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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리허설 현장_15p] 미리 보는 「벌」: 현대인에 관한 병리학, 망각된 것의 환유PREVIEW/Theater 2011. 10. 14. 11:18
▲ 13일 3시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벌」 프레스 리허설 현장
(재)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은 배삼식 작가의 신작 「벌」을 10월 13일부터 10월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3월의 눈」, 「벽 속의 요정」, 「열하일기만보」, 「하얀 앵두」 등 한국 연극계의 대표 극작가 배삼식과 「다윈의 거북이」, 「하얀 앵두」, 「디 오써」 등의 작품으로 주목 받는 김동현 연출이 함께 한다.
지난 해 구제역으로 가축들이 살처분되던 때 토종벌의 95% 이상이 집단 폐사했다고 한다. 벌의 애벌레가 썩어 죽는 전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Sacbrood, 囊蟲蜂兒腐敗病)' 때문으로, 배삼식 작가는 이 사실에 착안하여 벌의 전염병이 돌고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서 3일 동안 일어나는 이야기를 「벌」에 담아냈다.
「벌」에는 현대 사회로 진입하며 생겨나는 각종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해 자연의 균형이 무너져 가는 상황에서 각각의 배우가 저마다 병들어 있는 아픈 개인의 병리적 통증을 드러낸다.13일 3시경 열린 프레스 리허설에서는 작품의 2장과 5장의 시연됐는데, 극 중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말기 암 환자인 ‘온가희’(박윤정)에게 벌이 집단적으로 내려앉고, 그녀의 발악적 고통의 토로가 폭발적으로 드러난다. 벌이 호박이라는 화석으로 될 확률 따위를 거론하던 마을 사람의 대사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들로써 이 벌이 그녀에게 앉을 수 있는 가능성 따위를 논하는데, 이는 근대 이후의 사고 체계를 거론하는 것이자 그 파열의 지점까지 언급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편 벌이 앉은 그녀의 몸은 일종의 변이된 신체로서 의학/과학으로 살릴 수/해결할 수 없는 신체에 신화적인/주술적인 구원의 힘과의 접점이 맺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미뤄 놓은 것들에서(마치 무의식과 같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들, 그 징후들, 벌들의 반란이 근대의 합리성을 전복하고 있는 것 아니었을까 싶다.
[공연개요]
공연일시 2011년 10월 13일(목) - 2011년 10월 30일(일)
평일 7시 30분 | 주말 3시 | 10월 19일(수) 3시 | 월요일 공연 없음
장 소 명동예술극장
작 배삼식
연 출 김동현
출 연 조영진(최요산役), 최현숙(박정순役), 강진휘(구릉 델렉役), 정선철(정수성役), 박윤정(온가희役), 이봉련(송신가람役), 서미영(차미선役), 김슬기(김대안役)
스태프
안무 안은미, 무대디자인 여신동, 음악감독 장영규, 영상·대소도구디자인 최학균, 조명디자인 최보윤, 의상디자인 김지연, 분장디자인 이동민, 조연출 구자혜, 이지영
제 작 (재)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입 장 권 : R석 30,000원 | S석 20,000원 | A석 10,000원
문의·예매 : 명동예술극장 1644-2003 www.MDtheater.or.kr사진 & 글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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