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2011 SPAF] 「갈매기 I AM SEAGULL」 리뷰 : 아르까지나의 단독적 발화 그 삶의 입체적 조감과 구성
    REVIEW/Theater 2011. 10. 4. 02:28

     

    ▲ 「갈매기 I AM SEAGULL」에서 아르까지나 Arkadina 역_라리사 게본디안 Larisa GHEVONDYAN [사진 제공=(재)한국공연예술센터]

    「갈매기」는 압축적으로 시공간의 터널을 통과하여 아르까지나의 삶에 도달한다. 거꾸로 아르까지나의 발화(만)를 통해 압축적인 시공간을 감각하게 한다. 다시 말해 그녀의 존재를 마주함을 통해 현실로의 드나듦, 연기를 통한 환영으로의 드나듦, 기억을 통한 과거로의 드나듦을 통해 시공간은 흐트러뜨려져 있으며 이 안에서 그녀의 발화는(「갈매기」는) 구성되어질 뿐이다(사후적 종합의 해석을 거칠 뿐이다). 이러한 「갈매기」의 아르까지나의 삶을 통해 그녀에 당도하는 것은 「갈매기」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커다란 쇠뚜껑이 들끓고 있는 듯한 사운드(잔잔하게 드럼에서의 마찰로 점층적으로 상승하는 사운드를 만드는 것과도 비슷한) 배경은 환유 차원의 감각을 조각하는 가운데 단순한 박자로서 또한 그 떨림의 긴장이 엄습해 오는, 곧 그녀가 겪는 슬픔과 두려움의 심리적 표상(발화)로 잠재하고(드러나고), 이 바다는 영속적인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사유의 단속적인 이어짐을 전제하는데, 20만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의 누군가, 곧 현재에 현실에서 기억되지 않는 자신의 자리가 그 미래의 현재에 자리할 수 있음을 염원하는 것(현실에 대해서는 절망하는 것)과 같다.

    이 들끓음의 소리가 무대 전면에 드리워져 있다면, 그리고 아르까지나의 발화에 대구를 맞춰주는 기능을 한다면 이 엄습의 징후가 (필연적으로) 낳는 긴장이 발산되는, 천둥번개의 사운드는 그녀의 의식을 잃게 하거나 무대의 변화 기제(시점)로 작용한다.
    곧 그녀 옆에 존재(뜨리고린) 내지 그녀 바깥의 현실에서의 존재들이 나타나거나 하는 기점으로 작용하며 그녀는 마치 자기 자신의 과거·현재(미래의 과거)·미래(현재)가 되기 위한 영매로 그 순간 작용하는 듯하며 압축적인 시공간 안에 시공간은 그렇게 무질서하게 순서 없이 들어 있고, 이러한 부분들은 어느 순간에 튀어 나와 장면 전환을 이룬다(그리고 이것들이 모여 그녀 삶을, 아니 다양한 모습의 그녀를 입체적으로 구성한다/단지 구성할 뿐이다).

    ▲ 「갈매기 I AM SEAGULL」[사진 제공=(재)한국공연예술센터]

    그녀가 현실에 말을 거는 장면, 곧 의자에 붙어 있는 천 조각 같은 것들이 각각의 존재로 상정되는 순간, 그 말을 통해 존재는 상상적으로 조감되고 현실이 구성된다. 그리고 그 말을 거는 장면들이 지난 후에, 조명의 밝힘을 통해 이 (환영을 걷어낸 그것들은 단지 인형 같은 것일 뿐이다) 실재를 드러내고, 그러한 현실들 또한 그녀 안의 잠재된, 또한 그녀로부터(그녀가 니나의 대사를 말할 때는 그녀가 일종의 영매로 자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출현하는 것임을 인지하게끔 한다. 그녀의 대화/발화는 소통을 드러내기보다는 그녀의 독자적인 (내면) 세계와 스스로 고독을 선택하는, 어찌 보면 그녀 스스로 상대방을 상정하고 조곤조곤 말하는 부분 역시 존재하는 가운데, 그녀의 정체성(「갈매기」)을 스스로 구성하는 것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녀는 고독과 절망을 부르짖지만 적절한 긴장/사운드의 가볍게 현실을 마찰하는 목소리에의 따라붙음, 그리고 니나로의 연기(演技)와 연기를 통한 현실의 유예, 한편 연기 자체를 그 바깥에서 논하며 가상과 실재 간 간극을 모호하게 하는 데서 오히려 삶은 하나의 연기(적 양식)로 치환되고/비유되고 비극을 소극으로 치환한다.

    그녀 앞에 존재로 나타나는 뜨리고린은 어떤 목소리도 주어지지 않고, 어쩌면 환영으로, 한편 그녀 스스로가 현실을 감각/조망하지 못 하는 환영에 가득 찬 상태임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외부의 존재로서만 그려지고/기능하고/등장하고 있고, 이로써 외부적으로도 그녀의 고독의 심상은 명확해진다.

    ▲ 「갈매기 I AM SEAGULL」[사진 제공=(재)한국공연예술센터]

    결국 늙어서 이 모든 것들이 과거(그야말로 환영으로 치닫는)임을 보여주는 어떤 미래(현재)의 시점에서 그녀는 (20만년 이후의 상징성이 겹쳐지며) 동일한/계승된 정체성을 가지고 고독과 절망을 이야기하고 이러한 반복은 하나의 원형적인 측면의 고독함을 지닌 한 인간의 삶을 표상해 내는 것으로 보인다.

    [공연 개요]
    제목_I AM SEAGULL 갈매기
    장르_연극■■■■ 영상■□□□
    국적_아르메니아_한국어 자막
    연출_야콥 까잔치엔(Hakob Ghazanchyan)
    단체_예레반 스테이트 극단(Yerevan State Youth Theatre)
    일시_10.3(월) 7pm/ 4(화), 5(수) 8pm
    장소_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상영시간_60분
    관람연령_만12세 이상
    티켓가격_전석 3만원
    초연 2009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