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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 끝나지 않았다」리뷰 : 극단적이지만, 현재 우리의 파편적 모습
    REVIEW/Theater 2011. 5. 14. 06:37


    이 작품은 마치 연극 「칠수와 만수」의 21세기 버전을 보는 듯하다.
     비루한 삶에서 탈출구를 찾고자 용쓰는 세 남자, 이는 적극적인 대사와 과장된 행동으로 나타나며 유머로 포장되어 우리의 살갗에 닿는 제스처를 취하지만, 실상 소시민의 삶을 현실적으로 비추고 있다. 코드 시스템 내에서 비루한 삶으로 대변되는 그 비루함 자체는 시스템 내 출현하는 언어이지만, 로또나 보험사기 같은 영역에서의 큰 몫 잡고 삶을 변화시키는 것밖에는 없는 것으로 그 시스템을 용인한다.

    이 부분에서 열심히 삶을 구가하는 것 같은 이들은 코드 시스템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이 단지 가난과 부자의 양분화된 가치만의 선택을 용인하게 되며 매우 불행한 결말로 나아간다. 이들의 윤리적이지 않은 선택은 연출가의 의도적인 선택이지만, 그러한 충격이 우리의 미천한 물질 자본주의의 늪과 잃어버린 주체성의 내면에 어떤 파장을 줄 수 있을까!
     


    과연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의지가 타자의 죽음에서까지 합리화될 수 있을까? 코드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함몰되는 과정은 유쾌하지만, 실상 슬픈 현실을 대변하며 결코 우습지 않게끔 만든다.
     블랙코미디라고도 할 수 없는 이 작품은 진정한 슬픔을 배반하고, 오히려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조명의 밝힘을 통한 나쁜 기억의 판타지로써 생채기를 남기고자 한다. 이 코드 시스템을 벗어나는 길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것, 오히려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나은 길이 아니었을까 싶다.

    옥상에서 뛰어내리며 세상에 울부짖음을 쏟아내는 이들의 모습은 「칠수와 만수」 때보다 훨씬 무력하다. 「칠수와 만수」의 시대 상황이 이들의 외침이 TV 생중계가 되며 하나의 시위 차원으로서 세상에 구멍을 내는 파급력을 지니며 이슈의 현재화가 되는 차원과는 너무나 다른, 그저 내면적인 파토스의 분출, 억울한 상황 자체에 대한 역설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다.


    현실의 한 대안적 시도로 보험 사기라는 구멍 뚫기 정도를 시도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익숙한 현상으로 번져가는 듯하다. 이것은 그래서 너무나 현실적이며 차라리 그것에 대한 대안이 제시되어야만 그러한 현상을 접근할 때의 의미가 존재케 되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열심히 사는 비루한 삶의 모습에 적극 일치됨으로써 이 우스울 수 없는 우스움의 상황이 더욱 아쉽게만 느껴진다. 물론 그 우스움이 단순한 연극 행위의 즐거움으로 느끼는 관객에게는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는 연극임은 충분한 것 같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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