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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다페 2009] 크리스 해링의 감각적 사운드를 통한 몸의 고찰
    REVIEW/Dance 2009. 6. 10. 09:19

     

    Chris Haring의 <Posing Project B-The Art of Seduction> 


     

     이 작품은 굉장히 감각적이고 재미있다. 춤인지 연극인지 하는 구분의 지점에서 물음이 전 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언어의 강조와 움직임의 부피가 준 것을 가지고 장르적인 전환의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이는 표피적인 차원의 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음소와 파롤의 언어는 자연스레 무용수들의 몸을 뒤흔들었고, 우리 감각에 실재적인 마찰을 가져왔고 자극했으며 춤을 조직하는 운동성을 가지고 있었다.
     끊임없이 소리는 분쇄되고 그럼으로써 기표는 미끄러져 나가고 튕겨져 나갔다. 의미를 붙잡을 수 없이 감각에만 상처 혹은 자극을 입히고서.

     

     사실 어설픈 것 같은 뭔가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립싱크의 행동에 일치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었고, 이것은 오히려 사전의 철두철미하고 힘든 훈육과 육화의 과정이 있었어야만 가능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 그것은 관객을 아주 영리하게 속이는 차원에 불과한 것일까 하면 그렇다고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또한 연기를 하거나 발성의 차원에서 어설플 수 있는 춤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함인가 하면 그러한 측면 역시 간과할 수는 없지만, 이들은 무엇보다 매체의 특질을 새로이 들고 오는 것이었다. 물론 이들이 사전에 자신의 음성으로 녹음을 해서 그것에 맞춘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즉, 이들의 언어는 엄연히 대사나 뚜렷한 기의를 지닌 언어가 아닌 기표 그 자체로 흘러가고 전이되는 잠재성의 공간을 지닌 언어인 것이었다.

     

     음성은 몸 이전에 앞서서 춤을 추고 있었고, 여러 스피커가 놓인 가운데 스피커 자체가 존재를 발생시키는 존재의 장이자 위치를 지정하는 것이 됐고, 그 세계를 몸이 재현하는 것이든 엄밀히 말해 따라가는 것이든 움직임은 소리와 일치됐고, 약간의 균열이 이는 것이 오히려 인위적이면서도 혼란스럽게 감각에 파고들고 있었다.
     “So I have something to tell you”의 문장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돌림노래처럼 존재자와 함께 나타났다.

     

     한편으로 소리는 몸을 배제시키지 않으면서 독자적인 세계와 이것이 재현된 세계임을 확고히 했고, 그럼으로써 다시 몸을 환영적 공간에 가두어 버렸다. 곧 소리는 이미지 차원에서 재정의되고 재위치되고 있었다.
     음성 자체가 혼란에 접어들며 계속 트랜스 되어 공간의 층위를 바꿔 나갈 때 모든 것이 그에 용해되는 물질성의 공간이 만들어짐은 인상적이었다. 거기서 빠져 나갈 수 없음은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것이었다.
     기쁨과 슬픔 극단적인 고통 울부짖음이 모두 그 안에 녹아들었다. 그런 이후 자연 그것은 침묵의 공간 모든 것을 잠재한 가능성의 공간을 감추게 되는 것이었다.

     

     스피커와 함께 조명을 배우들은 자신의 자리나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재위치시키거나 그 앞에 섬으로써 그 자신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렇게 배우들은 능동적인 환경의 조직자로서 그들은 공연 안에 자리했고, 동시에 그 생명 부여에 공연이 가지는 자연스러운 범주 안에서 그것을 합리화시켰다.

     

     이들의 작품에서 기술 테크놀로지는 어디까지 무용의 세계 몸의 특질을 새로이 정의하고 바꿔 나가는 가에 대한 흥미로운 지점을 엿볼 수 있었다. 

     

     첫 등장은 예술에 대한 풍자와 재정의였다. 누드의 신성성을 우습게 바꾸고 처음부터 흰 털들이 나온 의상을 뒤집어쓰고 자위행위의 기표를 내뿜으며 상승시키는 것, 사실 그것이 외설적이면서 외설적으로 여겨지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동시적으로 배출한다는 점에서 극은 끊임없는 발산의 구조와 소멸의 의미를 파생시켜 나갔다.

     

     미묘한 표정으로 환희를 스스로 간직하고 관객에게 그것을 그대로 내비침으로써 서비스 적인 차원에서 성적 기호들을 만들어가는 것 일종의 성적 기계 되기의 측면에서 그것은 묘한 감각적 수행을 실현했다. 보통 무대 위에서 무용수의 몸은 뇌쇄적일 수는 있지만 누드 자체가 외설은 아닌 데 반해 이들은 이것이 외설인 것 같지 어떻게 생각해 하는 물음을 보내고 있었다. 외설과 실재로서의 몸 두 사이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명백하지 않은 웃음과 즐거움 자극들을 선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이 무대를 만들어가는 방식 음소의 분열과 그에 맞춘 새로운 움직임, 언어 의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의미를 지워 나가며 끊임없이 발산과 파생의 구조를 가져가는 특이한 공연, 감각을 직접적으로 건드리며 내발겨진 신체와 움직임에 다가가는 공연이라 인상적이었다.

     

    Liquid Loft(오스트리아) - ⓒMichael Loizenbauer

     

    관람일자 및 장소 : 5. 31(일) 6pm 아르코 시티극장 대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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