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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SO TIRED>(아임 쏘 타이어드), '비주체들과 주인공'REVIEW/Dance 2016. 1. 22. 10:34
<I'M SO TIRED> 공연 사진
후반 3호선 버터플라이의 보컬 남상아의 거의 독무대로 기록할 만한 '스모우크 핫 커피 리필' 부분은 기존 연주와는 달리 특이하게도 밴드가 어느 순간 개입되지 않으며 마치 하나하나의 음절이 드럼부터 시작해 베이스, 기타로 나아가는 단계들을 누락하며 그것으로부터 벗어난다. 곧 보통 음악이 무용 작업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데서 벗어나서 이 무대의 수많은 움직임들에 대한 주체의 서사를 주인공으로서 그제야 기입한다. 마치 그녀가 커튼콜에서 다른 무용수들과 한 무대에 서서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다.
수열로 이뤄진 장애물들을 뛰어넘기라는 정형화된 공식으로부터의 이탈과 그와 동시에 생겨나는 결과물인 환락을 무대 중심에 올린 이후, 음악은 무대 전체에 스피커를 통해 투과하는 한편 마찰음들을 통해 그 자체로 하나의 막을 형성하며 자신들의 놀이를 벌여 나간다. 그 안에 사람들의 집단적인 서사는 주인공이 없는 반면, 서정적인 가사를 부르는 가수의 등장 이후, 그 목소리라는 하나의 주어가 무대를 지배하는 것, 많은 장애물을 이용한 놀이-곧 결과적으로 무대 바깥으로부터의 침투와 현실을 비추는 무대 안이라는 구경거리로의 이화 작용의 두 놀이의 하나-라는 것이 불러일으키는 중단 없는 게임의 규칙의 안무는 노래에 어떤 몸체를 형성하며 그 노래를 다른 차원으로 승화/이화시키며 작품을 끝을 맺는다.
그 중간에 많은 안무 과정의 구체적인 장면들에 대한 누락은 어쩌면 그 활발한 원原장면의 첫 장면 이후 음악적 지점과의 불화를 겪던 이후 마지막에 노래만 떼어져 나오는 극의 구조와 뗄 수 없는 관계에서 연유하는 것일 것이다. 피곤하냐는 어떤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안무가의 등장 않는 첫 마디는, 피곤이라는 현대인의 신화적 서사를 몸의 지침 자체를 은폐하는 안무의 짜인 의지적 동력을 깎아내는 춤의 결과 합치시켜 이 작업을 느슨하게 짜이면서도 점차적으로 노곤하게 피로가 밀려오게 하는 어떤 독특한 안무의 지점이 있다고 보인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728x90반응형'REVIEW > D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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