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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지금 맑음」(2011 봄 작가 겨울 무대) 리뷰 : 'KTX를 타다'REVIEW/Theater 2011. 11. 16. 15:54▲ 「서울은 지금 맑음」 연습 장면[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KTX 안 탑승과 출발, 목적지를 앞두고 점차 가까이 다가가는 것, 그리고 최종 목적지까지 「반짝 반짝 작은 별」을 변주한다.현재를 잃는 끊임없이 사라지는 차창 밖 풍경이나 덜컹거리는 기차의 박동 따위는 현실 극 무대에서 구체화될 수 없다. 다만 서울에서 멀어져 가는 의식의, 그리고 땅이 아닌 그 위에 살짝 떠 있는(그렇지만 땅의 부재가 환유의 감각으로 오는), 그리고 고정되지 않은 이동은 현실을 기억과 이동하며 떠 있는 신체, 잠에 밀접하여 어느 정도 안락함에 젖게 만드는 환경에서 스쳐오는 기억의 감각들이 현실을 통과하며 재조정할 수 있는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기차의 환경은 극과 맞물리고 있다.
기차의 리듬은 드럼의 리듬이 대신한다.▲ 「서울은 지금 맑음」 연습 장면[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서울은 지금 맑음」은 여행이 아닌, 두 사람 간 관계에 주목하는데 오랜 둘 간의 관계는 현재 굳게 닫힌 마음이 이내 폭발되어 드러난다. 일촉즉발의 순간에 있고 폭발은 인식하지 못 했던 상대의 숨은 이야기를 동시에 드러내게 된다.
둘씩 앉게 된 좌석은 서로를 마주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앞을 보며 보이지 않는 그러나 감각되는 상대방에게 또 그에 감응된 자신에게 떨판의 차에 실은 무의식적인 자신의 기억들의 표출에의 만남에 의해 말을 하게 된다.실제 감각되는 이동 대신 의자들을 들고 배우들은 계속 옮겨 다닌다. 그럼으로써 두 명의 관계의 초점을 계속 바꾼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현실은 이 일상이 우리의 것이자 우리와 닮은 누군가의 것임을 드러낸다.
▲ 「서울은 지금 맑음」 연습 장면[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화해의 국면은 결국 발설을 통한 사건에 따라 동시에 누군가의 비극성 내지는 삶의 남루함 따위가 드러날 때며 상처 입은 존재 자체를 품는 상대방에 의해 이뤄진다.일상의 해체는 잠을 자는 것 곧 무의식의 여행을 통해 이뤄지며 어둠이 되고 시간이 무화되는 경계에서 만들어진다. 커튼콜에 배우들은 「반짝 반짝 작은 별」 노래를 부르며 따뜻한 화해의 국면, 일상을 따스하게 봉합하는 이 KTX의 통과 의례적 사건들은 극 바깥으로 이어진다. 이 따스함은 극으로 다시 연장되는데, 「서울은 지금 맑음」은 현대 사회에서 속도의 상징 KTX를 관계의 회복의 공간으로 변주하며 진정한 만남을 그러한 공간의 특수성과 긴장을 가미해 신선하게 풀어내고 있다.
[공연 개요]
- 공연기간 : 2011. 11.12(토) ~ 11.13(일) / 3:00pm, 7:00pm
- 공연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 스 태 프 : 이주환(조명), 도성종(무대감독), 김경남(음향), 양성훈(조연출) ,
심연주(음악), 이재근(무대), 서동신(무대/사진), 유리나(의상/소품)
- 출 연 : 박준석, 허혜경, 김미진, 윤영균, 허란, 이동욱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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