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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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주 작, 이양구 연출, 〈집집〉: 하나의 집(을 지배하는 시스템) 아래 무수한 존재들이 있다!REVIEW/Theater 2021. 9. 22. 00:19
극장에 들어서면 작은 집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낡은 나무로 된 싱크대장 표면에 흰색 패널을 부착하는 것으로 극 중 유일한 사물의 변화가 여러 장면에 걸쳐 단속적으로 꽤 느리게 일어나는 것처럼, 리얼함은 임대아파트를 재현한 이 집 안 곳곳을 지시하는 것으로 드러나며, 마찬가지로 그 사물을 만지고 지시하며 인물의 발화가 구성되듯 일상은 한없이 느리고 세세한 시간성으로 구성된다. 리얼함은 곧 이 집의 외양, 곧 그 속의 사물들, 그중에서도 싱크대가 지지하며, 이 집은 20년의 시차를 둔 두 인물, 박정금(박명신·이윤화 배우_더블캐스팅)과 연미진(이나리 배우)의 삶을 오가는 공간이자 리얼함의 공통된 토대이기도 하다. 곧 그 둘은 다른 시간에서 마주할 수 없는 반면, 이 집은 마치 그 둘을 응시하듯 제 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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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르시시스트다” 혜화동 1번지 5기동인 봄 페스티벌PREVIEW/Theater 2011. 4. 20. 09:37
자기애를 뜻하는 나르시시즘 Narcissism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은 나르키소스의 이야기를 가리킨다. 타자를 나와 동일시하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한국 사회에 팽배한 현상으로 보는 데서 혜화동 1번지 5기동인 봄 페스티벌 “나는 나르시시스트다”는 출발한다. 또한 ‘순전히 개인적인 나르시시즘 안에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 연극 행위라는 공동의 작업과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까?’, 곧 예술가로서 예술을 하는 동기와 목적 역시 창작자를 포함한 예술가 각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른바 젊은 연출가들의 동인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혜화동1번지’의 5기 동인의 첫 페스티벌인 “나는 나르시시스트다”는 예술가 스스로에 대한 물음과 사회적 현상을 포착하는 시선이 예술과 사회에 대한 교점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