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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민 위고네, <포즈 발표회>: ‘다른 몸을 보여주는 방식’REVIEW/Dance 2017. 11. 2. 15:06
야스민 위고네(Yasmine Hugonnet), <포즈 발표회Le Recital Des Postures (Recital of Postures)>
▲ 야스민 위고네 ⓒAnne-Laure Lechat [사진 제공=국제무용협회] (이하 상동)
제목이 가리키는바, 일종의 포즈들의 전환으로 무대는 채워진다. 머리를 들어 올리는 데까지, 또 옷을 벗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러한 지루함은 누드로 연장된다(‘몸은 투명하다!’). 그리고 그가 스텝을 안으로 조이고 빠르게 이동하면서, 정확히는 몇 배의 속도로 스텝을 잘게 밟으면서 흔들리는 몸 자체를 현시할 때 비로소 몸은 달라 보이고, 다른 몸을 선사한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일종의 외부에서 수여된 오브제쯤으로 사용할 때, 곧 호흡을 안으로 잔뜩 머금고 머리카락 한 움큼을 자신의 인중에 끼고 정면을 볼 때 신체는 또 달라져 있다. 이것은 ‘다른 신체’라는 것이 중요하다.
▲ 야스민 위고네 ⓒAnne-Laure Lechat
역설적으로 같은 신체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신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끊임없는 지루함으로 귀결된다(이 공연에서처럼). 그러나 ‘문득’ 몸은 달라진다. 움직임이 아닌 몸이. 아니 움직임을 떼어 놓고 몸을 상정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움직임 더하기 몸이. 그러나 그것은 분명 움직임의 다름을 통한 것은 아니다. 곧 이 공연은 몸을 보여주는 (방식을 전달하는) 공연이다. 한편 이 몸은 어떤 도상에 대한 모방도 아니고, 머리카락 더하기 투명한 몸이라는 이전 공식과 같이, 새로운 몸, 새로운 인간, 포스트휴먼에 대한 논의로까지 확장된다. 곧 결과적으로 단순한 웃긴 몸이 아니라 이상한 몸, 다른 몸이 거기에 있다. 마지막 장면도 신선했는데, 커튼콜 때 굳이 의상을 걸치지 않고 역시 어떤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몸만이 있는 것이다.
▲ 야스민 위고네 ⓒAnne-Laure Lechat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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