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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김경영 안무, <THE STIMULATING MOMENTS>: 판소리와 '의미 없는 것들'의 절합REVIEW/Dance 2013. 5. 28. 04:41
▲ 김경영의 안무 작품 [사진 제공=모다페]
연지곤지를 찍은 검은 옷의 여자, 덤 타입 음악의 확장되어 가는 목소리 구문과 사운드, 붉은 응원용 치마를 입고 나타나 제3세계 언어의 우렁찬 기표들을 뱉고 한 바퀴 돌고 들어가는 검은 피부의 남자, 이러한 기표들은 중첩의 불안정한 기조를 만든다.
“당신이 나의 곁에서 떠나기 전부터 이 어둠 속에” 먹을 것을 들고 관객석으로, 곧 ‘무대 바깥’으로 빠져 나감, 이국인과의 엇갈린 층위, 무대 위에 나무 세움을 통한 외부적 상관물의 도입, 이러한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 층위는 끌어당기고 접합해 돌연 의미를 현재적인 낯섦의 어떤 것으로 발생시키는 것이다.
노래에 유연하게 잔걸음으로 흘러가는 여자와 남자의 이별 공식에 조우한 사랑 놀음의 떨림으로 주어질 때 통속적인 발라드는 플라멩코 리듬의 싱그러움을 품은 것과 맞물려 활기차게 암약하고 유동하며 땅의 표면을 감각한다.
이는 대중가요의 넘치는 의미들의 질서에 약간의 인위적 과장됨으로 응수하며 오히려 과잉되지 않는 적합한 경지를 이루는 것인데 꽤 재미있게 드러난다.
말 가면을 쓴 인간-말의 절합, 확성기를 든 여자의 판소리, 춘향가의 기의와 그다지 상관없는 존재들의 잉여 짓, 곧 대중가요의 형식을 결합하는 그리고 그 음악 그 자체가 갖고 있는 그 내용을 지시하는 존재들은 그 현실 자체에 마치 이유 없이 묘하게 동기화의 지점을 어느 순간 만드는 가운데 이상한 노래(실재), 존재(환영)의 결합이 극을 생산하는 대신 어떤 정취를 계속 출현시킨다.
왜 외국인이 다시 나와 훼방 놓듯 곧 소음을 내며 몸짓과 소리의 과잉으로 무대를 불편하게 하는 것일까.
이는 이 협업의 만남을 과정적 측면을 현시하여 그 과정을 메타적으로 드러내는 지점이기도 할 것이다. 반면 이 의미 과잉의 결합 지점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의미 없음의 결합 구문 외에 또 다른 의미를 산출하지 않음이 사실이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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