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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The Blind> 심청의 포스트모던한 세계REVIEW/Dance 2010. 6. 22. 00:46
최상철 안무, 미끄러짐의 진흙탕 같은 환경에서...
▲ 심청전
상반신 누드로 무대 아래에서 등장한 남자가 헤엄을 치는 시늉을 하다 낚싯줄을 들고 끌어당기자 무대의 장막이 걷히고 수영팬티만 입은 남자가 그것에 묶여 이리저리 뒹구는 식의 움직임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희극적인 요소의 차용은 작품의 무게를 덜고 현대판 심청으로 건너가기 위한 가벼운 전초전의 성격을 지니는 한편 거침없이 나아가는 그리고 무대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이후 작품 전개의 양상을 치열하게 이끄는 견인차적 역할을 하게 된다.
심청은 바다 대신 이 물이 튀기는 비닐 안에서의 두 남자와의 사투로 그 바다를 실재화하여 나타내게 되며 물은 계속해서 튀기게 하여 효과를 거두고 미끄러운 표면을 이용하여 미끄러져 나가는 움직임의 확장된 영역을 만들고, 실재적이고 리얼한 측면의 움직임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
무대 뒤편에서 등장하는 심청 아버지와 창자는 하나의 이벤트적 측면에서 판을 확장하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지점에서부터 극을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심청의 사투와 같은 절절한 몸부림은 흔들리는 배에서 용궁으로 건너뛰는 원래의 이야기가 가진 죽음과 현실 너머의 새로운 세계, 그리고 삶의 획득의 과정을 마치 바다에 이는 물결과 심청이 바다로 떨어질 때 실재적 마찰을 극대화하여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곧 심청의 효심은 그녀가 가진 실존적 층위의 삶과의 마찰로, 결코 진지하거나 도덕적 메시지에 치우치지 않는 유희적인 측면이 강조된 바 크다.
사진 제공ⓒ모다페
관람 일시 및 장소 : 6.2(수) 8PM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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