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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바이어던(Leviathan)> 리뷰 : '사물의 시선으로'
    카테고리 없음 2013. 5. 3. 15:20


    ▲ <리바이어던(Leviathan)> 포스터 [사진 출처=imdb]


    지난 4월 29일 두산아트센터에서 두산인문극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상영된 <리바이어던(Leviathan)>(2012, 루시엔 캐스탱-테일러, 베레나 파라벨)은 마치 ‘사물의 시선’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영화라 봐야할지 다큐멘터리의 일종으로 봐야할지 의문이 가는 이 작업에서 ‘사물’의 의미는 중의적인데 <리바이어던>은 물론 카메라의 시선 자체를 따라가는 것이면서 동시에 이 카메라가 겪는 온갖 파국적 상황에 따라 부유하는 곧 상황과 절합되는 카메라라는 것의 체험적 시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카메라를 든 사람이라는 매개가 다른 방식으로 교체되어 있음의 전제가 있을 것이다. 


    시종일관 가득 찬 사운드는 마치 볼 수는 없는 카메라 자체가 우리고 그 카메라가 응전해야 하는, 온갖 정신없는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이 외부 상황들을 겪음의 직접적인 소산을 의미하는 듯하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고 이 파도를 헤쳐 나가는 배의 동력으로부터 발생하는 사운드들, 그리고 결코 멀리서 볼 수 없이 사물들과 밀접하게 붙어 나가는 시선은 그 자체로 촉각적이다. 또한 꽤나 수동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그것에 참여하게끔 한다.


     배가 바다와 접한 유동적 경계에서 카메라는 다시 말해 신체(시선)는 어느새 물을 머금었다 물 밖으로 나오는 체험을 수시로 반복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이는 카메라가 바로 그 위치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헐겁게 ‘걸쳐 놓았다’는 식의 표현에 맞게 배치되어 있음을 인식케 한다.


     일종의 연출 아닌 연출, 그저 인터액티브적으로 반응하는 시선을 감지하는 일만이 이 작품을 일차적으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영화는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보면 매우 지루하고 또한 측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분명 컷은 있고 편집 역시 있다. 편집의 방향은 자극을 자극으로 전달하며, 바다 속 조업을 하는 비교적 작은 배에서 또 그를 둘러싼 환경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재’를 잡아내는 것일 것이다.


     이에 따라 카메라는 아마 분포되어 있고 다르게 배치되어 있으며 또 다른 기종(가령 핸드헬드 카메라, 초소형 기종의 GoPro 카메라 등이 사용됐다)으로서 각기 다른 상황을 잡아냈을 것이다.


     사실 사운드는 이 카메라와 근접한 채 발생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맞부딪치며 생산된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운드가 분명 과잉으로 발생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곧 실제적인 촬영과 그에 ‘걸맞은 후시 작업’의 실제적인 효과 창출이 부가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예측 불가능한 흐름을 따라 가는 ‘촉각적 시선’과 그 신체가 겪어내는 응전의 결과로서 사운드의 의미는 실은 보이지 않지만 실은 절합을 이루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신체 자체 또는 신체의 외부로서 발생하는 사운드가 아닌 신체와 환경의 절합을 통해 발생하는 사운드의 일차적인 절합 이후 후시 작업이라는 이차적인 절합이 실은 이 작업의 생생함, 사운드 아트와도 같은 실제적이고 예술적인 결과를 창출해 냈던 것은 아닐까.


    ‘카메라 되기’, 동시에 ‘미시 감각을 품은 사물 되기’, ‘사물에 포개지기’라고 할 수 있는 이 특이한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은 실재Real 자체에 접근하는 듯하면서 동시에 그렇다고만 볼 수 없는, 곧 사운드의 과잉이 실재의 증거만으로 볼 수 없는 측면을 남기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매우 특이함에 틀림없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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