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스토커씨어터 <인코디드>: '영상과 신체의 결합과 그 시차'
    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5. 28. 06:30

    우주를 유영하는 존재들


    ▲ 스토커씨어터(Stalker Theatre) <인코디드(encoded)>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UIMTF] (이하 상동 The rest is the same as above.) 


    어둠 속 하얀 점들, 곧 은하수였다. 이는 더 정확하게는 이 스크린의 검은색 곧 야광처럼 드러나는 흰색의 선분들‧점들의 배경이 되는 ‘검은색’이 암흑으로 느껴졌음을 또한 의미한다. 


    그 속으로 파고들며 끝없는 우주를 사유케 하는 영상이 나타내는 제한적 시야의 공간의 표층에서 발생되는 오로라 같은 양상의 궤적이 밀려간다. 무한한 가시성의 영역, 곧 '비가시성의 형식' 앞, 곧 스크린 앞에 처음 한 명의 존재, 그리고 이어 두 명의 존재가 춤을 춘다. 


    이 존재들은 곧 '가시성의 현존'으로서, 생명의 유일한 표지임을 자처하는 것에 가깝다. 곧 거기에서만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주를 이들의 몸을 매개로 사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포장할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부분, 곧 우리의 삶을 이들의 우주 속 ‘유영하는 춤’에서밖에 찾을 수 없는 상상적 리얼의 장이 서로 다른 몸을 통해 성립하는 실제적 표지로 증명되는 것이라 하겠다.



    줄에 매달려 이 공간의 표면을 훑고 가는 존재의 움직임에 따라 ‘오로라’는 인터액티브적으로 그를 따른다. 뒤이어 영상에서 직선의 실잣기가 양옆 공간에서 이뤄진다. 이것들은 움직임의 영역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갖지만, 끊임없이 그것과 별개로 입체적인 행성의 움직임을 낳는다. 부가되는 음악 역시 잉여적인 차원을 띤다. 


    여기에는 우주라는 하나의 거대한 배경에서 작은 영역으로 축소된, 그래서 일단의 그림자 영역 정도로 거대세계를 그리지 못하는 가운데, 그 인위성이 한층 깊게 출현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주에서 무대의 현존으로



     앞선 우주가 하나의 부정할 수 없는 전체 그리고 그 속에 유영하는 존재들이란 유비라면, 이제 우주와 접면해 있던 존재들은 무대 곧 땅으로 내려와, 우주와 인접한 ‘현실 공간’에서 움직임들을 만든다.


     음악은 이 속의 서커스를 가파르게 감싸며 응전의 양상을 불가피하게 도출했는데, 이 음악이 끝나고 또 다른 전환의 장을 맞는 순간, 이들의 몸을 재 편재시키는 가운데, 숨 고르기의 과정에서 거친 숨이 들려 나왔다. 이는 의도치 않은 ‘리얼’인 셈이다. 


    이런 ‘전체적인 숨 고르기’는 우주라는 친연성이 없이 투박하게 몸을 드러내는 것이었는데, 이는 그 연결 흐름상 불연속적이었고, 다음 곡예의 기대감을 위한 의도적인 불연속의 것이기도 했다. 


    이러한 몸으로의 집중은 ‘기술 너머 남는 것들’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가, 곧 영상 뒤에 사각 프레임만 남은 채 이들은 그 앞에서 고전적인 컨템퍼러리 발레의 정형화된 양식을 서정적인 음악에 맞춰 느리게 추고 있을 뿐이었다. 


    이중의 겹의 미학



    우주를 유영하는 존재들의 인위적 장치로서의 줄 끝에 매달려 오르내림은 무대 앞뒤로 간격을 만들었는데, 이 영상의 입자에 감싸인 존재는 그것들이 투사하는 빠른 몸의 굴곡으로 드러났고, 이는 스크린보다 정면에서 볼 때 튀어나온 부분이므로 영상-신체는 이중의 영상의 겹을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처음 세 명이 이 우주를 건너갈 때 역시 꿈틀대는 이중의 겹으로 생성의 흐름을 마주했던 것에서도 볼 수 있었다. 곧 몸으로써 성립되는 영상과 인터액티브적 접합으로의 생성, 서커스를 통한 위로 올라감, 그리고 영상이 사라지고 떠 있는 신체로 드러날 때 마치 이 현존의 행위는 기예 그 자체인 ‘떠오름의 행위’로 전유된 채, 한편 영상의 사라짐 이후의 잔상과 함께 모호한 몽롱한 흐름에 전이된 채 그 끝의 희미함, 어떤 무언가의 탄생을 신비롭게 그리고 희미하게 공명함을 감각하게 된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