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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명덕 사진전 『My Motherland 비록 아무 것도 없을지라도』 : '잊힌 우리 삶의 시공간을 되살리는 사진의 힘'
    PREVIEW/Visual arts 2011. 8. 24. 02:48


    ▲ 17일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주명덕 사진전 기자간담회에서 주명덕 작가(사진 왼쪽), 이번 전시의 기획자 박주석 교수

    현존하는 한국 사진의 대표적인 거장 주명덕 사진전이 8월 18일부터 9월 25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안동 Andong」, 1979

    창덕궁, 수원 화성과 같은 전통 문화재나 기와집‧초가집 등의 전통 건축물, 장승‧불상 등 민중의 미의식이 집약된 대상 등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과 공간의 미를 다룬 1970‧1980년대 그의 사진 작업을 비롯하여 우리 전통적 삶의 환경과 공간을 테마로 한 130여 점의 주명덕 사진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2008년 대림미술관의 주명덕 프로젝트의 마지막 일환으로, 주명덕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작품 평론집 출간과 2008‧2009년 두 번의 전시를 개최했고 이를 아카이브로 구축하고 컬렉션 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작가 자신은 사진이 의무감이나 이런 것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찍었던 것들이 몇 년 지나고 나니 어느새 다 사라진 것들이 되어 버렸다.


    전시를 기획한 박주석 명지대학교 교수는 주명덕 작
    가의 사진 찍는 것의 핵심을 ‘우리 전통의 공간과 사람들’로 압축했다. 창살 등을 볼 때도 어떤 시점에서 봤을 때 가장 아름다울까를 궁리하고, 밖에 창문을 열고 경치를 볼 때도 앉아서 보는, 입식 문화가 아닌 우리 좌식 문화의 시선이 반영됐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흑백사진을 하는 것을 당연시했다. 컬러 사진이 들어오게 된 것은 불과 20년도 되지 않았고, 흑백사진에서 디지털이나 컬러 사진으로 빨리 넘어갔고 그러한 현상에 대해 그동안의 흑백 사진에 대한 자신의 미학이 없어진 것이 아니겠냐는 비평적 시선을 던지기도 했었다. 컬러는 맡겨서 작업하게 되고, 작가가 톤‧칼라‧색감 등을 통제할 수 없었다. 그것을 직접적으로 제어하고 다시 소통하는 것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밟았던 작가는 국내에서 흑백을 통해 자신만의 톤‧이야기를 만들어 냈고, 그것이 메시지가 된 것이다. 

    ▲「강릉 Kangneung」, 1980

    주명덕의 전시 작품들을 보면 그야말로 ‘사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틀‧문 사이로 들여다보는 시선을 기능케 하는 방과 건물의 광경, 벽들, 불교 일주문, 성곽 문, 길 등 앉아 있는, 삶의 보이지 않는 존재를 가정한 것이기도, 또 거기서 나아가 한국의 좌식문화를 가정한 것이기도 하지만, 매우 평면적 사진에 현실의 정보가 포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단순한 여백의 미와 편안함을 준다.

    ▲「순천 Suncheon」, 1972

    또한 흑백 사진의 특성이 갖는 과거의 시간이 물질과 맞물려 들어간다. 웬만한 작가들이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정승들을 다루기도 한다.

    이들 작품들은 작가가 작품의 어법보다는 대상에 관심을 갖던 당시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문에 빛이 통하기도 하고, ‘사람 간 교통이 있는’ 곳인 문을 주로 다룬다는 것.

    2층 전시 방을 거치는 과정에서 암전 상태에서 주명덕 작가의 또 다른 사진들이 슬라이드로 나온다. ‘해리홀트기념고아원’의 1965년 당시 아이들을 찍은 사진들이 눈에 띈다.

    박주석 교수는 ‘사대부의 나라’, 왕이 사대부의 뜻을 거슬러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조선 시대는 문화적으로는 매우 고양되어 있었다고 전한다. 90% 양민의 희생을 전제하기는 했지만, 선비적인 미의식이 건축물에 들어가 있었다. 모더니즘의 간결한 구성들이 이미 우리 전통 건축물에 다 있었다.

    3층에 올라오면 산등성이에 위치하거나 산 속에 홀로 있는 초가집들의 풍경이 한 편에 모아져 있다.

    박주석 교수는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대규모로 만들어졌던 슬레이트 지붕에 대해, ‘지금 보면 나름 가치가 있다. 이 자체로 우리 삶의 한 정서를 차지했던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인다.

    ▲ 자신의 사진전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는 주명덕 작가

    5일장에 어르신들은 흰색 정장을 입고 나오셨었다.
    “요새는 백의민족 아니거든.”(주명덕)
    이 광경 또한 지금에서는 매우 특이한,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먼 거리에서 찍은 사진들은 길의 구불거림, 갖가지 사물들과 집이 하나의 형태를 이루며 포착되어 있다. 하나의 사진으로 압축되어 광경을 이룬다.

    한편 3층 전시장을 나오는 출구 옆에는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으로 웃고 있는 사진 한 장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박주석 교수는 예전 어린아이들을 국내외에서 다 비참하게 그렸는데 주명덕 사진의 경우 작가가 내적으로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굉장히 밝게 표현됐다고 전했다.

    ▲「경주 Gyeongju」, 1992

    이번 전시 포스터로 쓰인 「경주 Gyeongju」(1992)에 대해 박주석 교수는 뭔가 있는데, 텅 비어 있는 것 같은 그러면서 미적 가치를 갖춘, 우리 삶의 공간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은 이미지로 소개했다.

    ▲「부산 Busan」, 1986

    문창살은 불교의 역사적 전통의 흔적들이 쌓여 우리 미의식 많은 영향을 끼친 문화들과 관련된다.

    ▲「경주 Gyeongju」, 1972

    경주에서 찍은 성하지 않은 돌은 우리 전통 문화의 슬픈 현실이다. 이는
    망치로 잘라 갈아 물에 타서 먹으면 애의 병이 낫는다는 속설에 기인했던 것이기도 하다.

    주명덕 사진전은 그간 세 번의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 270여 점을 비롯해서 1960-70년대 주명덕의 초기 사진, 최근의 '장미' 시리즈까지 700여 점의 작품과 아카이빙 차원의 사료의 영상 전시까지 진행된다. 주명덕의 방대한 사진과 주요 작품들을 통해 작가의 사진 문법을 연구하고, 한국의 원형 문화까지 접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인다.

    [전시 개요]

    전시  기간: 2011년 8월 18일(목) ~ 9월 25일(일)
    장     르: 사진
    주     최: 대림미술관
    기     획: 박주석 (명지대학교 교수)
    장     소: 대림미술관
    후     원: 대림산업
    협     찬: 영창피아노, 국립극단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전시 연계 프로그램]

    ■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 해피 칠드런 “사진으로 짓는 집!”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전시감상 후, 주명덕 사진과 미술관이 직접 개발한 감상 활동지를 활용하여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이야기해 보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  대  상 : 초등학생
    -  일  시 : 전시기간 중 15명 이상 예약 접수
    -  참가비 : 15,000원 (전시 입장료 포함)
    -  접수 및 문의 : 대림미술관 교육팀 T. 02-720-0667
     
    ■ 청소년 + 일반 관람객 교육프로그램 - 틴 대리머 “특이한 시점의 관광책자 만들기”

    역사와 문화가 담긴 해설과 함께 미술관 인근지역을 탐사하며 뷰 파인더에 담긴 모습들
    사진찍기! 프로그램이 끝난 뒤, 지역 주민들이 그 사진들을 직접 선별하여 관광책자로
    만드는 프로젝트!
    -  대  상: 중·고교생 및 국내외 미술관 방문객 단체 (최소 10인 ~ 최대 30인)
    -  일  시: 전시기간 중 10인 이상 예약 접수
    -  참가비: 10,000원 (전시 입장료 포함)
    -  접수 및 문의: 대림미술관 교육팀 T. 02-720-0667
    -  특이사항: 통의동~통인동 프로젝트(가칭)와 연계하여 일반 관람객 프로그램 특별 신설

    ■ 학술세미나 “사이-공간”

     대림미술관 지역연계프로그램 ‘통의동~통인동 프로젝트(가칭)’와 연계하는 국제학술세미나!
    -  대  상: 지역 주민, 사진·도시·건축·문화예술 전문가, 주명덕 작품에 관심 있는
              일반 및 학생
    -  일  시: 2011년 9월 17일(토) 
    -  장  소: 대림미술관
    -  주요내용: 주명덕 사진 속의 공간이 반영하고 있는 한국인의 삶과 문화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이 공존하는 하드웨어적 공간으로서 동네의 ‘사이 공간’ - ‘골목’
    골목에 녹아 있는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조명하여 앞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동네 지역문화에 대한 소프트웨어적 대안 모색
    -  문  의: 대림미술관 교육팀 02-720-0667
    -  특이사항 : 통의동~통인동 프로젝트(가칭)와 연계

    ■ JAZZ NIGHT IN THE MUSEUM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미술관의 로맨틱한 저녁, JAZZ NIGHT
       - 일 정: 8월 27일, 9월 24일 토요일 오후 6-7시, 대림미술관 4층
       - 입장료: 2,000원(전시 입장료와 별도, 당일 선착순 판매)
       - 콘서트 당일 오후 8시까지 전시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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