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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최문석 안무, <Inst.Act>: '비-존재 되기의 불완전한 양상들'REVIEW/Dance 2013. 5. 28. 04:24
▲ 최문석 [사진 제공=모다페]
붉은 천에 검은 색 옷의 꿈틀거림과 치솟아 오름, 기이한 생명체의 탄생, 머리에 보통의 머리 하나가 더 있는 얼굴은 하얀 풍선으로 덮인 우주복 입은 존재가 풍선을 터뜨리고 기이한 존재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한다.
사실 이들은 어떤 기괴한 생명체의 출연을 인위적으로 감행하거나 부유함과 사유 이전의 유기체 덩어리 자체를 나타내는데, 변종보다 채 형성되지 않음의 전 단계로서 변용을 예고하는 데 가깝다.
비-존재 되기는 어떤 중심도, 차이 짓지 않음, 의미화‧기호화되지 않음을 의미하는데 여기에 마이크를 매개로 하여 감정들이 드러나고, 관계의 주고받음 이후 비로소 존재의 모습을 갖추고, 손과 발을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 존재가 된다.
▲ 지난 5월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설명 중인 안무가 최문석
야채들을 토막 내는 파괴적인 성격의 행위가 유일하게 이 굼뜬 무대에 ‘홈을 파고’ 말 이후 뭉치고 다시 흩어지며 가파르게 무대를 누비며 군무를 선보이는데, 움직임들의 도열과 긴장 어린 군무의 탄생, 그리고 최문석의 움직임은 정위되지 않음인데 곧 일정한 흐름의 지속과 반복의 시차를 만들지 않는다. 이는 유기체, 대중없는 칼질과 마찬가지로 의미화‧질서화 문법으로 나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 간 여러 그 사이의 층차와 개념적 구분을 전도하며 혼종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움직임 역시 그런 이중 분절의 구문으로 드러내려 했음을 의미한다.
가령 과격한 몸짓에 고개를 주억거리거나 입을 벌려 포효하거나 과격한 가운데 흐물거리는 몸짓을 만듦은 그것들을 증거한다.
과잉 제스처를 통한 신체 균열, 과격함의 선분에서 감정의 그것의 무화된 평면으로 넘어가는 순간은 간극들의 시차를 통해 불완전한 인간을 형상화한다. 하지만 도대체 이 ‘균열’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결국 온전하게 통합되어 설명될 수 없는 우리의 삶 자체의 부분들을 신체적인 감각들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이러한 춤, 곧 결국에는 낯선 기호학의 전유는 새로운 움직임의 일환인가, 아니면 감정과 감각을 극단화한 인간의 표상을 재현하는 데(그에 그치는데) 더 가까운가.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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