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닥터지바고'를 보기에 앞서... : 영화 '닥터 지바고' 리뷰REVIEW/Movie 2012. 1. 24. 14:08▲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배우 강필석, 김지우, 전미도, 홍광호
지난 16일 저녁 7시경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오는 27일 잠실에 위치한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닥터지바고>(제작 : ㈜오디뮤지컬컴퍼니, CJ E&M, 샤롯데씨어터)의 영화 ‘닥터지바고’ 상영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서는 뮤지컬 <닥터지바고> 출연배우들, 배우 홍광호, 김지우, 전미도, 강필석이 자리해 무대 인사 후에 영화 감상을 관객과 함께 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을 원작으로, 데이비드 린이 감독한 1965년작, '닥터 지바고'는 꽤 오래된 영화지만 굉장히 재미있다. 197분, 세 시간을 넘는 영화지만 별로 지루함 없다. 별다른 특수 효과가 사용되지 않은 듯하지만 시각적 볼거리가 굉장하다. 유리 지바고는 거의 초반에 어머니를 잃는다. 그리고 그는 전쟁의 소용돌이 혁명의 여파에 휩쓸려 세계를 정처 없이 떠돌고 그에 기댄다. 곧 그에게 (고향으로서) 어머니와 (어머니로서) 고향은 부재하고 이상적으로 주어진다.아련하게 들리는 러시아의 민속 악기, 발라라이카Balalaika로 사용된 악기 연주가 따르는 음악은 거의 하나이자 파편들로 영화 군데 군데 주어지지만, 이 음악이 사용된 부분은 정확히 유리지바고의 세계에 대한 낭만적 감상이 발동하는 순간들과 일치한다. 이 낭만적 감수성은 유리 지바고의 현실과의 대립 내지 고립과 세계에의 낭만주의적이고 이상적인 지향을 동시에 상정한다.
현실은 냉혹하고 낭만을 허용하지 않지만 그리고 정말 그 뼛속 깊은 추위를 영화 내내 그리고 그의 경험에 안기지만, 그는 이 현실·현재에 벗어나 있고 현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이에 대한 그의 현실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보다는 오히려 시로 현실의 구멍들에서 비치는 세계의 낭만들을 표현·구현하는 그의 삶에 매력을 느끼게끔 한다. 이는 다름 아닌 음악의 특정한 부분에 맞춘 사용에 있고 또한 어머니와 고향이 부재하는 가운데 빛에 대한 끌림과 염원 같은 것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와 라라의 사랑은 애초에 이뤄지지 않고 역사의 굴곡 속에 자연스레 그리고 엄청난 크기로 이뤄진다. 이는 단절되고 또 이어진다. 강력한 염원 아래, 수면 아래 잠긴 이상적 열망 아래 라라는 부재하는 빛과 고향의 이미지이자 삶을 강력하게 끌어올리는 곧 전쟁과 혁명의 위기 속에서 무력한 개인을 이끌 수 있는 하나의 질기고도 끈끈한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곧 인류가 겪기 힘든, 그러나 인류가 겪었던 역사의 파국 속에 이데아적 낭만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닥터 지바고는 우리의 현재 삶과 연결 지점을 갖는다.
이것을 과연 뮤지컬로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영화와 무대는 전혀 다른 프레임을 가진 매체이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728x90반응형'REVIEW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주연,박소윤,송용진': 2012 서울여성국제영화제 22일의 '열린무대' (0) 2012.04.24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더 프라이즈>를 달고 아득한 항해를 시작하다' (0) 2012.04.21 8명의 독립영화 감독, 천혜의 지역, 제주 강정마을의 현안을 담다, <Jam Docu 강정> (0) 2011.12.06 영화「티끌모아 로맨스」 리뷰 : '티끌이나 모아야 하는 젊은 세대의 삶의 고투 너머' (0) 2011.11.06 영화 「커플즈」리뷰 : 연쇄 효과의 직물을 푸는 쾌감 (0) 2011.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