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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지경민/임진호, <불시착> '고블린 특유의 몸짓에 풍자를 더하다'REVIEW/Dance 2014. 6. 4. 02:17
▲ 지경민/임진호, <불시착> [사진제공=모다페]
주체할 수 없는 몸의 떨림으로서의 두 벌거벗은 몸이 무대에 던져지는데, 이들의 움직임은 중심이 없는 해체되는 몸과 같다. ‘고블린’(Goblin Party)이라는 이들의 이름처럼 이는 도깨비를 나타내고자 한 것인가. 둘은 덜덜 떨다 둘이 덕석 서로를 껴안을 때 그 떨림은 멈춘다. 곧 서로에 대한 전적인 의지만이 이 외부적인 현상의 동력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듯.
이 두 사람의 감응적 연대는 몸의 부분들을 포개 부풀어진 변형된 하나의 몸으로 둔탁하게 몸을 내려놓으며 전개해 가는 조형적 이미지의 양상을 만드는 것으로 전환되고, 또 수류탄을 무대 뒤 문을 열고 던지고 터짐의 충격까지 재현하는 등의 부산스럽게 무대를 누비며 현실의 파편적 재현의 구문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 해체로서 떨림의 현상학에서 우정의 연대 장면으로, 다시 기괴스런 합체의 존재 탄생으로, 그리고 현실에서의 전쟁의 알레고리를 쌓는 동시에 잔혹한 몸으로의 변용 과정까지 보여줌은 어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추상적 전개의 일단으로 보인다.
‘수류탄’이 이를 폭파라는 충격 자체로 현시되는 몸의 환유, 전쟁이라는 것을 빗대 비판적 또는 우화적으로 드러내는 일말의 은유 차원에서의 메시지까지 다양한 함의로 읽어내는 게 물론 가능하지만, 어떤 영상 내지 텍스트의 맥락이 들어옴으로써 해석의 차원이 결부되기에 그것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밝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곧 이는 고블린이 갖는 고블린만의 어떤 움직임이 살아 있는 동시에(사실 그것은 버릴 수 없는 부분이며 절대 작품과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것이 어떤 형상화의 부분을 감내해 내야 할 때의 안무 과정에서의 전개(되어야) 양상이 아직 더 진행될 수 있는 부분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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