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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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국수집」 리뷰 : 시간을 붙잡아 두는 말. ‘괴물 기억’의 귀환REVIEW/Theater 2011. 9. 26. 08:59
아들은 할머니의 외양을 한 치매 걸린 어머니에게 하나의 외상/금기/현재의 단절·절단/과거의 반복이다. 반면 그 딸에게는 자신의 외상/금기/현재의 기억하기 싫은 증상/과거의 사건이다. 어머니에게는 과거가 현재의 사건으로 재현되고 이어지지만, 딸은 과거에 대한 치유가 어머니의 치유, 과거의 복원이 아니라 망각, 현재로의 삶의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치유가 자신의 치유에 선행했으면 하는 이상화된 바람을 가져갈 수밖에 없고, 자신의 치유란 실제 그것을 개별적으로 꿈꿀 수 없을 정도로 어머니의 과거로의 돌아감, 곧 일회적인 사건의 계속된 발발의 그 끔찍함의 상처가 주는 것과 결부되어 있어 오히려 자신의 상처, 오빠를 잃어버림의 상처는 오히려 망각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배우들의 대사는 일상의 언어와는 다른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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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상주국수집」 : 무대로서 언어의 가능성과 관객의 감각 체현을 따라PREVIEW/Theater 2011. 9. 16. 11:21
「상주국수집」은 찬찬히 시간을 더듬어 가는, 감각들의 미침을 저곳(무대)/이곳(관객)에서 이곳(사실상 관객의 감각 이전에 무대가 존재하기에)/저곳(관객의 몸은 이미 무대로 인해 변용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곧 우리는 무대를 통해 인식하기보다 이미 다른 몸이 되는, 그래서 낯선 어떤 몸이 되는, 저곳이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으로 건너옴을 느끼는, 배우의 공간에서의 존재 감각을 관객들이 체현하는 극단 동의 지점을 그대로 안고 간다. 그래서 이 연극은 리얼리즘, 한국적 드라마 정서, 카타르시스적 분출과는 다른 중심축을 가진다. 배우의 저 손을 떠는 것의 징후들, 비 소리, 관객을 건너가는 배우들, 사무침을 뱉어냄과 공간의 가로지름의 대조와 겹쳐짐, 국수의 은유(뱉어 낸다)/환유(하얗지만 촘촘한 가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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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作“ 2011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 샘플054씨 외 3人 : 버려진 자들과 새로운 표현 어법이 돋보이는 연극PREVIEW/Theater 2011. 4. 15. 13:13
종이 박스와 비닐봉지로 만들어진 무대, 종이박스와 비닐봉지처럼 사용되고 버려진 사람들의 이야기. 극단 동의 신체행동연극, 창작국악그룹 불세출의 정통 우리음악, 미술작가 홍시야의 특별한 무대 4명의 죄수들이 출소하고, 빠르게 교도소를 벗어나 도시로 뛰어들고, 사람들을 피하지만 숨을 곳이 없다. 그들에게 가족은 이미 죽거나 떠났고 남은 목적지 또한 없다. 어떤 출소자는 가족을 만나기도 전에 살해당하기도 한다. 이들은 안개 자욱한 기차 길 옆 기적소리를 들어도 기차 타는 게 무의미하다. 완전한 현실의 비극적 상황이다. 미술작가 홍시야의 참여로 종이 박스와 비닐봉지로 만들어진 무대를 통해 종이박스와 비닐봉지처럼 사용되고 버려진 사람들을 환유한다. 이는 그러나 사회 재적응에 실패하는 출소자들에 대한 법무부 소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