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1.07.11 02:47

 


‘고맙습니다.’, 나락에 가 본 사람은 그 어려움에 감사할 줄 안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역설 가운데 하나이다. 지나간 것의 추억을 겪었던 모든 것의 사랑을.

감사함은 모든 슬픔과 흔적들, 그리고 현재 삶에의 감사함이 묻어 있다. 무엇보다 내 자신을 보듬는 것이다.

이는 커튼콜을 대신하는 배우로서 관객에게 던지는 메타 차원의 대사이기도 하다.


이후 그녀가 일상에서 매만지던 현실에의 감각들, 마치 손 어느 한 곳에서 스치듯 수없이 훑었던 웨딩드레스, 마치 그 시간들이 삶의 환유 차원에서 시간의 조각들로 된 웨딩드레스를 무의식적으로 이루고, 그 결혼의 은유로서 웨딩드레스가 다시 꿈의 서사, 새로운 삶의 전환을 여는 중첩적인 기호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녀에게 부착된 존재된 루저들, 또는 세상 바깥의 사람들, 그의 전 남자 친구나 그리고 삶의 어두운 순간에 영향을 주고 또 함께 간직한 어머니, 사기를 당한 동생, 이들 사이에서 축 처지는 신세 한탄의 처량함과 가없는 절망의 오감, 그리고 어느새 폭발하듯 세상에의 촉수를 뻗는‧항변하는 그래서 이 바깥의 문을 세게 두드리며 깨고자 하는, 삶의 가없는 약진, 또 삶의 벗겨낼 수 없는 아픔과 지금의 처지가 녹아 있는 처절한 자신에의 폭발은 잠잠하다 갑자기 솟구치고 또 다시 가라앉는 삶의 파도 같은 역동적인 템포로 극을 누빈다.


조금 모자란 듯한 가슴에 있지만, 미처 다 꺼낼 수 없는 듯한, 말하고 있지만, 실은 자신의 가슴을 치는 듯한 이항나의 항변적 자기 표현은 견디기 힘들 정도의 자국을 남긴다.

매우 사실적인 무대는 조명에 따른 시간의 변화를 안은 생명체와 같이 존재하고 배우들의 자국이 묻어나게 된다.

결국 결혼을 통해 이 벗어나지 못 할 시간, 덩어리의 무대 공간, 자신의 집, 관계들이 얽힌 집을 벗어나는 것은 일종의 해방이자 삶의 변환이고, 그 시간의 기억들은 탄탄한 빗장을 풀고 더 먼 시간 속으로 사라져 간다.


치요코는 행복을 찾은 것일까, 행복은 과거와의 단절, 아니 과거의 뛰어넘기를 통해, 아니 과거의 어루만짐과 수용을 통해 당도하게 되는 것일까, 웨딩드레스를 깁던 손은 누군가와의 가정을 꾸리는 손의 쓰임으로 재편될 것이다. 그 설렘과 지난날의 아픔 사이에서 작품은 흘러버린 시간을 그저 흘러가게 놔둘 뿐이다. 그리고 현재는 왔다.


행복의 순간과 어느 정도의 장밋빛 미래를 안고서.

연극 '아시안 스위트'는 6월 30일부터 7월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서 상연 후 7월 20일부터 7월 31일까지 키작은소나무 극장에서 공연을 계속 이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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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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