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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빠뜨리스 티보, <Fair Play>: '상징과 상상의 간극을 확장하며'REVIEW/Dance 2013. 5. 28. 09:37
▲ 빠뜨리스 티보(Patrice Thibaud), <Fair Play> [사진 제공=모다페]
빠뜨리스 티보는 일종의 고깔모자를 가지고 무대 양옆으로 등퇴장하며 이것은 성화봉처럼 들고 이동하는데, 이어 이것을 허공에서 무형의 껌을 주고받는 식의 연기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껌 탁구’를 연출하며 상상적이고 상징적인 영역의 어느 중간에 위치한다.
곧 그것(껌)이 있음을 상상하게 하되, 그 소리의 흉내의 비슷함으로 인해 그것이 껌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일종의 마술적 상관물이자 다양한 현실을 상정하는 변용의 도구가 된다.
그의 보조 겸 파트너 필립 레이냑(Philippe Leygnac)은 피아노 위에서 재등장하는데 이어 피아노를 치는 가운데 빠뜨리스 티보는 피아노 속 공간의 공명의 떨림에 실제적인 가격을 당하게 된다. 그럼에도 마치 ‘평균대’에 올라가 리듬체조를 하듯 자세를 취하며 연주자이자 퍼포머로서 여러모로 피아노 건반과 연주에 동기화를 이룬다. 그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필립 레이냑은 연주하고 급작스런 변전을 두는 통에 빠뜨리스 티보 역시 급작스레 멈춤의 포즈를 취해야 하고, 이는 웃음을 준다.
▲ 빠뜨리스 티보(Patrice Thibaud), <Fair Play> [사진 제공=모다페]
빠뜨리스 티보의 표현의 능력은 가히 대단하다고밖에 볼 수 없는데 특히 샤워가운을 하반신에 살짝 두르고 무대 앞에서 그의 벌거벗은 상체 그 자체가 사람 얼굴의 형상을 만들고 그 ‘얼굴’을 진동시켜 춤을 춤에서 웃음도 기실 절정에 달했다.
마그리트의 '누드-얼굴' <The Rape(강간)>을 연상시키는 여성의 젖가슴의 모양새로 튀어나온 가슴과 동그란 배의 외설은 그가 남자이기에 상징적 코드의 기준을 만족시켰다고 하겠다.
특히 가슴과 배를 움켜쥐고 그 윤곽을 두드러지게 드러내며 빠른 떨림의 진동을 구동할 때 이러한 명확한 얼굴의 변이가 이뤄졌다. 하나의 공유된 신체를 한편으로는 부분 신체로 집중되는 표현의 영토로 사용하며.
빠뜨리스 티보의 <Fair Play>는 일종의 재현 형식의 상황에 가 닿으며 연기로 그 나머지 부분을 유사성과 현재성의 측면으로 채워 나감에서 의미는 발생했다. 이는 우리가 충분히 이해하고 동시에 상상할 수 있는 영역에 있었지만, 빠뜨리스 티보는 현재에 대한 집중을 통해 순전히 순수한 표현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던 것이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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