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SIDANCE] (리뷰) '춤추는 도시', 시댄스 레지던스 프로젝트, 이탈리아 파브리찌오 파발레 Italy의 <성 프란체스코의 어린 시절>REVIEW/Dance 2011. 10. 20. 10:46
10월 11일(화) 오후 6시경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2011 서울세계무용축제 '춤추는 도시' 프로그램에서 기 나데르(레바논)의 <모든 것이 숨는 곳>, 펠릭스 오푸수 돔프레(가나), 말릿 우펜드라(스리랑카), 모린 로(중국)의 <웅녀예찬>, 이탈리아 파브리찌오 파발레 Italy Fabrizio Favale의 <성 프란체스코의 어린 시절>이 연이어 펼쳐졌다.
나막신 같은 두터운 신을 잔걸음으로 조심스럽게 신고 가며 내는 계단 소리 에너지, 나뭇가지를 바닥에 긁고 가는 소리, 풀벌레 울음소리, 이 구조물과 자연의 병치는 전체적인 작품의 대위법의 구조 일환이다.이 구조물 전체를 감각할 수 있고, 사운드로만(오직 몸/실재로만) 또한 이 건물을 다시 짓고 해체/상상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이 건물을 무대로 확장하고 감각으로 환원되는 과정을 수반한다.
안무는 여기서 완성되지 않고, 다만 멈춤의 포즈, 그리고 현재/현실에의 감각, 다시 이 건물을 감각하는 퍼포먼스로 나아갈 것을 주지시키는 데서 멈추는데, 일제히 계단을 올라가며 남기는 발자국, 그 사라짐/멀어짐의 징후, 증기의 끓는 소리의 거세짐, 차 소리, 새 소리는 다시 징후로 남는다. 새 소리는 실재의 자국을 남기지만, 이는 현실의 어떤 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현실 표피에 입히는 것인데, 오히려 전자 사운드 궤적, 그리고 멈춤을 통한 명상의 실현은 이것이 심연의 세계임을 말해준다.
가방들을 가지고 와서 주거 형태를 만들고 모포에 들어가는데, 이러한 잠은 하나의 집, 문명, 그리고 놓은 나뭇가지, 감자들을 병치한 가운데 자연과 맞물린다. 그 잠이 위험/추위로부터의 일시적인 잊음을 상기시킨다. 곧 우리가 갖는 잠과 먹을 것은 자연 안에 있는 것이며 우리는 이것을 잊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킨다.
이들에게 실존은 그래서 더욱 감각적이고 또한 원시적이며 도시와 그 속에서의 주거 형태, 삶을 근본적으로 재사유하게 한다. 여기에 덮이는 전자 사운드는 그러한 사유와 연결되며 심연의 자장을 열어젖히는데, 이 세계는 개인적(individual) 공간만으로 소급할 수 없다. 머리를 색 끈으로 묶고, 나막신을 신고, ‘챙챙챙’ 소리 내며 걸어 다니고, 전통 부족 춤 같은 것을 추는데, 이러한 전환의 양상은 실재와 현재의 층위의 봉합을 꾀하는 대신 그 낯섦의 두 궤적의 차이를 부각시킨다.반면 의식과도 같은 행위들로 인해 세계/현실은 점점 변해 간다.
의식에 잠겨듦과 전자 사운드의 공허한 존재의 울림(의식의 자장을 열고 건드리는)과 새소리의 병치, 심연과 자연의 만남, 내부와 외부가 조응되고 섞이고 있음을 드러낸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728x90반응형'REVIEW > D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_둘째 날] 차세대 안무가 클래스 쇼케이스 '9 Works in Progress' (0) 2012.01.22 [2011 SPAF] 남영호무용단 <S.U.N> 리뷰 : '사운드로 번역되는 호흡' (0) 2011.11.06 [2011 SIDANCE] 한국-일본 신은주 & 수미 마사유키(角 正之) 댄스 캠프 프로젝트 리뷰 : 세 명의 분배와 접합의 퍼포먼스 (0) 2011.10.20 [2011 SIDANCE] '젊은 수상자들의 밤' 리뷰 : '각기 다른 스타일의 국내외 젊은 안무가 열전' (0) 2011.10.20 [2011 SIDANCE] '아시아-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 「여행자」리뷰 : '몸과 몸의 교환, 문화의 재전유 전략' (0) 2011.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