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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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코르넬 문드루초 :「프랑켄슈타인 프로젝트」, 괴물 주체의 패러디적 되살림카테고리 없음 2011. 5. 14. 08:09
컨테이너 박스, 카메라의 개입, 헝가리 사람들, 프랑켄슈타인 박사 이야기의 모티브. 아주 좁다는 것, 카메라와 연결된 몇 대의 수상기가 무대를 복사하고, 전시 프레임으로 바꾼다는 것, 통역과 번역이 필요하고, 좁다는 것으로 인해 가까이서 그들을 대면한다는 것, 자신을 만든 사람을 죽인다는 것, 신화적인 이야기의 실재화/현재화. 이 공간 전체를 쓴다는 것, 컨테이너 박스의 문을 열고 나가거나 예고 없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 시선은 끊임없이 이동되어야 한다는 것, 카메라의 연결을 통해 공간 외부로 확장되기도 하는 것, 헝가리어가 관객에게 있어 영어 대신 언어의 대등한 층위를 상정한다는 것, 카메라에 의해 오디션 배우로 등장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괴물처럼 변형시킨다는 것, 무대가 아닌 컨테이너 박스 자체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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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르바라 마티예비치 & 주세페 치코 :「나는 1984 I am 1984」, 칠판이란 스크린카테고리 없음 2011. 5. 14. 08:05
칠판에 1984년에 일어났던 일, 주로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나열하는데, 이는 칠판이라는 레이어를 통해 생각과 개념의 기호들을 연쇄적으로 적어 나가는 과정에서 렉처 퍼포먼스의 형식 아래 칠판이 메워지고 1984년이 재구성된다. 몇 개의 도상 기호들이 앞서 그려졌지만, 새롭게 이야기가 구성되며 기호들이 이어진다. 일종의 이전 기호는 전략적인 용도로 배치되어진 셈이고 또 미래적으로 재전유되어 배치되는 경험을 군데군데 할 수 있다. 과거는 지나갔고 기억을 통해서 재구성될 수 있음을 그림으로써 사실들의 나열과 사실들의 의도적이고 의지적인 선택과 배치를 감추고 천명하는 묘연한 경계 속에, 역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통해 재구성해 현재와 연결된 지점들의 흥미로움을 띠게 된다. 매우 무미건조하게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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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홍성민 :「엑스트라스 EXTRAS」, 봉쇄된 레이어에 배우에 대한 메타 시선카테고리 없음 2011. 5. 14. 08:00
Photo © Sungmin Hong 수많은 대학로 연기자들의 각각 다른 작품의 한 부분을 연기하는 것, 이는 작품의 해체이자 해체를 통한 조합이고, 조합을 통한 해체이다. 홍성민은 일부러 그것들이 연결되거나 접점을 일게 만들지는 것으로 보이는 것을 피하려 한 듯 보인다. 어떠한 덩어리로만 존재할 뿐이고 그 역할 자체로 존재할 뿐이다. 그렇지만 이 역할들은 어떤 감흥을 전달해 주지 못 하는데 그들의 대사와 몸에 달라붙는 조명과 다른 배역 간의 관계, 이야기의 최소한의 단위조차 형성되지 않는 분절로서의 대사만이 나오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역할이 갖는 레이어는 하나의 구조로서의 작품을 성립시키지 않고 구체적으로는 역할의 레이어를 봉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조명과 무대 등의 표층 층위가 성립되어야 하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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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파드미니 체투 : 「아름다운 것 2」 ‘이 안에 있다’, 현존의 조건카테고리 없음 2011. 5. 14. 07:54
보는 게 아닌 엄밀히 시공간 속에서 시공간을 감지하고, 어떤 순간의 지점들을 찾는 것, 변화 내지 시공간의 변화를 뒤늦게 몸으로 감지하는 것. 작품은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단순한 진실 같은 허위를 직시하는 것이자 최소한의 정보가 제공될 때 더 큰 몰입을 이끌어내는 맥루한의 차가운 매체 속성을 띠는 것도 같다. 움직임이 최소화된 이 시공간은 너무 가득 차 있어 실제 그 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렇다고 뭘 본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분명 움직임을 그런 순간에서도 놓치거나 잔상 같은 지난 움직임을 지금과 관련짓거나 또는 뒤늦게 감지하는 신체 감각들로부터의 인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단지 움직임만이, 움직이지 않는 움직임. 천천히 이동하는 무대에서 홀연히 그녀는 존재한다. 그녀가 존재한다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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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2011_리뷰] 어어부 프로젝트 :「탐정명 나그네의 기록 Detective ID, Record of a Vagabond」: 파토스의 끝없는 분출카테고리 없음 2011. 5. 14. 06:49
Photo © UHUHBOO Project 신기한 건 백현진 자체의 악다구니 뻗치는 노래 가락이 생생하게 존재하며 무대를 채색하고 소리를 잠재우고 존재들을 기만한다는 것이다. 오로지 그의 존재만이 무대에 공간에 가득하다. 밴드의 음악 또한 없다. 단지 파동에 약간의 잔물결을 일으키며 그것을 확인시키는 그 물길을 두들겨보는 미약한 움직임만을 만드는 데 그친다. 백현진은 소리를 내는 것을 통해 자신의 신체성마저 던져버릴 기세 또는 그 신체성 자체를 투과하고 초월하고 있는데, 마치 동물의 울부짖음과도 같고 어떤 언어적인 것과도 거리를 두는 매우 특이하고도 해독되지 않는 기호들을 발설하고 있다. 언어적이지 않다는 것은 이것이 금기를 뛰어넘는다는 것, 메시지를 굳이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더해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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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디륵 플라이쉬만 Dirk Fleischmann : 「나의 패션쇼 My Fashion Show」 유동하는 관객의 시각 경험카테고리 없음 2011. 5. 14. 05:26
디륵 플라이쉬만의 이야기는 참말이다. 그가 가진 담론 체계, 경계에 대한 이야기는 언설이다. 곧 그것 자체일 뿐인 담론을 형성하는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이고 그것이 일으키는 충격과 충돌의 감화 내지 경험은 별반 없다. 엄밀히 패션쇼 마술쇼, 기계비평가 이영준의 해설, 아르코예술극장 무대에서 시작한 분장실 등의 공간 투어, 기반에 깔린 디제잉, 대북 방문에서부터 각종 정치적 문제를 다룬 기사를 읽고 삐라처럼 뿌리는 퍼포머 등으로 이뤄졌지만, 시간의 누적된 경험을 주진 않는다. 곧 작품의 구조는 없고 단지 몇몇 장치들을 패치워크식으로 붙여 구성할 분이다. 이것들이 탄력적으로 연결되지 않음으로써 단지 전시 공간처럼 개별적으로 나뉘어 있을 뿐이다. 극장이란 것을 전유해서 북한이라는 지역의 공간을 가르는 층위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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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2011 리뷰] 김황 :「모두를 위한 피자」카테고리 없음 2011. 5. 14. 05:02
북한에의 경계를 타고 넘는 것, 북한으로의 접속망 개설을 감행하는 것. ▲ 4월 10일 작품 상연 후 작가와의 대화에서 배우들 중간에 앉은 김황 작가 김황은 북한으로 가는 중국 밀수꾼을 북한에서 편지를 건네주는 우편배달부이자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콘텐츠는 북한 사람으로 분한 두 남녀 배우가 피자 만드는 법, 대중가요와 춤 따라 하는 법 등을 유튜브 형식으로 찍은 영상을 담은 CD로 제작하여 이것을 무작정 그곳에 500장 분포하고, 이후 편지 등을 통해 반응을 전달 받는 것이다. 꽤 유치하고도 재미있는 영상들은 북한 사람을 전유하여 이뤄지고 이 CD들을 불특정 다수에게 건넨다는 사실 또한 재기발랄하다. 경계를 보고 경계에서 감행하는 전략은 남한과 북한을 분리해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의 코드화된(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