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하 <Philos> 연주회, ‘사색적 리듬의 흐름들’REVIEW/Music 2019. 3. 12. 13:40
▲ 박지하 정규 2집 음반 [Philos] 발매 쇼케이스 포스터[(1. 24.(목) 오후 8시, 장소: 벨로주 홍대(서교동 372-6)]
처음 두 곡은 2015년 ‘박지하 : 자전적 소리의 기록’의 <풍경을 빌리다>와 <밤을 도와...> 두 곡으로, 첫 번째 곡은 지속적으로 솟구치는 방향성을 가진 동적 이미지 배경이 박지하의 신체, 그리고 소리에 대비되며 결합하는데, 박지하의 숨이 뻗어나가며 공간이 구성되고, 소리는 그 자체로 공간에의 현존의 존재로 옮겨감을 보여준다. 두 번째 곡은 생황으로 연주되는 곡인데, 이를 부는 박지하의 신체가 흔들리며 소리가 증폭됨을 매우 가깝게 볼 수 있다(벨로주라는 콘서트장의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다).
새 앨범 ‘Philos’의 세 번째 곡 <Thunder Shower>은 바깥의 소리(노이즈 녹음 재생)가 연주가 중첩되는 방식으로, 다음은 네 번째 곡 ‘Communion’(2016)의 <달에게서 전해 들은 소리>는 리듬과 멜로디가 분화되며 결합되는 곧 양금이라는 악기 자체의 특성을 음의 매질로 확장한 곡이다. 다섯 번째 곡 <편지>는 여운이 지속되는 곡이라면, 여섯 번째 곡 <Pause>은 바다 소리가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일곱 번째 곡 <Philos>, 여덟 번째 곡, <Walker: In Seoul>, 아홉 번째 곡, <When I Think Of Her>, 열 번째 곡, <On Water>가 차례로 이어진다.
<Philos>에서 보이듯 연주곡으로 점철된 박지하의 콘서트는 우리가 익히 알던 국악이라는 것이 가진 어떤 민속적이거나 토속적인 듯한 고정관념에 반하는 것에서 나아가는데, 이는 앨범 전반으로 확장된다. 상이한 매체/악기의 특질은 곡의 특질 자체를 상이하게 하고, 그를 통한 연주 자체는 역동성과 현존에 대한 감각을 추동하며―예컨대 피리는 연주자의 숨이, 생황은 연주자의 얼굴이, 양금은 연주자의 두 팔과 상반신이 강조된다―그 음의 지속이 갖는 강도는 어떤 반복에 기초한다는 점에서 순일한 흐름을 갖는 동시에 계속된 변주와 음의 호흡(생황/피리)/타격(양금)에 따른 현재성은 사실 그 자체로 사색적인 단위를 이룬다.
가령 <Thunder Shower>는 양금의 타격감이 크게 강조된 곡으로, 이는 어떤 멜로디의 정서로 환원되거나 익숙함으로 분별되는 대신 그리고 그 반복적 차이의 타격이 지루한 소진으로 소급되는 대신 잡을 수 없는 어떤 갱신으로 점철된다. 이러한 잡을 수 없음은 코드화되지 않는 음의 질서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매 곡은 신선하면서도 어떤 수수께끼 같은 느낌을 준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728x90반응형'REVIEW >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립창극단 신창극 시리즈 3 <시>, 분위기와 표면의 이질적 종합 (0) 2019.03.12 무토 <두 개의 산>: '시청각적 용해 혹은 융해' (0) 2017.07.25 장단 DNA(김용배적 감각): '적절한 그릇에 담은 전통' (0) 2017.07.25 <제비 ․ 여름 ․ 민요>, 그 거침없는 컨템퍼러리의 민요-향연 (0) 2014.07.23 <정가악회: 아리랑 삶의 노래-강원도 평창>: ‘삶의 노래들’ (0) 201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