐을 상정하고, 또 중첩되어 복잡한 현실의 실타래를 상징하는가 하면, 모두 다 사라져 북과 북채만 달랑 놓인 공간으로 일순간에 등장인물의 내면에 대한 공허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자체적인 레이어의 이동은 무대의 존재들이 개입되지 않는 시간과 운명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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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더 프라이즈>를 달고 아득한 항해를 시작하다'REVIEW/Movie 2012. 4. 21. 00:55
▲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이화여대 대강당 앞 행사 전 정경: 곳곳에 자리해 입장객을 맞는 퍼포머들의 모습 및 부산국제영화제 명예 집행위원장(하단 좌측 사진 왼편)과 배우 권해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Spring: 희망을 조직하기"를 주제로 한,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19일 오후 6시경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6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을 비롯하여 CGV송파,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 봄, 강동어린이회관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리며 30개국 120편(장편 44편, 단편76편)의 초청작이 상연된다. 개막식 스케치 이날 배우 신현빈과 함께 사회를 맡은 변영주는 시종일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웃겼다. 영상 속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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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카메라를 봐주시겠습니까?> 읽기 : '현실 참여로서 연극의 기능'REVIEW/Theater 2012. 4. 20. 10:01
▲ 17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프레스콜 장면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두산아트센터에 두산아트센터 기획연극 경계인 시리즈 4번째로, 연극 가 오른다. 2012년 현재까지 시리아는 정부군의 압제로 인한 민간인 숫자가 7천 5백 명을 넘고, 감옥에는 수천 명이 불법으로 구금되어 있는 상황이다. 현 정부의 독재 장기 집권에 대한 민주화 시위가 1년 이상 지속되며 정부의 무력 진압이 따른 것. 한편 정부군에 대항한 반군의 무장 세력의 출현으로 내전으로 변하게 되고, 국제 사회의 개입이 뒤따르는 복잡한 상황을 맞고 있다. 는 동명의 원작 소설의 구조와 이야기를 빌리고, 연출 오마르아부사다(mar Abu Saada)를 비롯한 제작진이 실제로 감금되었던 시리아 젊은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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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밤섬해적단 : 다원예술의 지형도를 그려 보다 : ‘콘서트 위에서의 연극이란 장치’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2. 4. 20. 01:23
▲ 배영환 개인전, 『유행가-엘리제를 위하여』포스터 [사진 제공=플라토] 지난 12일 삼성미술관 플라토의 글래스 파빌리온 공간에서 열린 한 시간 여의 백현진의 소위 ‘유행가 변주’는 시대적 자취의 공통된 감각들에 대한 선분을 명확하게 그린다는 것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만 같다. 이는 배영환 개인전 『유행가-엘리제를 위하여』(~5월 20일)의 전시 연계 특별 공연 첫 번째 시간으로 마련됐다. ‘유행가’는 특정 시대의 흐름 속에 동화되는 감정과 감각의 덩어리이자 우리들의 이름으로 불리는 공동의 자리에 포섭 가능하다. 참고로 유행가는 두 시점에서 존재한다. 흥얼거림의 행위가 유행가가 유행하는 시점에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음악에 입을 맞추는 것이라면, 웅얼거리는 행위는 이 음악이 다른 유행가들의 흐름으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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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스파르타쿠스> 읽기 : 발레를 완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는...REVIEW/Dance 2012. 4. 17. 12:35
음악의 안무와의 조응 관계▲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발레단의 의 프레스콜 장면(이하 상동), 스파르타쿠스 역을 맡은 발레리노 이동훈를 이해하는 첫 단초이자 가장 중요한 자리는 그 움직임 이상으로 오히려 아람 하차투리안(Aram Khachaturian)의 음악의 라이브 연주이다. 이는 음악 자체만의 이해로의 소급과 음악에 대한 상세한 이해의 필요를 요구로 이어진다기보다는 ‘악단석 음악’의 청각의 시각화 작용을 인지할 필요가 있음을 가리킨다. 참고로 작곡가는 니콜라이 볼코프Nickolai Volkov가 만든 대본에 흥미를 느끼고 1940년대 초반에 작곡을 시작하여 1954년에 의 발레 음악을 완성하였다.음악은 부분 악곡들로 이뤄져 있고, 일종의 내러티브와 시각적 평면을 가정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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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이야기> 시연회 : '햄릿에 대한 현대적 시선'REVIEW/Theater 2012. 4. 12. 10:57
▲ 햄릿과 오필리아 지난 9일 2012 서울연극제 출품작 극단 가변의 (연출 이성구) 시연회가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해빛’에서 열렸다. 지난 서울연극제에서 로 무대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성구 연출은 리허설보다는 연습의 일부로 시연회를 진행할 것임을 시작 전에 공지했다. 재현을 위한 재현의 의미보다는 완성의 과정 차원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일단 흥미로웠다. 는 고전의 재현보다 현대적 변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대는 독특하고 인물들은 현대적 옷을 입고 재탄생한다. 피라미드 모양의 골격만을 지닌 구조물의 형태가 세워진 무대는 연습장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지만, 햄릿의 선 현실의 위치를 역동적이고 위태위태한 균형으로 보여줄 것이라 생각되었다. 또한 칸칸이 분리된 하나의 구조물은 복잡한 심리의 지층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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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읽기 : ‘발레를 보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REVIEW/Dance 2012. 4. 11. 15:12
▲ 잠자는 숲속의 미녀(1막 군무)-강예나 [사진 제공=유니버셜발레단] ……집단 도열의 군무 신은 하나의 스펙터클이다. 3막의 끊임없이 다른 스타일의 치환은 내러티브나 이야기의 환영 대신 관객에게 직접 제시되는 것이다. 강예나의 춤은 일종의 인간이 낼 수 없는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있다.…… 발레의 장르적 힘 ▲ 잠자는 숲속의 미녀(3막 결혼식)-강예나, 이현준 [사진 제공=유니버셜발레단] 발레 역시 현대로 들어오며 토슈즈를 벗어 버리는 실험이 용인된 지도 오래다. 갖은 레퍼토리와 총보는 발레를 재연의 틀을 따라, 정해진 동작들과 이에 토대가 되는 갖가지 기본기의 습득을 통한 발레가 가진 형식 틀은 일종의 발레를 무용에서의 하나의 장르의 힘으로 채색하게 한다. 여기에 가녀린 발레리나의 움직임에 몰입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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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간의 공감대 형성하는 연극 <연기속의 그녀>REVIEW/Theater 2012. 4. 11. 14:17
▲ 4월 10일 오후 3시경 산울림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의 프레스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담배를 피우고 있는 '여자'를 연기하는 배우 서은경 ▲ 연극 는 두 남녀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채운다. 배우 최규하, 서은경(사진 왼쪽부터) 2012년 소극장산울림 개관 27주년 기념 두번째 무대인 첫 번째로, 프랑스의 젊은 작가 엠마뉴엘 로베르-에스빠리유의 연기속의 그녀(fume cette cigarette)가 임수현 연출의 무대로, 오는 4월 29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 오른다. 첫 만남은 마치 그 둘이 함께 담배를 피우듯 두 사람 간의 말은 술술 섞여 들어가고 술술 뿜어져 나온다. 경계를 그릴 수 없는 말들은 이 두 사람 간의 첫 만남과 그 거리 해소에 대해 담배 연기의 환유로써 드러난다. 초반부터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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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서글퍼도 커튼콜> : '삶을 지속케 하는 저마다의 커튼콜'REVIEW/Theater 2012. 4. 11. 13:41
▲ 연극 장면(이하 상동), '우람'이 '반지'에게 안기고 반지가 그런 우람을 품어 준다. ▲ 연극 장면(이하 상동), 늘 밝은 모습의 '정란', 슬픔을 잊는 방법이기도 하다 15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 오르는 한국공연예술센터 제작, (김슬기 작, 오유경 연출)은 신춘문예 희곡분야 당선 작가와 연출의 만남으로 제작되는 ‘봄 작가, 겨울 무대’의 2011년도 겨울에 제작했던 4작품 가운데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 접하게 됐다. 두 번째 관람은 시간의 순행과 속행을 가능케 한다. 두 가지에 초점을 두어 보게 되었다. 하나는 희곡과 연극의 관계,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갈등에서 파열로 넘어가는 부분. 가령 희곡이 무대에 오른다고 할 때 우리는 연극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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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판을 섞고 짜고 펼치는 기찬 연극’, 오태석의 <마늘먹고 쑥먹고>REVIEW/Theater 2012. 4. 10. 12:42
▲ 4월 9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사람 된 웅녀가 지금까지 살고 있다면‧ 그 참을성 없던 호랭이가 다시 마늘과 쑥을 먹게 된다면‧", 2012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오태석의 의 몇 가지 가정은 곧장 단군신화부터 현대까지를 관통하는 놀이판으로 이어진다. 삼국유사 속 곰이 무당 할미 되어 한반도에서 현재까지 삶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녀가 섬기는 하회마을 허도령은 그녀 딸 순단에게 일제 때 잃어버린 탈 세 개를 백두산에서 찾아오라 한다. 순단은 신발 장수에게 호랑이탈을 씌워 할미와 함께 드넓은 만주벌판을 향해 백두산에 정계비를 세우러 길을 떠나는 대강의 얼개는 뒤죽박죽 정신없이 판들의 해체와 그 엮음으로 우여곡절 완성된다. 너른 판들의 직조를 바라보며 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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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展》 읽기 : '전시의 발명', 음악을 전시하다.REVIEW/Visual arts 2012. 4. 4. 14:49
인디 음악과 대중가요의 다른 지평 ▲ 쾅프로그램, 3월 23일 금요일 저녁, '리성웅의 탄생' 공연에서. 인디 음악과 대중가요와의 가장 큰 차이는 소비와 스펙터클(보여주기)과 도취되기의 선형적 흐름의 수용이 아닌 현장에서 현시된다는 것, 이것이 하나의 운동으로서 관객과 아티스트의 참여가 뒤섞이는 가운데 수행성의 측면이 제고된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왔었다. 한편 인위적인 발성과 교수법에서 유래된 보컬의 절취된 선분이 아닌, 밴드라는 철저한 형식과 수공업적인 연주의 노동이 뒤따른다는 것, 개인이 있는 게 아닌 밴드가, 가수가 있는 게 아닌 현장이 있는 것이다. 이는 관객들과 밴드 간의 내밀하고도 참여적인 장이다. ▲ 쾅프로그램 이 부분이 일견 ‘쾅프로그램’에게는 기타와 외침과도 같은 몽롱한 어구의 박자를 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