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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한팩 솔로이스트 두 번째 공연 리뷰 : '최진욱, 예효승, 이은경'
    REVIEW/Dance 2012. 6. 22. 14:12

    <이몽(異夢, Another Dream)> 안무 김윤수 : '인터액티브 공간 탐색의 노정'

    ▲ 2012 한팩 솔로이스트 김윤수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김윤수의 페르소나로서 최진욱은 무대에 드러나지 않는 김윤수를 대리하고 그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생기는 공백의 지점에서 유동한다. 따라서 이 길로 도착하는 또는 벗어나 새로운 길을 쓰는 하나의 노정이라고 하겠다. 

    전자 에너지의 입자가 만드는 인상적인 텅 빈 공간은 사실상 기표의 조명 외에 동원된 새로운 조명의 힘에 의한 것이며, 이로써 깊이 있는 단면(환영성)과 폭을 지닌 공간(유동하는 바다)의 수직축과 수평축이 이루는 묘한 공간의 힘을 맺어 낸다. 이 공간은 몸을 절단하고 또 몸에 의해 이 공간은 갈리며 신체의 불투명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보게 한다.

    물에 다리를 걸어보는 것으로 이 곳을 가늠하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몸, 몸을 인식‧자각하고 이 인식과 깨달음을 명민하게 몸을, 감각을 지켜가는 것은 이 공간을 쓰는 안무적 방식이자 최진욱의 '노정'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발자국> 안무 알랭 플라텔(Alain Platel, 벨기에), '몸의 수로를 여는 방식'

    ▲ 2012 한팩 솔로이스트 예효승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음악‧내레이션의 내재적 주름을 보이는 방식, 새겨지는 상처를 내는 방식에 가까운, 이 분출하지 않고 진동으로 표현하지 않은 채 발산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그 에너지가 몸을 타고 구석구석을 누비며 내면의 고통을 철저히 내재화하는 예효승의 표현에, 그 잠재한 에너지를 감각하는 관객 간의 접점이 만들어진다.

    다 표현되지 않는 무언가 만드는 꺼내 놓을 수 없는 무언가, 고통 받는 너와 그로써 추동되는 움직임을 단지 신체로만 감각하는 것, 여기에는 수신과 발신의 커뮤니케이션이 없다. 오히려 몸의 수로를, 몸의 무늬를 공간에 새기는 고통의 구심점들 사이에서 전달되지 않는, 고통의 내용을 추동하는, 그의 신체만큼 따라갈 뿐이다. 고통에 초과되어 나타나는 표현은 나의 표현의 고통으로 역전된다.

    하나의 동작이 일련의 유연한 흐름을 형성하는 대신 오히려 이 하나 하나의 동작은 도무지 어찌할 바 모르는 몸의 고통스런 추동이고, 몸을 순간적인 최대치의 표현이며, 동시에 사라져 가는 순간이다. '흐트러뜨리며 하나하나의 동작이 메우는 조심스럽지만 동시에 허투루 낭비되지 않는 이 춤'의 타자를 향하는 윤리적 측면에서 그 순간들을 결코 거역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의 춤은 철저히 내재적이지만 관객을 진정 향해 있다.

    <나쁘지 않은 기억들(Not Bad Memories)>, 안무 : 피터 암프(Pieter Ampe, 벨기에)/로버트 스테인(Robert Steijn, 벨기에), '무대를 역전하는 삶의 단편들'

    ▲ 2012 한팩 솔로이스트 이은경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렉처 퍼포먼스의 무대라고도 볼 수 있는 이은경의 무대는 가상과 실재가 맺는 교차점, 자신의 삶을 무대로 가져옴으로써, 더 정확히는 삶과 무대를 맞바꿈으로써 무대의 표현 차원을 생성한다.

    이은경은 네 가지 오브제를 안무를 짜는 게 아닌 그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무대에 두고, 관객은 그녀 삶이 무대에 각인되는, 아니 그녀 삶이 무대를 해체하는 어느 지점에서 그녀의 존재를 지켜보는 관음증적으로 내지는 은밀한 관찰자로 지켜보는 스스로의 시선을 인식하게 된다.

    그녀의 삶은 재현된 이야기가 아니지만 하나의 삶의 평면을 형성하지 않는다. 즉 낯선 것이다. 그 낯섦의 긴장과 아무렇지 않게 스스로의 장을 만드는 이은경의 도취적 상황에서 이 일부러 보여주기의 전시가치Ausstellungswert가 드러난다.

    춤을 추는 이를 밝히기 전에 자신에게 따르는 시선의 자신에 대한 고립 작용과 분리의 소유 작용은 곧 시선의 폭력은 춤 이전에 신체에 대한 문화적 하이라키hierarchy가 상정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이러한 시선을 새로운 놀이의 체계로 푸는 게 이 다른 곳을 보며 또 다른 관객을 만들기 동시에 의도적으로 자신을 노출하기이다. 또는 보여주기이다. 실상 그녀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잘 것 없는 과정들의 쌓아 감 그 뒤에 시선을 재코드화하는 놀이의 전략이 뒤따르는 것이다.

    [공연 개요]
    공 연 명 <2012 한팩 솔로이스트> 2012 HanPAC Soloist
    시리즈명 HanPAC 테마별공연예술시리즈
    일 정 2012. 6. 8 ~ 9, 2012. 6. 15 ~ 16 금 8pm / 토 4pm
    장 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공연문의 한국공연예술센터 02) 3668-0007
    제작, 주최 한국공연예술센터(이사장 최치림)
    예술감독 안애순
    출연자와 안무가
    Ⅰ팀
    김용걸(안무 김보람), 김미애(안무 안성수), 이우재(안무 얀 루르), 김설진(안무 가브리엘라 카리조), 안영준(안무 파브리스 랑베르)
    Ⅱ팀
    최진욱(안무 김윤수), 예효승(안무 알랭 플라텔)
    이은경(안무 피터 암프, 로버트 스테인)

    프로그램
    일정
    Ⅰ팀 6.8(금) 8pm / 6.9(토) 4pm
    ∙ 김용걸 <그 무엇을 위하여...>
    ∙ 이우재 <현행범(Flagrant Délit)>
    ∙ 김설진 <아빠(A pa)>
    (인터미션)
    ∙ 김미애 <야행(Night Journey)>
    ∙ 안영준 <중력(Gravité)>
    Ⅱ팀 6.15(금) 8pm / 6.16(토) 4pm
    ∙ 최진욱 <이몽(異夢, Another Dream)>
    ∙ 예효승 <발자국>
    ∙ 이은경 <나쁘지 않은 기억들(Not Bad Memories)>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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