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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ODAFE] 레브 샤론 에얄/가이 베하르(L-E-V Sharon Eyal/Gai Behar), <House> '몸-스크린, 분절되지 않는 몸'REVIEW/Dance 2014. 6. 4. 01:43
▲ 레브 샤론 에얄/가이 베하르(L-E-V Sharon Eyal/Gai Behar), <House> © Christopher Duggan, courtesy of Jacob’s Pillow Dance
알몸으로 감각되는 군무는 순식간에 무대를 덮친다. 몸을 분절해 그 안에서 리듬을 만들고, 접은 몸을 두 번에 걸쳐 연속으로 펼치는 뒷다리의 차올림의 어떤 정점을 찍는 광경은 짧은 황홀경을 선사한다. 곧 음악은 밖에 있지 않고 그 안에 있다. 황홀경(extase)이 사실상 나를 바깥에 두는 것이라 한다면 여기서 밖은 음악적 풍광이 ‘비치는’ 어떤 신체 자체의 들림에 의한 것이다. 음악은 양분되어 둥근 초점과 그것을 둘러싼 커다란 배경으로 작용하는데, 여기에 따라 몸들은 양분되며 다음 음악과 맞물리기도 한다. 어떤 하나의 유기체 자체들로 군락을 이룬 첫 장면 그리고 암전 이후 찾아온 음악에 따른 시퀀스들의 전환은 그렇게 소수의 균열(?)로부터 이어짐의 단초를 만든다. 그럼에도 각각의 음악과 또 개별 시퀀스들의 짜임새로, 그 안에서 완전히 다른 식의 변용을 겪는 매체화된 몸은 감각적이고 다른 리듬을 발현해 낸다.
사실 누드로 생각되던 몸들은 철저히 조명에 의한 착시에 불과했으며, 이는 계속해서 달라지는 조명에 따른 완전히 달라진 하나의 세계 풍광에 맞춰 또 달라진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곧 스크린을 따로 쓰지 않은 이 무대는 그럼에도 조명에 따라 변화 가능한 투명한(?) 매체로서의, 꼭 꽉 끼어 신체 굴곡을 거의 고스란히 비추는 옷 자체가 스크린으로 작용해, 착시와 변용의 전개를 빚어내게 된다. 발레가 기초가 된 단단한 수직 중심의 몸들은 그 굴곡으로부터 움직임을 만들며 결과적으로 유기적인 분절의 변용된 신체의 어떤 움직임을 만들게 된다. 여기에는 역시 몸에 밀착된 피부로서의 의상이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 몸들은 말을 멈추고, 현실에 대한 지각 너머로, ‘색다른’ 몸들의 화려한 향연을 입체적으로 펼쳐낸다. 결과적으로는 이 색채-음향 시퀀스의 구문론적 전개 양상과 접고 펼침, 곧 몸 자체에서 리듬을 파생시키는 황홀한 몸짓들의 맞물림은 시퀀스와 시퀀스 사이의 어떤 알 수 없는 배분이 따른다고 볼 수 있고, 이 점은 사실상 이 작품은 비서사적이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그 자체의 편집 메커니즘 자체에 대한 시선으로 소급되게 만든다. 그리고 이 편집점들의 툭툭 끊어짐은 약간의 빠르거나 급한, 그리고 순식간에 벌어지는 등의 묘연한 작품의 행방, 흐름을 희미하게 지각하게 하는 바가 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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