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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afe 2010] Spark Place 1 <소년의 거짓말> 이야기적 장치를 통한 현실의 육화REVIEW/Dance 2010. 6. 22. 02:10
이주형 안무, 물질적 층위에서 빚어지는 관계의 혼전 양상
▲ 이주형
연극적 상황을 묘사하며 현실 안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관계 양상을 치열한 움직임으로 엮어 간다. 이러한 광경은 다소 희극적이고 또 풍자적이고 우스꽝스럽다.
손님으로 테이블에 앉은 레스토랑으로 상정되는 공간에서 한 남자가 빈 맥주 캔들을 쟁반에 받치고 온 웨이터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장면들은 반복되며 일상을 지루한 리듬으로 시간을 늘리고, 그 안에서 선택의 측면을 어느 정도 담보하게 하거나 거리 두기식으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끔 하는 장치 역할을 한다.
현실 층위의 오브제로서 단단하게 맥주 캔 등을 사용하는 이 작품은 물질적 층위에 대한 집착, 그리고 사실 그 캔이 비어 있는 것이란 점에서 허상이나 물질 그 자체에 대한 현대인의 집착에 나름의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렇지만 이러한 현실의 또 다른 모사로서 가상 세계를 그림은 그 바깥에서 그 환경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기제가 존재치 않는다. 물질적 층위에 이끌려 다니는 이들의 모습은 그에 대한 강한 집착과 경쟁 구도가 성립하지만 역으로 정신적 층위는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빈 맥주 캔이 마술처럼 아마도 자석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쟁반에 붙어 있다. 한 번에 와르르 그 캔들이 쏟아진 이후 손님은 욕설의 기억들이 몸에서 튕겨져 나오고, 그 현실들이 몸을 통해 현현되는 묘한 순간들을 맞는다.
바닥을 때리는 캔의 실재의 충격 이후 절정의 지속된 순간과 함께 몸에서도 파열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현실 세계로 눈을 돌려 작품과의 관계를 맺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옷을 하나씩 벗고 추는 움직임으로 끝을 맺는다.
마치 양복이 만드는 인위적이고도 도시적인 느낌의 춤을 구현하는 이들은 전체적으로 세 사람의 끈덕진 관계 형성을 극대화하여 밀어붙이는 안무를 끊임없이 형성해 나가며 그 안에 인간의 야성과 안무적 테크닉을 녹여 냈다.
사진 제공ⓒ모다페
관람 일시 및 장소 : 6.5(토) 6PM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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