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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퍼포먼스 - NJP 썸머 페스티벌 스물 하나의 방REVIEW/Performance 2011. 8. 12. 13:26
▲ 아츠히로 이토 [사진 제공=경기문화재단]
아츠히로 이토, 「V.R.S.S. 2011」에서 빛이 나는 기타는 박자에 맞춰 켜졌다 꺼졌다를 한다. 박자의 단위가 바뀌는 지점에서 우연히 켜져 박자에 대한 인지의 시점에 맞춰 시각적으로 표상된다.사운드 아트는 멜로디‧시간의 추이에 따른 서사의 형태를 띠기보다 실재의 매질, 공간에의 마찰‧울림‧마주침을 통한 반응을 유도하는 것에 가깝다.
빛이 나는 전자 기타의 울림, 멀리서 감각되는 공명, 가까이서 악기 자체에서부터 나오는 감각은 대위법적으로 층위를 달리하며 움직인다. 그렇지만 일종의 화음을 이룬다.
▲ 우지노 무네테루 [사진 제공=경기문화재단]
우지노 무네테루, 「로테이터스」에서 진동과 공명은 기계 자체의 동력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 있다. 곧 순수 악기와는 다른 그것 자체의 생명과 연결된 사운드가 새로운 음악으로 치환되는 감각을 수여하게 된다. 이는 구조체-기계 메커니즘-사운드 자동차들의 조합으로 이야기될 수 있는 동력이 사운드와 빛으로 전환되며 붙박인 자동차의 동력을 시각화‧청각화한다.전시에서 보이는 구조체 자체를 드러내는 측면이 강조된다면, 그리고 죽어 있고 자체 동력을 가진 생명으로 발화하는 단속적인 구조물에서 머물러 있는 반면, 그가 그것들로 퍼포먼스를 할 때는 부분들이 가진 기계의 독특한 음색들이 강조된다. 드럼과 같은, 또 기타와 같은 기본적으로 타악 리듬들이 전제가 되고 기계 장치의 동력이 사운드에서 음악으로 편재되는 독특한 감각의 전이가 재미있다.
▲ 이옥경 [사진 제공=경기문화재단]
이옥경, 「이터널 터닝」은 첼로의 공명을 모두 지운다. 첼로의 겉 표면에의 마찰을 통한, 그리고 이동을 통해 첼로 자체와 자신이 맞닿는 부분과의 감응을 표면화하며 첼로 그 자체를 사운드와 함께 관객으로 전이시킨다. 여기에 구음으로 배음을 까는 가운데 목소리‧신체‧움직임의 통합적 운용이 배치된다.이런 구음은 목소리이지만 기의를 띨 수 없는, 거기다가 희미한 멜로디의 흔적만 남기며 끊임없이 멀어지고 또 생성되는 것이어서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 조희경, 「흐 름, 너 머」
조희경, 「흐 름, 너 머」의 경우는 공간 자체를 음악이 뒤덮고 공간에 일부가 되며 퍼포머가 미술관의 한 부분이면서 보여주기와 보이기의 경계를 흔드는 셈이다. 즉 보여주지만 발견되는 것이고, 보이지만 선행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또한 미술관의 획정된 공간들의 경계를 흔드는 것이기도 하다.▲ 아쿠마노시루시, 「운반 프로젝트」
이날 현장에서 행해진 아쿠마노시루시, 「운반 프로젝트」는 겉은 짚으로 엮은 딱딱한 V자 구조물을 들고 (구조물에 비해서) 비좁은 미술관을 파고드는 모험을 하는 것으로, 관객들이 작가와 함께 일꾼으로 현장에 투입되어 공간과 구조물 간의 거리를 재는 몰입과 긴장, 협업의 유희적 결실을 만들어내는 작업이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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