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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정현진 안무, <뒤바뀐 새벽>: '관계의 시차적 생산'REVIEW/Dance 2013. 5. 28. 09:03
▲ 정현진 지난 작품 [사진 제공=모다페]
‘두 사람의 동일자적 모사와 말없는 연대’, 클래식 구문에서의 이들의 간극은 조명이 그린 프레임의 중첩된 기호의 복잡함 속에 절제된 양식으로 빚어진다. 이 조명의 막들이 일순간에 걷어지고 밝은 평면으로 재편됐을 때 음악 역시 일순간에 확산된다.
이 속에서 움직임은 넓어진 평면, 제약 없는 환영적 영토에서 머물게 되는데, 한 명이 정체된 움직임에서 돌연 이탈한다. 형식적 전환에서 실질적 전환이 첫 발생한 순간 음악은 닫히고, 조명도 사그라지고, 끈적거리는 몸의 관계 맺음이 이뤄진다.
클래식이 재출현하지만, 이 우스꽝스러운 맞물림 속에 둘의 생생한 관계 맺음을 엮고 한 명은 순간적으로 계속 그 흐름을 이탈한다.
그럼에도 어떤 모던의 질서는 영속되고 유효하며 ‘이탈’의 측면은 상대방을 다시 감싸 안고, 그리고 재편됨으로써 어떤 형식적 이탈 대신 잠깐의 탈선과 같은 순전히 내용적 이탈의 의미망으로 봉합되며 모던의 의미 질서를 공고히 이어 간다. 어둠 속 조명이 흐려진 후의 끝 역시 그 의미 지평에 부합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728x90반응형'REVIEW > D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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