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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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판타스틱영화제 2016 작품 리뷰REVIEW/Movie 2016. 8. 9. 11:09
▲ (사이먼 카트라이트Simon CARTWRIGHT 감독) [사진 제공=부천판타스틱영화제(이하 상동)] '부천 초이스: 단편'에서 단연 돋보인 건 (사이먼 카트라이트Simon CARTWRIGHT 감독)으로, 이는 마노맨의 중반 이후의 등장부터의 빠른 전개와 긴 코와 플라스틱 질감의 피부 등의 특이한 신체 재현과 손목에 건 조종 막대가 그대로 드러나는 구조의 특색 있는 인형들의 마감과 그것을 생생하게 비추는 카메라 때문만은 아닌데, 무엇보다 주인공에게 드러나며 주인공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또 다른 자아로 나타나는 기이한 마노맨이란 존재의 타자성이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몸은 벌거벗음과 불구성-지나치게 짧은 다리와 인형의 특이한 신체 구조 자체를 벌거벗음 자체로 드러나게 하는-의 신체처럼 보이나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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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의 작품으로 본 '서울국제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REVIEW/Movie 2013. 8. 31. 13:38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포스터ⓒ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13세부터 18세까지를 청소년으로 규정하는 사전적 정의에 따른다면, 사실 영화에 있어 19세 미만 불가라는 분류는 영화를 제한 없이 보는 단 하나의 마지노선이기에, 그 이외에 모든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하나의 물리적 영역에 불과하다. 서울국제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를 보며 ‘나는 청소년에 해당되지 않아’, ‘청소년의 시각을 반영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우습지’라는 잠재해 있던 선입관은 단박에 깨지게 됐다. 성북동 언덕에 위치한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에는 단지 분홍 물결의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해, 영화관 안 청소년 연령의 관람객이 많았을 뿐, 관람한 네 편의 영화는 모두 진지했고 심오하기까지 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갖는 청소년들을 위한 그래서 의미 있는 영화제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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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현장] 10년 맞은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오는 9월 5일 열린다REVIEW/Movie 2013. 8. 23. 11:51
▲ 박동현 집행위원장 오는 9월 5일부터 12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및 KU 시네마테크, 스페이스 셀에서 제10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EXiS2013, 이하 ‘엑시즈’)이 무료로 열린다. 지난 13일 오후 3시경 KU 시네마테크(서울 건국대학교 소재)에서 ‘엑시즈2013’ 기자회견이 열렸고, 박동현 집행위원장, 이장욱 부집행위원장, 이행준 실험영화 감독이 참석했다. 10주년을 맞아 ‘엑시즈2013’에서는 그 동안 해온 것들을 다시 돌아보는 취지에서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한 명을 집중 조망하는 회고전이나 인디 비주얼이 빠진 대신, 경쟁 프로그램이 하나 더 늘었다. ‘제임스 베닝’의 장편 영화 (121분)나 ‘나타니엘 도스키’의 (18분 30초) 등 국제 경쟁 4부분, 국내 작가 임철민 작가의 장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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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16개의 발타리 필름 익스페리먼트(valtari film experiment)에 관한 메모REVIEW/Movie 2013. 8. 21. 13:04
1. varúð by inga birgisdóttir 어떤 자막도 없이 흘러간다. 그저 음악과 시적인 이미지들로 이뤄진 영상뿐이다. 화면 전체를 뒤덮으며 눈이 온다. 점차 밝아져 산과 강이 펼쳐지자, 마치 사운드는 이 세계 자체를 밝히며 오는 듯하다. 곧 음악은 축소되어 배경을 장식하는 대신, 그 배경 자체의 울림으로 온다. 이는 대부분의 영화에서 내러티브를 보충하는 측면에서 음악이 사용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특별한 뮤직비디오, 그리고 음악 자체를 상징하는 영상을 다시 만드는 프로젝트에 의한 것일 것이다. 이어 거대한 절벽들 사이에 한 사람이 손전등을 켰다 껐다 한다. 이 무수한 존재들의 점차적 증가, 그에 결부되는 음악의 상승은, 신비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들은 어디서 왔는가, 도대체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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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올드보이즈> 리뷰: 음악이 갖는 판타지, 우스꽝스러운, 그러나 특별한 우리 이야기REVIEW/Movie 2013. 8. 21. 13:00
▲ [사진 제공=제천국제음악영화제] 를 연상시켜 왠지 관심이 가던 영화, 뚜껑을 열어보면 매우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럽게 청소년들의 학교 안 일상을 다룬, 청춘물, 초반부터 엉망진창 진흙탕의 교실을 비추는 열렬한 희극. 주인공 왕 샤오슈아이Wang Xiaoshuai(왕 타일리Wang Taili)은 학급의 아리따운 여자애 유 페이페이Yu Peipei의 사진을 두고 마구 자위행위를 하다, 꺼내 든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 뮤직비디오, 이는 다시 그 여자애의 환심을 사는 데 기여하는 반면, 기타를 치며 그녀를 유혹하려던 한 아이 샤오 다바오Xiao Dabao(배우 샤오 양Xiao Yang)는 짝사랑의 긴 '셀 수 없는' 시간들을 맞아야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잭슨의 춤으로 예쁜 아이의 환심을 얻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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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허창열씨 오구굿> 예술과 삶, 삶과 죽음의 만남REVIEW/Movie 2013. 8. 21. 12:50
▲ [사진 제공=제천국제음악영화제] 불혹도 못 채우고, 죽은 허창열 씨의 혼을 불러다 굿을 해서, 그를 춤추게 한 후, 그가 평소 좋아한 나이키 운동화를 신겨 보내주고자 한다. 눈 오는 경사진 산등성이에서 탈을 쓰고 춤을 추는 모습은 을씨년스럽고도 위태위태해 보이는데, 이 정도면 그래도 허창열 씨의 아픔을 함께 할 준비가 된 듯(?) 하다. 그와 함께 했던 후배의 일상적이고 따스했던 정을 되새기는 이야기는 다시 현실로 감각을 넘어오게 하는 반면, "이제 무덤으로 가옵니다."의 은근한 초입의 목소리와 함께 다시 굿으로 나아가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위치하게 된다. 오구굿은 "죽은 사람을 위로하고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한 굿"으로, 경상도와 강원도, 용동 지방에서 세습무 형태로 내려 오고 있다. 세습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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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로 영화의 외연을 넓히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REVIEW/Movie 2013. 8. 21. 12:45
'음악영화'란 무엇일까. 단순하게 보면, 영화를 수식하는 음악이 붙기에, 음악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영화는 음악을 활용하며, 음악적 완성도에 많은 공을 들인 경우에는 따로 ost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음악영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홈페이지에는 그러한 답이 따로 주어져 있지는 않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얻고자, 또 영화제를 한번 체험코자 제천을 찾았다. 영화, 삶이 된 음악을 비추다 ▲ [사진 제공=제천국제음악영화제] “불혹도 못 채우고, 죽은 허창열 씨의 혼을 불러다 굿을 해서, 그를 춤추게 한 후, 그가 평소 좋아한 나이키 운동화를 신겨 보내주고자”한다. 허창열 씨의 동료와 친구들의 소박한 꿈은 제법 큰 규모의 굿으로 이어졌고,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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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용, '교란된 영화의 감각들' <제 2회 비디오 릴레이 탄산>REVIEW/Movie 2013. 8. 16. 00:58
▲ 김웅용 작가 스틸 컷 [사진 제공=인사미술공간] 김웅용 작가의 작품들은 마치 무성영화 같다. 화면을 가득 채운 불들은 점점 커지고 도깨비불 곧 ‘가상’은 점점 번져 간다. 시각을 잠식하며 시야를 상정할 수 없는 전체 스크린을 통해 촉각의 경계로 넘어간다. 이어 단편들을 전유하는 목소리는 헐거우며 그 자체로 시대-장르적 특유의 표지로써 단편들 위에 덮이고 이미지와 목소리는 불균질하게 차이를 벌리며 이 ‘확정적 견고한’ 목소리를 우스꽝스럽게 그 권위를 추락시키며 이미지들을 헐겁게 붙잡아둔다. 나아가 이미지들을 탄생시키는 현장의 분위기에 대한 포착을 또한 시차적으로 이 (진지한 것의 그 자체로의 패러디라는) 내용의 균열의 틈에서 발생시킨다. 한편 신들은 파편적이고 단속적인데 무작위적 건너뜀을 통해 유추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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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판타스틱'한, 그 금기 너머의 영화들REVIEW/Movie 2013. 7. 29. 20:32
11일간의 판타스틱한 여정을 마무리하다 ▲ 제17회 부천판타스틱영화축제 포스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판타스틱’이라는 말 자체에는 금기 너머의 느낌이 담긴다. 일상은 평평하고 단조롭게 진행되는 것이라면, 그래서 일상을 넘는 것 자체를 일탈과 도발이라 일컫는다면, 판타스틱은 그 일상 너머의 것인 동시에, ‘금기 이전’의 내지는 ‘금기 너머’의 무엇과도 같다. 축제(festival) 역시 일상의 일탈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판타스틱과 축제의 만남은 꽤 환상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바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피판)로, 그 상영작 하이라이트를 보면 피 튀기는 엽기적인 장면들, 좀비를 비롯해 ‘비인간’의 형상을 띤 괴물들이 등장하거나 환각적인 느낌을 주는 장면들 등을 주로 볼 수 있다. 실제 그것들은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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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 '친숙하면서도 낯선 봉준호의 영화'REVIEW/Movie 2013. 7. 27. 01:50
지옥도 닮은 다양한 알레고리의 중첩들 '실재의 사막' ▲ 스틸 ⓒ 모호필름, 오퍼스픽쳐스를 관통하는 알레고리들은 꽤나 서구적이다. 이것이 봉준호 감독의 기존 영화들과의 가장 큰, 그리고 단순한 차이일 것이다. 끝없이 달려 나가는 기차는 금속으로 완전히 쌓여 있고, 어떤 시선도 없다. 이는 마치 눈 먼 상태로 끊임없이 전진하는, 그러나 그 끝이 없는(죽음이 없는) 무한 동력의 괴물을 은유한다. 뱀파이어는 죽지 않기에 역설적으로 삶이 없는 존재이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은 죽기에 유한한 생명은 소중하다. 오존층 파괴로 인해 뜨거워진 지구를 식히기 위해 대거 CW7이라는 물질을 살포하여 발생한 지구의 빙하기는, 그 기차에서는 단지 창문을 통해서만 보는 게 가능하다. 이는 지젝이 말한 “실재의 사막”의 꽁꽁 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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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홀연했던 사나이>: ‘영화라는 매체로의 꿈꾸기’REVIEW/Movie 2013. 5. 28. 03:55
과거와 현재의 혼종적 경계 ▲ 연극 (오세혁 작, 이윤주 연출) [사진 제공=연희단거리패] 은하수다방, ‘너구리’ cf 선전이 흐르는 어느 한낮의 하릴없이 게으른 풍경, 이것은 의고적 스타일로 그 시대를 알리는 시대-정보로서 흘려보낸 것이다. 그러나 곧 ‘한지붕 세가족’의 화면이 나오고 여기에 대사들을 지우고 그를 대신하는 화면과의 동기화를 이룬다. 이 동시성의 알레고리는 패러디의 기호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엄밀히 순돌이가 아닌 승돌이라는 점에서 패러디적 차용인 셈이고 일종의 ‘중첩된 기호’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장기하의 ‘싸구려커피’가 첫 무대 장면을 가리키고 지배하는 음악이자 타이틀이 되는데 이 복고 스타일의 곡은 과거의 (현재에 기입된) 흔적과 현재와 분리된 또 다른 현재로서 과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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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2012) 리뷰REVIEW/Movie 2013. 5. 13. 22:02
'개발의 논리'와 '보전의 논리' 사이에서 ▲ 스티브 버틀러 역 맷 데이먼,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2012) 스틸 [사진 제공=서울환경영화제 홍보팀] 10회 서울환경영화제의 개막작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2012)는 환경 개발을 설득하기 위해 작은 시골 마을에 불시착한 ‘글로벌(Global)’ 직원 스티브 버틀러(맷 데이먼)가 좌충우돌의 사건들을 겪는 과정을 자연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한 편의 드라마로 엮어내며 감동을 끌어내는 수작이다. 환경과 관련해 ‘개발을 하면 더 나은 삶이 주어진다’는 명제는 조건과 그 결과에 각각 이중의 의미를 전제하고 있다. 우선 그 조건에서 ‘개발에 따른 환경의 파괴인가?’, 아니면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일시적인 파괴는 감수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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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고문을 소재로 한 전례 없는 영화'<남영동1985>REVIEW/Movie 2012. 11. 6. 10:52
고 김근태의 자전적 수기인 『남영동』을 원작으로 한 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5일 오후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영화 속에서 시종일관 영화에서 고문을 받아야 했던 김종태 역의 박원상 배우는 버틸 수 있는 체력만 갖고 촬영장에 가겠다고 감독에게 사전에 말했고, 영화 촬영 중에는 그저 최선을 가지고 버텼다. 다른 배우들과 달리 혼자서만 고문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에게 미운 감정이 느껴진 적도 있었다. 남영동대공분실 VIP룸 책임자 박전무를 연기한 명계남 배우는 자신이 연기한 ‘수구꼴통’의 연기가 알 만한 수구 신문을 떠올리면 자연 나온다고 전했다. 또한 근대사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 나라에서 가 근대사의 이면을 조명하는 영화라며 영화의 의의를 전했다. 남영동대공분실 총책임자 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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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에타> 리뷰, '불가능성의 구원을 이야기하다'REVIEW/Movie 2012. 9. 5. 11:00
▲ 영화 스틸 [사진 제공=NEW] (이하 상동) 냉혹한 사채 청부업자 강도는 예의 엄청나게 불어난 돈을 받으러 가서 끔찍한 순간의 신체 형벌로 상대를 불구로 만들고 보험금을 받아 그 돈을 갈음한다. 피에타의 전반은 이 건조한 형벌의 집행과 무기력하게 그에 당하는 힘없는 자들의 모습을 어둡게 그려낸다. 어둠 속 강도 역의 이정진의 눈은 악마의 시선으로 묘사되지만, 실상 두려움과 공포를 야기하지는 않는다. 메두사의 머리는 그것을 보는 순간 즉시 온 몸을 굳어버리게 해서 죽음에 이르게 하지만 이 공포는 형용할 수 없는 것, 얼어붙게 만드는 것, 그래서 매혹적인 그 무엇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정진의 시선은 영혼 없는 무엇이다. 그의 상대들이 그와의 부조리한 계약에 항거할 수 없듯 어떤 정이나 따스함도 여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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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영화 <카우보이>, 2012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개막작REVIEW/Movie 2012. 8. 24. 22:59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라는 영화제가 있습니다. 이 청소년은 청소년만을 위한 영화를 가리키는 걸까요. 내지는 청소년만이 만든 영화를 말함일까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청소년을 위한, 또 청소년에 의한 영화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제 개막작 카우보이(감독: 부드윈 쿨)을 보고 청소년의 감성을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한 가지 더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청소년의 청은 ‘푸를 청(淸)’입니다. 이는 언 대지가 녹고, 푸르른 생명들이 자라나는 봄이라는 계절을 닮아 있습니다. 각박해져만 가는 세상에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우리가 공동체적인 삶의 영토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생명의 가치, 생명으로서의 가치를 잃었기 때문인 것도 중요한 까닭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바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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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둑들>의 제작보고회 현장 : '사진, 배우를 말하다'REVIEW/Movie 2012. 6. 13. 07:30
▲ 12일 오전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의 제작보고회 현장, (사진 왼쪽부터) 배우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에 이은 최동훈 감독의 네 번째 작품 의 제작보고회가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12일 오전 열렸다. 최동훈 감독 외 영화의 주연을 맡은 국내 7명의 배우가 모두 자리했다. ▲ 12일 오전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의 제작보고회 현장, (사진 왼쪽부터) 최동훈 감독, 배우 오달수, 김해숙 ▲ 12일 오전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의 제작보고회 현장, 배우 이정재, 전지현 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 팀이 된 한국‧중국의 프로 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 액션 드라마로, 일견 할리우드의 을 떠올리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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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U.F.O.> 리뷰 : ‘파국의 사회 현상을 마주하다’REVIEW/Movie 2012. 5. 12. 13:09
U.F.O.라는 아포리아 ▲ 영화 스틸컷 [사진 제공=(주)인디스토리](이하 상동) U.F.O.라는 단어는 일종의 말이 낳는 아포리아다. 미확인 비행 물체는 확인할 수 없는 것, 정체를 밝힐 수 없는 것임에도 이는 곳곳에서 누군가에게 분명한 경험의 대상이 된다. 또한 그 확인할 수 없는 물체는 명명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이름 자체를 이름으로 한다. 언어는 가령 언어화될 수 없는 것을 일종의 고유명사로 언어화한다. 한편 U.F.O.는 판단할 수 없는 물체지만 이상하게도 우리에게 분명한 이미지로 남게 된다. 비행접시라는 말로 이는 지칭된다. 이 신비스럽지만 사실 상투적인 물체는 늘 경험을 기다린다. 우리는 그 경험을 하기 전까지 이 물체에 신비로움의 아우라를 포개어 놓는다. 반면 그것을 본다면 이는 확인 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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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연,박소윤,송용진':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22일의 '열린무대'REVIEW/Movie 2012. 4. 24. 07:50
'영화도 보고 무대도 즐기기' Intro : '영화제를 찾은 음악-손님들' 오는 26일까지 신촌 아트레온 극장을 비롯하여 서울 곳곳에서 진행되는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의 '열린무대'를 들여다본다. 22일 일요일 비와 바람이 동반한 우중충한 날씨 속에 열린 오후 2시경의 무대는 사람은 적었지만, 봄의 감성이 듬뿍 배어 있었다. 두 각기 다른 개성의 여성 싱어 송 라이터들이 무대를 신선하게 바꾸며 띄우고 또 감정을 건드리며 안착되었다면, 4시경의 뮤지컬 스타 송용진의 무대는 확 늘어난 뮤지컬 및 송용진의 은근히 두터운 팬층이 자리하며 그 환호가 축제의 지형을 선연하게 그리는 듯했다. 이 세 무대를 짧은 순간들이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나마 구체적으로 돌아본다. 박소윤 : 봄의 싱그러운 감성으로 ▲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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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더 프라이즈>를 달고 아득한 항해를 시작하다'REVIEW/Movie 2012. 4. 21. 00:55
▲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이화여대 대강당 앞 행사 전 정경: 곳곳에 자리해 입장객을 맞는 퍼포머들의 모습 및 부산국제영화제 명예 집행위원장(하단 좌측 사진 왼편)과 배우 권해효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Spring: 희망을 조직하기"를 주제로 한,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19일 오후 6시경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6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을 비롯하여 CGV송파,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 봄, 강동어린이회관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리며 30개국 120편(장편 44편, 단편76편)의 초청작이 상연된다. 개막식 스케치 이날 배우 신현빈과 함께 사회를 맡은 변영주는 시종일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웃겼다. 영상 속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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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닥터지바고'를 보기에 앞서... : 영화 '닥터 지바고' 리뷰REVIEW/Movie 2012. 1. 24. 14:08
▲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배우 강필석, 김지우, 전미도, 홍광호 지난 16일 저녁 7시경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오는 27일 잠실에 위치한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제작 : ㈜오디뮤지컬컴퍼니, CJ E&M, 샤롯데씨어터)의 영화 ‘닥터지바고’ 상영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서는 뮤지컬 출연배우들, 배우 홍광호, 김지우, 전미도, 강필석이 자리해 무대 인사 후에 영화 감상을 관객과 함께 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을 원작으로, 데이비드 린이 감독한 1965년작, '닥터 지바고'는 꽤 오래된 영화지만 굉장히 재미있다. 197분, 세 시간을 넘는 영화지만 별로 지루함 없다. 별다른 특수 효과가 사용되지 않은 듯하지만 시각적 볼거리가 굉장하다.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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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독립영화 감독, 천혜의 지역, 제주 강정마을의 현안을 담다, <Jam Docu 강정>REVIEW/Movie 2011. 12. 6. 20:31
▲ (사진 제공=시네마 달) 12월 6일 오후 4시 30분경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에서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연출 최하동하 외, 제작 ‘Jam Docu 강정’ 사회적 제작단)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제주 강정마을은 유네스코가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천혜의 지역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붉은발 말똥게의 대규모 서식지이자 용천수가 솟아오르는 구럼비 바위가 뻗어 있는 명소로, 현재는 2007년 평화롭던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건설지로 확정되고 2010년 기지 건설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마을 주민들은 기지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긴 투쟁과 싸움을 벌이는 사회적 현안이 걸린 장소가 된 상태다. ▲ (사진 제공=시네마 달) 은 강정마을의 현실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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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티끌모아 로맨스」 리뷰 : '티끌이나 모아야 하는 젊은 세대의 삶의 고투 너머'REVIEW/Movie 2011. 11. 6. 19:40
「티끌모아 로맨스」는 루저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삶에 밀착한다. 실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치환되는 노동, 그 노동의 신분을 가르는 스펙과 자기 투자의 끝없는 소진의 과정은 젊은 세대의 몸을 정확히 절단하고 통과하며 옥죄고 있다. 이것을 유쾌하게 보여주는 한예슬(홍실)의 돈밖에 모르는 모습, 반면 루저로서 돈이 하나도 없는 송중기(지웅)는 재개발이 되는 못 사는 동네에서 한 건물 건너 옥상에서 마주하고, 송중기에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한예슬의 제안에 따라 계약 동거가 시작된다. 물론 잠자리를 같이 하는 게 아니라 한예슬의 옥상에 텐트를 치고 사는 비루함 그 자체를 보여준다. 송중기는 비등비등하게 한예슬보다 키가 조금 큰데(그다지 크지 않은데), 영화에서 키는 굉장히 중요한 비주얼을 담당하는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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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커플즈」리뷰 : 연쇄 효과의 직물을 푸는 쾌감REVIEW/Movie 2011. 10. 19. 09:45
옴니버스식 구성 연쇄 효과, 영화는 네 개의 시퀀스로 옴니버스식으로 묶인다. 중간 중간 신혼부부들의 인터뷰를 집어넣는데, 이 낯선 인물들이 왜 영화를 소위 끊어 먹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영화를 보며 완전히 해소된다. 즉 영화는 첫 번째 하나의 시퀀스로 다 완성되는 한편, 이 시퀀스가 김주혁(유석 역)에 포커스를 맞추어 진행되어 나머지 인물들의 시선이 세 개의 시퀀스를 통해 차례차례 드러나며 이 첫 번째 시퀀스가 일부분이었음을, 그 안에 드러나지 않은 많은 상황들이 동시적으로 전개되며 연결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도미노 효과 ‘도미노 효과’ 내지 트리거 이펙트/연쇄 작용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면, 이러한 원인과 결과, 결과가 원인이 되는 끝없는 도미노의 생성/파괴의 유기적인 조응의 과정, 그것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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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늘」 리뷰 : ‘삶-죽음의 대기, 빛과 어둠의 양면’REVIEW/Movie 2011. 10. 13. 13:03
1년 전, 나의 생일날 사랑하는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를 죽인 이는.. 17살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용서했습니다. 그래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아직은 어리기에.. 용서를 하면 잘못을 뉘우치고 열심히 살거라 믿었습니다. 제 용서가 … 사람을 죽였습니다 -다혜의 노트 中에서- 「오늘」의 대기는 무겁고 또 무미건조하다. 이 대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 현실의 무게, 그 지속, 불균형적인 삶의 변화 없음의 균형과도 같은데, 이는 좀처럼 사건 없는, 서사의 전개가 없는 더딘 흐름을 넘어, 오히려 과거의 상처들을 안고 사는 현재는 그 사건의 징후 곧 어둠으로 덮여 있는 가운데, 그 트라우마의 순간, 다시 사건이 도래하지 않을 종결로서 사건으로 계속 의식은 되돌아가고, 현재는 좀처럼 새롭게 현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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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얼스틸」 리뷰 : 영웅 되기의 세대 교체적 서사REVIEW/Movie 2011. 10. 5. 06:00
우리가 꿈꾸던 영웅, 곧 내 몸을 영웅에 정확히 대입/몰입케 하는 순간, 이른바 신바람이 나서 그 영웅 되기에 기꺼이 삶의 몰입을 꾀하던 순간. '이 영화. 정말 재미있다.' 영웅은 고독의 존재, 혼자만 아는 비밀,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존재였던 슈퍼맨·배트맨의 이른바 개인과 영웅의 간극을 낳는 존재들의 자리에서, 우리가 어렸을 적 꿈꾸던 대입하던 영웅으로의 자리 옮김에서 영웅은 우리 자신과 가깝고도 친숙한 존재 또한 우리 자신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꿈의 서사 로봇, 비참함을 만나다 로봇은 적어도 남자 아이라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삶을 내건, 땀나게 조립이건 조립 이후 배치와 로봇들을 아날로그든 전자동이든 살아 있게 만들기 위해 분투하던 그런 대상일 터. 조립과 완성, 거기에 부여되는 노동 이상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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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차르트 타운」 : 비루하고 적막한 도시 풍경, 현대인의 목소리 없는 영혼REVIEW/Movie 2011. 9. 13. 21:00
외로운 영혼들, 언제부터 ‘영혼’은 표면의 허함만을 간직한 현대인의 실존적 측면에서 결코 드러나지 않는, 그렇지만 그러한 정서를 강하게 체현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현재적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은 듯하다. ▲ 영화「모차르트 타운」 포스터 [이미지 제공 = 트리필름] ▶ 기자 간담회 취재 기사 보기 영화「모차르트 타운」에서 삶은 건조하고 실재에 가깝게 제시되며 재현되지 않는 낯섦과 즉각적인 양태를 띤다. 각 인물이 사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공유‧공감할 수 있는 삶의 형태가 아닌 밑바닥 삶으로 불리는 것, 깨끗하게 정돈된 현실 바깥에서 더러운 욕망의 토해냄을 받거나 대리하는 존재들, 또는 불특정한 다수에 대한 특정 공간의 문 지킴이이자 상품 서비스업자 역할을 하는 것, 그리고 그 주변주에 얽힌 동종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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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로부터의 시각', 경쟁 부문 EX-Now 4 :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REVIEW/Movie 2011. 9. 11. 15:19
무채색의 섬 The Achromatic Island(소피 토르센 Sofie Thorsen, Austria, Denmark/2010/B&W/15min/DigiBeta) : '세계 구성의 시지각 조건' 삶은 하얗고 검은 색 지각의 조건 ‘무엇을 보는가?’가 아닌 ‘어떻게 보는가‧보이는가?’의 질문, 곧 보통의 영화에서 카메라는 제 3의 눈으로 화면 바깥에서 내용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투명한 존재라면 이 영화는 하얀색과 검은색 간 빛의 채도만이 이 세계를 구분 짓게 되는 화면/시선에의 필터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불투명한 존재로 자리한다. 사물은 명확치 않고 세계는 인공적이며 이 다른 하나의 세계의 장면들이 한 때 Fur섬인가의 색맹인 사람들을 표상해서 그 시선의 결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는 다르게 보이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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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블릭 에너미」(공공의 적) 리뷰 : '자크 메스린의 영화보다 더 한…… 요동치는 삶의 파토스 형국'REVIEW/Movie 2011. 8. 25. 10:48
아버지의 과거에 대한 부정, 그 순일한 정체성 형성의 과정을 인정하지 않을 때 자신은 다른 선택을 하겠다는, 독자적인 길을 걷겠다는, 어떤 관습에도 얽매이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 과거와의 단절, 종속에의 거부를 수행하겠다는 것, 나의 시간과 선택과 관계의 양상은 내가 가져가겠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과거 부모 세대 역사와의 단절 이후 그는 스페인에 가서 사랑을 실천한다. 하룻밤 만에. 강렬한 시선의 투과로 여자를 자신의 방으로 끌어들인다. 이 시선은 반드시 닿게 되어 있고 통과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돌아오게 되어 있다. 아버지(역사)의 문제, 사랑의 순간, 다시 폭력의 문제로 다가간다. 무기를 가진 타인의 정복, 공간에의 침투, 이는 곧 법과 질서로 이루어진 세계 일면에 대한 항거로 나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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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북촌방향」 리뷰 : 욕망이 추억하는 시간REVIEW/Movie 2011. 8. 22. 06:18
영화는 남녀 간의 관계를 매우 가까이서 보여준다. 욕망이 솔직한 말들을 타고 꿈틀거린다. 욕망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여준다. 유준상 곁에 나오는 누군가, 이는 사건이자 그의 의식에 우연적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주도권은 미래에 있게 되고, 그 뭔가의 설렘과 현재 진행형의 대화에 집중하게 된다.(곧 이는 주체를 구성된 방식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닌, 주체를 만들어 가거나 그보다 사건이나 무언가에 의해 구성되는 것을 가리키고, 나아가 영화 전체적으로 시간의 헐거운 연결들의 구성을 취해 직접적으로 곧 현재적으로 오는 감각들을 소생시키는 것과 결부된다.) 남자가 무턱대고 마치 고향에 대한 귀소본능과 같이 술 취해서 사랑한다고, 그녀(옛 여자_김보경)를 사랑했었다고, 갑자기 사랑이 출현하는 것은 남자의 불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