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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다페 2009] 안무가 ‘김원’과 ‘Jin Xing’의 공동 작업 <외침>
    REVIEW/Dance 2009. 6. 3. 11:07

    공허함과 실존의 도시 풍경을 내화하다


                         <'김원'의 전 작품, Being Involved의 모습>

     <외침>은 한국과 중국 간의 대표적인 안무가 김원과 진싱와 만남과 무용수들의 공동 작업으로 이뤄졌지만, 문화의 만남과 교차가 작품 안에 발생하는 것이 느껴진다거나 그러한 차이를 감지하기에는 다소 어려웠다.
     전체적으로 언뜻 그들의 얼굴에서부터 중국과 우리나라의 익숙함과 상이함이 발견될 때도 있지만, 그래서 중국과 한국 간의 알 수 없는 어떤 시대적 배경과 공간에 신비함과 함께 의문을 불러일으켰는데, 전체적으로 한국과 중국 무용수 간의 어떤 구분 없이 뒤섞여 공동의 안무를 이뤄내고 있었다.
     
     첫 장면에서 겹겹이 옷을 껴입은 남자가 옷을 벗은 채 앞을 향해 서 있고, 맨 몸의 사람들이 무리를 이뤄 다른 편에서 앞을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분리되어 있지만 곧 있을 조우를 짐작케 한다. 그 조우라는 것이 직접적인 만남의 형태를 띠지는 않는다.
     겹겹의 옷을 벗고 사라지는 남자와 반대로 그 옷들을 하나씩 입음으로써 다른 존재들은 그의 자리로 돌아온다.
     
     이를 실재적인 문화의 차가 전제된 타자와의 만남인지 오히려 그의 의식 뒤에 머물고 있던 파편적인 무의식의 발현인지 불확실한 가운데, 어쩌면 문화적 만남의 전제를 끌어옴으로써 전자를 떠올릴 수 있었고, 한편으로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인 차의 비유로도 읽혔다.
     하지만 실제적 존재자들로 무용수들을 분리할 수 없음을 곧 체감케 됐는데, 어떤 하나의 기류와 흐름의 연쇄적인 계열로 극이 진행됐고, 이들은 공통적인 분모를 갖거나 또는 둘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거나 하며 존재의 의식 내지 심연에 가닿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타자나 실체가 아닌 남겨진 것 뒤에 회상일 수도 있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적인 만남이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뭔가 고정적이고 유연하지 않은 듯한 움직임들의 나열은 반복의 절차를 밟는 듯했고, 처음 등장에서부터 존재를 지우고 시간을 무화시키고 공간을 위치시켰다.
     현전도 재현도 아닌 이들은 숨마저 소멸시키고 어딘가를 응시했지만, 이는 내면을 향하거나 내면을 드러내거나 하기보다 그 분위기 자체에 젖어 있는 것이었다. 즉 공간과 함께 위치했고, 거기서 공기를 부드럽게 헤치거나 하는 감각하는 행위들을 만들기도 했다.
     
     무엇을 찾는 것일까, 아무 것도 갈구하지 않고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공간을 이리저리 다니는 것, 공허함과 실존의 장 안에 부분을 통해 전체를 상정케 하는 것 같았다. 즉 그것이 어떤 것이라고 가정하거나 정의내리지 않고, 단지 그 부분을 실재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일견 그 움직임들은 자폐적인 양상을 띠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분절된 흰색 패널 같은 조각들이 반원을 그리는 단순한 설치물이 무대를 장식하면서 그 속의 심연을 상정했는데, 거기서 비추는 영상은 도시의 표피적인 이미지들로서 이미지가 출연하기보다 오히려 무용수들과 함께 공간이 동시적으로 위치하는 것에 가까웠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대부분 뭔가 도시적인 향수와 거기에 찌든 인공적인 분위기와 생명력의 소멸적인 심상들이 무용수를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었고, 그들이 그들 나름의 고유의 운동을 하는 것, 이것이 의식의 차원에 머무는 것이라면, 조금 더 자유롭고 무의식의 심연에 가닿는 것이 있음을 지정하는 것으로서 세 명의 여성이 입은 원색의 물결을 일으키는 안무는 그것과 다른 긍정의 자유로운 면모로 변화의 기점을 선보였다.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먼, 그렇지만 이상향적인 어떤 자취들로써 무대를 전환시켰던 것이다.
     
    사진제공_ⓒ모다페 제공
     
    관람 일자 및 장소 :5.31(일) 4pm,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2009/06/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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