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기운
-
호랑이기운, 〈콜타임〉: 균열의 시점, 공고한 일상과 혁명의 틈REVIEW/Theater 2022. 2. 28. 23:50
호랑이기운의 〈콜타임〉은 공연 전 무대 위에 펼쳐지는 상황을 노출한다. 조연출 은호와 배우 범순 두 여성 간 발생하는 이야기는 현장의 급박함 속에 페미니즘, 퀴어, 예술의 동시대성, 남성 중심의 정전 등 다양한 화두를 담아낸다. “공연에 참가하는 출연진과 스태프가 공연 전 극장에 모이기로 정해놓은 시각”을 가리키는 연극 용어인 “콜타임”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급격한 흐름으로 전개된다. 꽤 여러 번의 끈적한 키스 이후에는 급격한 논쟁으로 나아간다. 페미니즘에서, 결혼으로, 예술, 삶에 대해. 은호의 시선에 의해 이항 대립적으로 그 개념들은 분화된다는 점에서, 〈콜타임〉의 대화는 구체적인 차원보다는 이념적인 차원이 크다. 은호의 말 부분 부분은 퀴어에 대한 기초적인 그리고 이론적인 학..
-
이오진 작, 연출,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 현실에 개입하는 목소리REVIEW/Theater 2021. 10. 5. 21:52
정중앙 상단에 십자가가 자리하고 그 아래, 목사의 단상이 배정되는 교회의 물리적 장소성을 극장 전체로 전유한 것은, 이 연극의 언어가 사실임 직한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것과 맞물리는 한편, 장소적 아우라가 한 개인―여성, 청소년, 약자―에게 가해지는 위계와 폭력이 극의 주요한 모티브임을 지시한다. 드라마 연극의 외양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 극의 드라마는 전개가 빠르며, 최소한의 간결한 전사를 전하는 데 그친다. 다른 한편으로, 일상의 시간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식으로 극은 극사실주의적으로 편집된 것 같고, 이는 특히 라이브 연주와 노래가 나온다는 것에서 그러한데, 라이브 공연의 경우, 장소의 아우라가 단지 무대 세트라는 간극을 은폐하기 위함이거나 공연을 통한 매체적 확장을 전시한다는 것 외에 별다른 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