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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레이지극단, 「푸네 하이웨이 Pune Highway」 : ‘현실을 유예시키는 말/신체의 징후들’REVIEW/Theater 2011. 9. 18. 11:23
폭력의 징후와 비극적 초상, 차가운 현실 인식의 프라모드(Pramod), 말 더듬(인식에 앞서는 언어의 명확한 표징, 그 폭력에 대한 신체의 명확한 저항, 곧 언어는 현실을 전제하고 사고를 획정하며 대상을 지배하는 하나의 폭력적 사태, 그리고 불안함과 두려움을 온 몸의 떪으로 나타내는 신체, 그리고 언어)의 남자 닉(Nick), 현실에 차가운 유머를 던지는 현재를 직시하는 거리두기의 시선을 관철시키는 남자, 비쉬(Vish).
현재는 말들의 징후, 말에 휩싸인 폭력과 불안, 현실로부터의 탈바꿈을 통해 도착한다. 아니 현재는 현실로 도착하기까지 신체의 징후들을 드러내며 머물러 있다.
누군가를 죽였음을 방기했고 이것이 불러올 사태, 하지만 그 현실에 대한 명확한 현실 인식의 부재, 어둠으로 쌓여 있는 벗어날 수 없는 삶의 그림자, 곧 눈앞이 캄캄한 현실에의 인식.
뻥 뚫렸지만 하나의 길, 속도를 품은 하나의 길, 곧 방향 이전에 성립되는 길, 그 단조로움 땅 위에 덮인 땅을 표백한 인공의 두터운 세계, 고속도로 옆의 버려진·소외된 아니 그 소외를 우리의 가장자리로 미약하게 두는, 곧 소외의 소외를 우리에게 되돌려 주는 고속도로 길의 풍경을 생각해 본다면 이들의 단조롭지 않은 단조로운 일상이 결코 단조롭지 않은 한 일상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 가까운 것일지 모른다.
▲ (사진 왼쪽부터) 닉(Nick), 프라모드(Pramod), 비쉬(Vish)
곧 사건 이후 미래적 사태에 대한 현재의 불안정한 진단 속에 길은 하나이고, 또한 내가 밟고 서 있는 아니 나의 발밑에 나를 차단하는(나와 간극을 벌이는) 이 도로, 머물 수 없는 도로는 삶의 멈출 수 없음, 삶의 단독자적 흐름, 그리고 입을 닫은 이 풍경들(바깥세상), 그리고 구원. ‘고속도로’는 평범한 현대인의 평범치 않은, 삶의 양식을 반영한다.이 안에 포스트 콜로니얼의 징후들은 또한 어떻게 포착되는가. 삶의 자리를 이식한, 주체의 자리를 양도한 경계에서 경계를 작동시키는, 삶의 자리의 식민지 시대의 삶에서 그것이 거두어지고 난 후 국가의 법에 따른 주체의 귀속과 판단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당연한 의식으로 따라 붙는다. 곧 이는 지배나 통치의 귀속이 아닌 비자발적이고 한편의 저항과 무기력의 의식으로써 혼동의 경계의 자리에서 온전한 주체의 전유 행위로서 책임의 주체가 된다. 곧 이들은 사회/매체라는 커다란 통합된 시선과 법이 가해오는 폭력과 시선의 영역에 ‘스스로’ 자유롭지 못 하다.
이러한 커다란 전제 밑에 이들은 삶의 노예적이고 유예적·적극적 주체로 출현하지 못 하는, 법과 사회 밑의 평범한 ‘개인’이 되는 가운데 말로써 현재를 유예하고 있다. 말의 덧없음과 미약함, 그리고 또한 의식을 정초하고 현재를 붙잡아 두는 힘의 말.
이 덧없음의 말의 놀이가 이 공연의 전반을 이루고 그래서 이 연극은 대사 위주의 공연 자체가 아닌 그 말들을 통한 현실과 현재의 간극의 상황과 현실을 점유하지 못 하고 현재(시간)를 잃어버린 곧 속도만을 갖고 가는 현실에 대한 적확한 은유를 심층에서 가속시킨다.
[공연 개요]
공 연 명 2011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푸네 하이웨이>
공연일시 2011년 9월 9일(금) ~ 9월 10일(토) 금 오후8시 / 토 오후 2시 7시
공연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주 최 국립극장
주 관 국립극장
관 람 료 R석 50,000, S석 30,000, A석 20,000 관람등급 중학생이상 관람가
공연시간 90분
문 의 고객지원팀 02)2280-4115~6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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