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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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국립극장 문화동반자 7개국 음악인 12명의 콘서트를 만나다REVIEW/Music 2012. 7. 22. 18:40
아리랑을 먼 타국의 정서에서 다시 만나다 ▲ 문화동반자_'아리랑 나의 노래', 2011년 당시 처음 오크혼바타르 친바트의 구음을 시작으로 한 아리랑은 그 위용이 엄청났다. 자신들의 악기로 한국의 음악을, 그것도 수평적 배치 속에서, 이렇게 아시아 다국적 연주자들의 이국의 민속적 분위기의 음악 연주가 가능해진다. 하나의 그 자체 매질로 특색들을 드러내는 어떤 여유의 DNA적인 것은 아닌 것에서 나오는 시간으로 거기에 안착되게 했다. 이 정서는 현이 자연 멜로디를 이어가고 역사의 DNA가 아닌 정서 감응의 DNA에서 나왔다. 밝게 신호를 두는 '도이라'라는 핸드 타악기의 리듬이 위에 덧입혀지고, 아리랑 본래의 묵직한 끓어오름의 호흡 단위는 얕게 분해되어 분배의 조화를 이루며 평면 구조를 만들었다. 멜로디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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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솔리스트 ‘꽃별’ 콘서트 <숲의 시간> 리뷰 : '해금의 목소리를 듣다'REVIEW/Music 2012. 7. 22. 12:46
▲ 꽃별_콘서트 사진 @이봄이(Pomme) 해금은 이를테면 가없는 층위로 벗어나는, 정확한 음을 지정 않고, 심금을 울리는 인간의 목소리를 닮은 타자적 생명체다. 켜고 반대로 돌아오며 잡히지 않는 층위로 벗어난다. 이 신비적 층위의 아름다움에 우린 비순수한 모든 세속을 어떻게 벗겨낼 수 있는가. 가령 이 비정치적인 것으로서의 정치적인 것의 현실을 단적으로 묻는 의식은 온전히 정화될 수 있는가. 곧 모든 물음을 떨칠 수 있는가. 모든 아름다움은 현대에 있어 추에 대한 개념 없이는 오히려 예술의 치열한 자리에 대한 노정을 펼칠 수 없다. 이러한 물음은 가없는 아름다움을 마주할 때 오히려 촉발되는 사유의 이화 작용이다. ▲ 꽃별_콘서트 사진 @이봄이(Pomme) 해금이 조선시대 서민들의 애환과 함께 했던 것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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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서울변방연극제] 극단 서울괴담의 <기이한 마을버스 여행-성북동> 리뷰 : '혼재된 서사 체험'REVIEW/Performance 2012. 7. 15. 09:00
▲ 지난 7-8일 서울 성북동 일대에서 열린 극단 서울괴담의 , 8일 공연 사진 (이하 상동) 전체적으로 극단 서울괴담의 은 열린 형식으로 성북동 특정 지역 일대를 도는 가운데, 하나의 작품으로 한정되지 않는 다양한 예술가 집단의 작품들을 관객이 직접 이동식 체험을 통해 마주하며, 집단적 연대 속에 유사-추억의 내밀한 개별적 경험을 안겨주게 된다. 예술가들로서는 이 지역의 가상 주체로서 동화되어 관객들을 손님으로 맞는 식이다. 이 사방이 확 트인 공간, 바람을 맞고 마을의 정취를 체감하는 이 성북동 마을을 배경으로 한 공연은 예술가들에 의해 교란되고 교차되며 보이지 않는 도시로 새롭게 쓰인다. 처음 관객들이 03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운집해 있을 때 이곳에서 배우들은 마을 사람으로 동화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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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본.다> 리뷰 : '본다'라는 의미를 통해 연극을 이야기하다REVIEW/Theater 2012. 7. 14. 17:53
▲ 지난 6월 29일, 연극 드레스리허설 장면 [사진 제공=국립극단] (이하 상동) '본다'는 영어식으로 옮기자면 현재 진행형의 구문이다. 연극은 그리스어theatron의 무언가를 보는 장소에서 유래하고 이는 다시 그리스어 시각thea이나 보다theasthai에서 유래한다. 연극이 곧 보다, '인식'과 '시각'이라는 하나의 특수한 감각과 그 보고 남 이후의 객관성을 담보하는 '거리 두기'와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면, 연극 는 이 보다에서 곧 보고 나서의 인식이 성립되기까지의 일종의 과거형의 인식 작용에서 미끄러지는 부분이 있다. 곧 ‘본다’, ‘보고 있다’는 내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내가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정확하게 가리키지 않는다. 곧 나는 내가 보는 현상이나 사물에 휩싸여 있음을 말한다. 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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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변방연극제] 조희경의 <이야기-드라마 혹은 미스터리> 리뷰 : 삶의 현존을 무대로 전이시키다REVIEW/Dance 2012. 7. 14. 16:25
일기에서 탄생의 시점으로 ▲ 조희경 [사진 제공=서울변방연극제] 조희경은 어둠 속 조명의 은근한 빛에 감싸여 자신의 전기biography를 읊조린다. 단순한 이력이라기보다 스스로를 성찰하는 어둠에서 자신의 내밀한 속을 들여다보는 것에 가깝다. 이는 보기보다 듣기에 가까운 조건이다. 어둠의 공간, 실재가 눈두덩에 옮아 허덕이는 빛-의식이 점점 잠겨갈 때 조희경은 눈을 감고 어린아이 보살의 은은한 눈을 감음으로 아이의 평온한 미소를 구현하며 자신의 엄마와 대면한 첫 순간을 어머니의 눈에 현시되는 존재로 기록한다. 과거의 기억과 삶의 비유 무릎을 꿇고 아장아장 걸음으로 공간을 옮긴다. 거기서 남자친구와의 행복했던 과거를 기입하고, 이어 설치된 종이 오브제로 옮겨 몸을 추어 올려 서고 원뿔 모양의 도형으로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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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발레와 대별되는 사실적 드라마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리뷰REVIEW/Dance 2012. 7. 12. 13:13
사실적이고 자연스레 있는 현실로의 가교 ▲ 케네스 맥밀란 안무, 유니버설 발레단의 [사진 제공=유니버설발레단] (이하 상동) 입체주의적인 그림의 막, 무대 배경의 어둠은 과거와의 시차를 이루며 이 그림 안 현실에 극을 편입케 하는 유리한 기제로 작용한다. 무대 중앙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걸음은 현실의 그림 안에서 걸어 나오는, 그야말로 자연스런 그 일부로서의 출현이다. 여기에 광주리를 맨 여자들을 비롯하여 무대는 질서 없이 채워져 짜인 무대가 아니라 세계 그 자체의 모습을 반영한다. 이는 중간 중간 무대 전환 이후 등장하는 인물들의 구성과 연기에서도 이어졌다. 케네스 맥밀란 안무의 에서의 이러한 사실적인 장면들은 어떤 급격함이나 고난이도 테크닉이 그러한 몰입을 심히 강요하지 않는다. 이 세계를 시대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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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전하의 봄> 리뷰 : '역사와 현재의 혼재화된 현실에서'REVIEW/Theater 2012. 7. 11. 17:21
연극은 현실과 가상의 혼재된 전략에서 진행된다. 안경을 쓴 전하와 양복 입은 하인의 대면에서부터, 무대 밖 극장 문은 닫히지 않고 끊임없이 이 무대로서의 연습실에 곧 역할로서 임하기 위해 들어오는 배우들의 들락날락거리는 입구가 된다. 이는 현실과 무대를 잇는, 또는 관객의 의식에서부터 무대로의 시간의 터널인 셈이다. 여기에 악기가 장단을 맞춰 끼어들며 현실을 놀음판의 연장선임을 자연스레 확인시킨다. 선글라스를 낀 전하는 지난 어느 특정 시점의 전하에 근접하며, 안경 낀 양복 입은 남자 하인은 마치 상사에게 압박받는 샐러리맨 같은 유사성을 주며 역사를 집약하는 통시성의 조건을 이룬다. 끊임없이 연극이 이뤄진다는 의식과 함께 연극의 시간 터널의 지점은 한편 무대에서는 연습 현장에서 연극의 실제 현장으로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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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낙현·정보경 융복합공연 프로젝트 <2012 DRIVE-THRU>, '스크린‧신체‧음악의 상호 매개'REVIEW/Dance 2012. 7. 9. 11:32
▲ 강낙현·정보경 융복합공연 프로젝트 [사진 제공=FOYER Productions] (이하 상동) 영화의 깜빡임의 점멸과 폭풍우 같은 무언가 폭발을 배태하는 잠재 풍경, 그리고 이 스크린이 비추는 무용, 스크린과 합일된 무용의 흔적은 낯설다. 무엇보다 영화는 다 드러나지 않는 공간을 재현한다. 신체는 의도치 않게 영상 속에서 부분 신체로(프레임과 격렬히 항전한다), 몸은 무대를 향하고 빛은, 오하드 나하린의 와 같이 원형의 대열로 벌린 의자들에 앉은 무용수들을 비춘다. 나하란의 작품처럼 분출로서의 어떤 절규의 수반됨 없이 이 스타카토의 반복적 ‧강박적 박자는 계속된다. 이 안에서 그 에너지를 잠재해 놓고 있다. 즉 온전히 감내해 낸다. 어쩌면 시계의 방향을 상정해 놓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곧 초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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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이 남긴 꿈' 미연&박재천 듀오, '오랜 것과 조우하다'REVIEW/Music 2012. 7. 7. 11:39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 : 미연과 박재천 듀오의 우리 음악과의 신선한 접목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2012 여우樂 페스티벌 의 첫 번째 공연이 지난 3-4일 국립극장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에서 열렸다. 피아노의 미연과 드럼의 박재천의 그 자체로 혼종hybrid의 만남에, 안숙선 명창, 김청만 고수, 꽹과리의 이광수가 후반부에 무대에 올라 신선한 접목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박재천은 판소리, 무속, 사물가락 등 한국의 전통음악과 20C 현대음악의 일련의 기법을 연구하여 드럼 세트와 전통 타악기의 혼합된 자신만의 악기 세트를 구성한다. 미연은 아방가르드 피아노 연주자이자 전통음악의 장단과 선율을 연구하여 서양적인 화성과 리듬구조를 만드는 데 탁월하며, 프리 연주자로서 강렬한 건반 터치의 주법을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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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안티랜드> 리뷰 : 국가와 개인 간의 비틀린 관계를 묻다REVIEW/Theater 2012. 7. 6. 10:43
소포클레스의 희곡 『안티고네』를 현실의 질문으로 옮기다 ▲ 연극 [사진 제공=100페스티벌] (이하 상동) : 100페스티벌은 '순수한 연극정신의 회복과 새로운 관객 창출'을 의도하는 독립연극공동체운동의 일환으로, '100 연극공동체'가 주최하는 페스티벌이다. 페스티벌의 이번 주제는 ‘연극, 정치를 말하다’로, 국가와 개인 간의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인 극단 '코뿔소'의 연극 (연출: 신동인, 상연 기간: 7월 3일~8일)는 이 페스티벌의 첫 번째 작품이다.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테베로 돌아오고, 자신의 두 형제가 왕위를 둘러싸고 싸우다 죽고 대신 자신의 숙부 크레온이 새로운 테베의 지배자가 됨을 경험한다. 크레온은 두 형제 중 폴리네이케스를 역적으로 취급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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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 리뷰 : ‘희극의 쾌락주의에서 비극의 숙명주의로’REVIEW/Theater 2012. 7. 3. 11:03
‘희극으로 가늠하는 현실(역사)의 망각’ 축제와 아득한 축복의 순간들 ▲ 연극 , 셋째 딸 미희와 만석의 결혼식 장면 [사진 제공=남산예술센터] 일제 강점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연극 는 그 속에서 이발소를 꾸리고 사는 홍길과 영순, 그리고 그 두 부부의 자식들의 삶의 터전을 제시한다. 그 풍경은 자연스레 프로시니엄차이를 지우고 남산드라마센터의 원형식 관객석이 더해져 마당 구조의 개방된 무대 형태를 선사한다. 이 이발소 의자를 정확히 무대 중심으로 둔 삶의 터전은 따뜻하다. 셋째 딸 미희와 만석의 결혼식 장면의 현실은 축제로 전도되는 것 같다. 현실은, 이 순간은 그러니 곧 객석과 무대를 허무는 한 순간이기도 하다. 그 와중에 막내딸인 정희는 빛을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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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리뷰 : '뛰어난 기량의 해외파 국내 무용수들을 한 자리에'REVIEW/Dance 2012. 7. 2. 14:55
▲ 김선희 발레단 [사진 제공=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시작은 김선희 발레단의 가 열었다. 하이라이트로 집약되어 있고, 충만한 발산의 지점에서 시작하는 군더더기가 없는 안무의 교차와 함께 안정감 있는 테크닉을 선보였다. 1막 솔로 바리에이션을 선보인 김한결은 서사의 흐름을 축약하는 대신 조용하고 은은하게 무대를 구축해 가며 인상 깊은 무대를 선보였다. ▲ 미국 털사 발레단의 조수연 [사진 제공=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미국 털사 발레단의 조수연과 Wang Yi의 중 발코니 파드되는 무대 상수 쪽 설치된 발코니 구조물을 배경으로 무대를 누빔이 특징이다. 은 온전하게 무대에서 확인 어려움 다양한 작품과 안무가를 만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무대는 빈약하거나 비어 있을 수밖에 없고 현존으로 채우기에는 시간과 서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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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의 <poise>(안무_안성수) 리뷰 : 김주원의 국립발레단 무용수로서 마지막 공연REVIEW/Dance 2012. 7. 2. 08:49
차이의 생성의 안무, 그 속에서 김주원 차이를 벌리다. Intro : 수직성을 띤 구조물이 추동하는 무대, 즉물적 움직임_1막 1장 ▲ 지난 6월 28일 오후 3시경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발레단 50주년 기념작 프레스콜(캐스팅_김지영, 이동훈, 김리회, 이영철) 시각을 대체하며 출현하는 장엄한 음악은 이 공간을 환영의 서사로 바꾼다(의 무대는 전체적으로 1막과 2막 모두 쇼스타코비치 음악으로 주조됐다). 칸칸이 쳐 있는 구조물의 복잡함은 일순간에 사라지고 여기에 미로(迷路)의 함의는 없다. 흰색의 일렬로 올라간 구조물의 수직성은 발레 움직임의 그것을 상징한다. 곧 이 수직성의 도약의 순간은 미로보다는 발레의 움직임의 함의를 형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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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판을 벌이다 ': 국립무용단 장현수의 <팜므파탈> 리뷰REVIEW/Dance 2012. 6. 30. 15:34
▲ 26일 화요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 국립예술가 시리즈8_국립무용단 장현수 중 '악의 꽃' 프레스콜 장면 [사진 제공=국립극장] 왜 국립무용단의 공연에 국립무용단원인 장현수의 단독 공연에 요부(妖婦)가 아닌 서양 역사의 고유한 계보학의 역사를 간직한 기표인 ‘팜프파탈’을 제목으로 쓴 것일까. 장현수와 팜프파탈이란 단어 사이에는 닿을 수 없는 간극이 유동한다. 곧 이 공백에 팜프파탈로 채울 수 있는 것은 무한해진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 개념으로서의 그녀 자신을 벗어나는 긴 여정의 다채로운 결과물의 발현을 기약한다. 장현수와 무용수들은 한복의 하늘거리는 옷, 쪽진 머리로 섬섬한 자취, 외유내강의 환영 같은 실체도 남긴다. '악의 꽃', '살로메'가 1/2부의 모티브를 이루지만, 표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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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을린 사랑> 리뷰 : '은근한 음악극적 리듬과 시간의 중첩, 그리고 대지의 마음'REVIEW/Theater 2012. 6. 27. 06:00
시작 : 실재를 은폐하는 상징적 가치 ▲ 나왈(배우 배해선_사진 오른쪽)에게 그녀의 쌍둥이 자식을 건네는 말락(배우 남명렬), 나왈의 딸 잔느(사진 왼쪽), 연극 드레스 리허설 [사진 제공=명동예술극장] 금기의 규칙을 깨고 이방인 와합과 사랑에 빠져 아이를 뱄지만 그 사실을 부정하는 나왈의 어머니 아니 그의 부족 전체, 그 세계, 아이란 실재는 그 최종 증거물로서 실재의 가치를 띤 채 제거되고, 다시 그 제거된 이후의 결과로 현실은 금기를 금기 너머로 은폐하고, 이 아이를 배었다는 사실이 지워지며, 이 모든 것이 봉합될 것이라 서툰 수줍은 유혹으로 와합이 아이를 포기하도록 종용한다. 아이는 여기서 상징적 가치로서 비가시화된다. 사지에 몰린 절박함의 산모는 아이를 감각하지만 이 감각에 이데올로기의 포성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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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FANGULE Association(벨기에)의 'Tresuomi' 리뷰 : '신체-오브제의 양상들'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2. 6. 26. 12:30
L’Autre(안무, 출연_ Claudio Stellato) ▲ L’Autre [사진 제공=바나나문 프로젝트] 낑낑대며 무거운 나무 구조물을 매고 등장하는 퍼포머의 시작에서 숨은 어떤 기예의 측면에 잠식되지 않는 신체의 은폐할 수 없는 부분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구조물을 받치고 요가와도 같은 고난도의 동작들을 거친 숨이 지속되며 이 힘듦을 참아내고 결정적으로 그 지속 자체를 수행하는 데 방점을 둔다. 그리고 이 구조물 안에 들어가는 결정적인 요가의 기예이자 일종의 클리셰인 그것을 한다. 마지막 장면은 순식간에 그 상자에 들어가 외부와 내부를 역전시키는 환상적인 순간을 선사한다. Hammer Work (연출, 출연_ Sabina Scarlat) ▲ Hammer Work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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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컷] 연극 <동물 없는 연극> 리뷰 : '우리의 모습을 동등선상에서 담다'REVIEW/Theater 2012. 6. 26. 12:04
▲ 지난 20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리허설(이하 상동), 1편 '평등-박애' 은 역설적으로 동물로서의 인간만 있는 연극 대신 인간이 곧 동물을 대신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곧 인간은 동물의 대리물이자 그 동물은 인간으로 온전히 체현되어 은폐되어 있다. 결정적으로 일곱 번째 내용을 제하고는 동물과 인간의 직접적인 관계를 찾기 어렵다. 부조리극이라기보다 오히려 희극으로 단지 나머지 여섯 편의 이야기에서 인물들은 동물의 세상을 보는 것과 같이 우리의 시선과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 7편 '추억' 물고기가 인류의 조상이었다는 근거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흉내 내는 것으로 이어지며 진화한 인간 두뇌에 대한 사유와 비합리적이고 원시적인 사고(마치 토템의식과도 같이 동물과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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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허탕> 리뷰 : '현실을 탈주하는 현실에 대한 우화'REVIEW/Theater 2012. 6. 26. 11:18
판옵티콘의 세계 ▲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프레스콜 (이하 상동), 불특정인으로 죄수 2를 연기한 속 감옥에 모든 것은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조율되어 있다. 어둠과 진실, 참회‧반성의 공간을 집약하는 블랙박스를 의도적으로 역전한 화이트큐브는 죄악이 아닌 빛의 공간으로 가시화되어 있고 다 드러나고 보이는 투명성의 형태를 띤다. 바깥의 시선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여러 대의 스크린으로 매개되며 그 시선의 존재는 무화된다. 사실 죄수의 죄질이 중요치 않다. 그 죄질 또한 오해의 이름으로 둘러쳐진 세속의 일면에서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일면 CCTV에 의해 복사되어 증거를 곳곳에 남기며 감시 체제의 일환에 속한 우리 삶을 적확하게 은유한 것으로 보이는 은 처음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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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다정도 병인양하여> 리뷰 : '연출의 연애사를 함께 듣고 보다'REVIEW/Theater 2012. 6. 26. 10:34
삶과 연극 사이에서 저울질하다 ▲ 연극 최종 리허설 사진 [제공=국립극단] (이하 상동) 작품은 일종의 워크숍 북이자 연출이 작품에 끼어듦으로써 메타적 시선을 확충하는 한편(메타 연극의 면모를 가져간다고도 하겠다) 마지막에서는 더군다나 삶을 고스란히 시현함으로써 다큐멘터리 연극의 형태를 사적 연애 방담에 과감히 녹여 버리며 삶과 연극을 위태롭고 또 가볍게 저울질한다. 얼마나 연극이 삶에 다가가며 그 생생함을 체현할 수 있을까의 화두는 삶이 예술로 파고드는 자유로운 경계를 확충하는 데로 나아가지만 이 생생함의 재미, 사적 방담과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더할 나위 없는 엔터테인먼트의 요소 속에 삶은 빠르게 흡입되며 또한 소진된다. 어쩌면 이후 성기웅의 로맨틱 서사는 관객에게 사적 방담의 사실을 묵인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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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죽은 남자의 핸드폰> 리뷰 : '휴대폰을 지닌 현대인에 대한 현실의 우화'REVIEW/Theater 2012. 6. 22. 16:48
Intro ▲ 콘셉트 촬영 사진 [제공=맨씨어터] (이하 상동) 은 사라 룰(Sarah Ruhl) 원작의 일종의 번역극인 셈인데 이는 문화적 차이(시공간의 다름)를 상정한다. 모든 다른 국적의 극을 우리 것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공통부분이겠지만 번역이 드러나는 부분은 다름이 자연스러움으로 비치지 않는 부분, 원작에서 우리 극으로 옮기면서 드러나는 그 옮김의 행위가 매개라는 이름으로 드러나는 부분이겠다. 다른 국적의 이름과 우리의 음식에 대한 언급은 현실과 원작이 전도된 평면을 맺는 가운데 그 매개의 행위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만다. 반면 이런 사소한 결벽증에 가까운 지점들을 제하고 이 작품은 꽤 우리의 현실을 사유하는 의미들을 공유한다. 곧 핸드폰에 얽힌 세속을 상정하며 그를 철학적으로 반추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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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홍승엽 예술감독 안무 <호시탐탐> 리뷰 : '무대에의 호랑이 몸짓의 미적 기입'REVIEW/Dance 2012. 6. 22. 15:57
: '호랑이-인간의 체현' ▲ 국립현대무용단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이하 상동) 나무 구조물로 짠 판의 구조물, 조금은 가까이 먼저 제시된 음악 피트 쪽으로 움직임은 이 환영과 현실이 접질리는 층위를 의도적으로 제시하는 측면이 있다. 이미지 구조물을 만들고 거기에 이어 어렴풋하게 등장하는 것이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무용수-비인간의 행동은 이미지와 무용의 상관적 관계를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것에 가깝다(이는 다시 말하겠지만 홍승엽 안무가의 클리셰이거나 주요한 안무법이겠다.) 음악은 가야금의 선율처럼 들리는 바가 있었다. 곧 음악이 거세지고 튕기는 스타카토 기법의 연주와 사실 닮은 부분이 있다. 전자음과 연주는 부조응하지만 은근한 고양과 하강이 맞물린 지속의 조화를 이룬다. 이미지와 신체의 긴장 관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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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팩 솔로이스트 두 번째 공연 리뷰 : '최진욱, 예효승, 이은경'REVIEW/Dance 2012. 6. 22. 14:12
안무 김윤수 : '인터액티브 공간 탐색의 노정'▲ 2012 한팩 솔로이스트 김윤수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김윤수의 페르소나로서 최진욱은 무대에 드러나지 않는 김윤수를 대리하고 그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생기는 공백의 지점에서 유동한다. 따라서 이 길로 도착하는 또는 벗어나 새로운 길을 쓰는 하나의 노정이라고 하겠다. 전자 에너지의 입자가 만드는 인상적인 텅 빈 공간은 사실상 기표의 조명 외에 동원된 새로운 조명의 힘에 의한 것이며, 이로써 깊이 있는 단면(환영성)과 폭을 지닌 공간(유동하는 바다)의 수직축과 수평축이 이루는 묘한 공간의 힘을 맺어 낸다. 이 공간은 몸을 절단하고 또 몸에 의해 이 공간은 갈리며 신체의 불투명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보게 한다. 물에 다리를 걸어보는 것으로 이 곳을 가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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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피지컬씨어터페스티벌] 이현지, 두 댄스 씨어터 <입을 벌리다> 리뷰 : '조명 디자인과 신체의 만남'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2. 6. 14. 10:58
측광기 or 파사드 ▲ 이현지, 두 댄스 씨어터 [사진 제공=바나나문 프로젝트] 시각 베이스 디자이너 이현지와 정영두가 이끄는 두 댄스 씨어터가 만난 에서 조명 디자인은 에서 일종의 공간을 측정하는 색-빛이 미치는 미세한 감각의 범위를 조율하는 수행적인 행위로 작용한다. 신체는 이 색-빛을 드러내는 어떤 규준과 경계선상의 신체이면서 이 색-빛이 만드는 공간을 휘젓고 또는 고스란히 감각하며 이를 신체에 띄우는 비커를 젖는 것과 그것을 재는 측광기 내지는 신체 파사드와 같은 스크린 기능을 하게 된다. 새롭게 설정되는 신체성의 실험 조건 적어도 신체는 이 조명이 처음부터 무대를 뒤덮으며 관객을 주체로 만드는 시점부터 시작해 이 끊임없는 자극으로서, 점진적이고 느린 대기에서 생명이나 툭 튀어나오는 에너지를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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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둑들>의 제작보고회 현장 : '사진, 배우를 말하다'REVIEW/Movie 2012. 6. 13. 07:30
▲ 12일 오전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의 제작보고회 현장, (사진 왼쪽부터) 배우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에 이은 최동훈 감독의 네 번째 작품 의 제작보고회가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12일 오전 열렸다. 최동훈 감독 외 영화의 주연을 맡은 국내 7명의 배우가 모두 자리했다. ▲ 12일 오전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의 제작보고회 현장, (사진 왼쪽부터) 최동훈 감독, 배우 오달수, 김해숙 ▲ 12일 오전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의 제작보고회 현장, 배우 이정재, 전지현 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 팀이 된 한국‧중국의 프로 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 액션 드라마로, 일견 할리우드의 을 떠올리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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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12 한팩 솔로이스트 첫 번째 공연 리뷰 : '안무 역량과 춤의 역량 간 긴장이 느껴지는 무대'REVIEW/Dance 2012. 6. 11. 11:48
지난 8-9일 서울 종로구 소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차로 솔로이스트 다섯 작품이 한 무대에 올랐다. 지난 번 열광적인 반응을 가져갔던 김보람 안무, 솔로이스트로서 김용걸이 출연한 는 앙코르 공연이다. ▲ 김용걸, (안무가 김보람), 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솔로이스트》첫 번째 공연 드레스 리허설 현장 (안무가 김보람)에서 김보람은 김용걸과 이야기를 나누며 무대로 바통터치를 하는데, 극 끝에 나와 김용걸에게 어둠 속에서 총질을 함으로써 분신의 이전과 그 가상을 죽이는 실재로서의(어둠 속에서 이 조명에 따르는 김용걸이라는 가상을 처리한다. 또는 김용걸은 김보람의 페르소나로서 처음부터 분하고 있었다) 또 다른 가상으로(어차피 이 실재는 또 다른 이야기의 전제이므로) 무대 바깥의 세계를 넓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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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레인보우 아일랜드(RAINBOW Island)’ 둘째 날 현장REVIEW/Music 2012. 6. 11. 09:40
▲ 남이섬에서 치러진 레인보우 아일랜드 둘째 날 풍경 9일에 이은 10일 레인보우 아일랜드가 전날에 비해 한층 여유 있는 모습으로 예년의 모습을 찾았다. 9일에는 너무 많은 인파로 메인 스테이지로 가는 데 빽빽한 돗자리들과 사람들을 비좁게 빠져 나가야 했다. ▲ 뜨거운 감자의 김C, 남이섬에서 치러진 레인보우 아일랜드 둘째 날 9일 015B의 그 시간 그 무대는 뜨거운 감자가 장식했다. 유쾌하고도 기분 좋은 무대, 김C를 누가 무덤덤한 사람이라고만 할 것인가 서브 스테이지에서는 이어 강산에의 무대가 이어지고 있었다. ▲ 강산에, 남이섬에서 치러진 레인보우 아일랜드 둘째 날 강산에라면 메인 스테이지에도 충분한 파급력을 가질 만한데 관객과의 깊숙하고 친숙한 소통을 꾀하는 소박한 그의 선택 아니었을까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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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레인보우 아일랜드(RAINBOW Island)’ 최대 인파, 성황을 이루다REVIEW/Music 2012. 6. 10. 07:30
▲ 남이섬에서 치러진 레인보우 아일랜드, 9일 첫째 날 풍경 아웃도어 뮤직 페스티벌인 ‘레인보우 아일랜드(RAINBOW Island)’가 이틀 중 하루를 성공리에 치렀다. 확실히 이번 페스티벌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관객 수용에 있어 최대치를 달성한 듯 보인다. 메인 무대까지 가는 데 두꺼운 중간의 돗자리 판들 사이의 발 디딜 틈만을 겨우 밟고 횡단해야 메인 무대 근처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 남이섬에서 치러진 레인보우 아일랜드, 첫째 날 이년 째 개최되는 페스티벌은 지난해가 주는 신뢰도, 남이섬이라는 공간을 축제 공간으로 일시 탈바꿈하는 낭만의 정취(여기에는 잔디밭에 자유롭게 돗자리를 깔고 먹을 것들을 마음껏 싸와서 휴식을 양껏 즐기기에 충분하다, 여느 페스티벌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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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MoArt의 <백(白)> 리뷰 : '미디어-신체 파사드'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2. 6. 10. 07:00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란. ▲ 2012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포스터 [사진 제공=바나나문 프로젝트] 무대에서의 신체성에 주목한 축제가 있다. 지난 6일 MoArt의 백(白)을 시작으로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재 대학로예술극장 3관과 정보소극장에서 개최되는 제7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로, 장르를 한정 짓지는 않지만, 내러티브나 메시지 전달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다는 신체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매개되거나 하여 신체 자체에 대한 실험과 탐구가 우선하는 까닭에 전문적으로 신체극을 하는 팀 외에도 다양한 장르와 협업을 시도하는 무용가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의 안무를 한 벨기에의 Dame de Pic을 이끄는 Karine Ponties은 최근에 베스트 컨템퍼러리 댄스 퍼포먼스인 the Golden Mas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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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의 페인트공', 마크 리부 사진전 : '흑백 사진에 담긴 시간의 대기들'REVIEW/Visual arts 2012. 6. 7. 12:09
마크 리부 ▲ [사진 제공=코바나콘텐츠] 연작 시리즈는 마크 리부가 1953년 당시 파리 에펠탑 주변을 산책하다가 에펠탑 위에 올라 페인트칠을 하는 페인트공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 자신도 에펠탑 위에 올라 담은 사진들이다. 페인트공의 위태한 모습들은 마치 서커스 곡예처럼 보이지만, 실은 몇몇 사진에서 드러나는 흐릿한 도시 풍경, 곧 에펠탑의 격자 구조물 사이로 보이는 아웃-포커스된 풍경이 그 아득한 높이를 짐작케 한다. 격자무늬는 사진만의 현실, 곧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한편 그 속에서 인물은 구조를 연결하는 하나의 장치처럼 수동적으로 지배당하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그 구조물을 매개하는 수행적인 예술의 몸짓은 그것을 기계적으로 전유하는 활달한 하나의 인간상을 전하며 사진들은 그 부정과 긍정의 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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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현 & 친구들, <드렁큰 루시퍼> 리뷰 : '최후의 인간을 들여다보다'REVIEW/Dance 2012. 6. 7. 07:00
Intro : 클럽 공간의 전유 ▲ 류장현 & 친구들, 리허설 장면 [사진 제공=엘아이지문화재단] 는 죄악의 보고, 아무렇지 않게 저질러진 엽기적(2000년대 초 엽기토끼 때부터 특정한 개념의 전유된 형태로 사용됐다)인 사회를 배경으로, 이를 흰색 제의의 공간에 클럽 공간을 중첩시키고 이 전체가 깜빡거리는 말초적 감각들만이, 꿈틀대는 또는 감각의 파편들이 이는 가운데, 그 실재적 파열의 문구가 빠르게 스쳐가며 트랜스를 일으키기 전, 곧 실재적 현실의 기호들의 무대로의 치환을 멈추며 시작한다. 공간에서부터 출현하는 존재자들 ▲ 류장현 & 친구들, 리허설 장면 [사진 제공=엘아이지문화재단] 고개를 빼서 봄, 뒤쪽에서 이 공간의 경계선을 드러내고 있는 이 내부와 외부의 경계 지음, 단일성을 해체한 시선과 통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