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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테러 라이브>: 테러와 라이브의 절묘한 균형
    카테고리 없음 2013. 7. 27. 01:46

    '서사, 영상, 주제의식 모두 적절하다'


    ▲ <더 테러 라이브>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목은 역설적이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라이브'는 '테러'를 실제적인 것으로 고스란히 전한다는 '생생함'의 감각에 더해, 끔직한 테러를 '볼 수 있는' 정도로 바꾼다는 차원에서, 오히려 '위험함' 대신 '안전함'의 의미를 더한다. 곧 제목에서 '더 테러'와 '라이브'는 어떤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이 영화는 크게 현실의 몇몇 사건들의 지점을 통과한 이후에 우리에게 도착한 영화로, 의사(擬似) 현실의 가상적 체험의 생생함을 전한다. 

    그 사건들은 가령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9.11 테러'라는 큰 인명 피해를 불러온 참혹한 사건이 단지 쌍둥이 빌딩에 구멍이 나며 허물어지는 한 순간의 장면으로 치환되는 영상, 여러 테러 단체들의 인질에 대한 끔찍한 참수 동영상들의 일파만파 인터넷상의 퍼져 나감, 후쿠시마의 지진-물론 이를 대부분 뉴스를 통해 우리는 확인한다, 그리고 국내 상황에서는 방송 중 난입하여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라고 외치며 '진압 당한' 한 시민의 실제 일화도 그 중 하나가 될 듯하다.

    이러한 사건들은 현실에 갑작스레 파고드는 사건의 외부성이 갖는 충격, 동시에 실제 사건이 미디어를 통해 중계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여기서는 이러한 사건들이 <더 테러 라이브>를 보면 어떤 인접한 부분들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아니 분명 그럴 것이라는 정도만 언급해 두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실제와의 연계성은 이 영화의 리얼의 강도를 단지 장르적인 것으로만 치부할 수 없게 하는 부분이 있다. 

    ▲ <더 테러 라이브>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더 테러 라이브>의 예고편을 보면 폭파 예고를 하는 장난 전화가 데일리 토픽이라는 윤영화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 걸려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윤영화(하정우)가 그것을 묵살하자 곧 이어 실제 다리가 폭파되는 굉음이 들려오며 영화의 도입부가 되는 장면이 나온다. 곧 이어 이를 신고 대신 방송 특종으로 전환하는 윤영화의 '기지'가 더 테러를 <더 테러 라이브>로 완성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여기서 테러는 그 굉음이 실제 들려온다는 점에서 윤영화를 거쳐 테러는 우리의 삶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어쩌면 폭파 예고를 묵살했기에 그것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를 신고 대신 방송이란 채널을 통해 중계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테러는 이제 단지 드러나는 적과 싸우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미디어 자체의 욕망, 그리고 윤영화라는 개인의 문제와도 직결되어 나타난다.

     테러를 대부분은 선악 구도의 차원에서 해결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 또는 미친 살인마와 피해자의 대결 아닌 대결로 그리는 슬래셔 무비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테러를 가하는 이의 삶과 그 얼굴이 드러나는 장면은 이 영화가 짜릿한 감각을 전하는 데 최종 목적이 있기보다 오히려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부분에서 균형점을 갖고 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테러 라이브>에는 예고편에서 특히 윤영화가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에서 잠깐 들어나듯, 일정한 음악이 쓰이는 대신 시종일관 어떤 금속물 같은 것이 튕겨 울려 퍼지는, 그 잔향의 공명이 점점 커지는 음향이 자리하는데, 이는 급속하게 사건이 확장되고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는 이 영화의 촘촘한 서사 구조를 은유하면서, 동시에 불길하고 또 불쾌하며 정의할 수 없는 잉여로 보는 이의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음악의 도구적 차용, 내지는 장면들을 미화하는 감각으로 쓰이는 것에 비해 이런 음향의 영화적 누빔은 이 생생하고 한편으로 위태로운 현실 자체로 영화를 사유하게 하는 충분한 요소로 작용한다. 물론 이는 영화의 일부일 뿐이지만. 

    마지막으로 테러를 한 개인의 사건으로 바꾼 영화의 내러티브는 하정우란 배우로 인해 완성된다. 신인감독에 아주 크다고 할 수 없는 자본이 투여된 이 영화지만 서사, 영상, 주제의식 등이 모두 훌륭한 이 영화에 하정우는 급격한 영화 속 변화의 흐름에 탄탄하게 자리하며 영화를 완성시킨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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