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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다페 2009]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바라본 서울
    REVIEW/Dance 2009. 6. 1. 14:49

    '2009 서울을 담다' 쇼케이스


     국내에서 레지던스를 가진 많은 작가들이 본 서울의 모습은 꽤 놀라움을 전한다. 많은 기간이 아니었음에도 그리고 한국에 대한 특별한 이해나 관심을 상정할 수 없을 것임에도 그것을 현전시키면서 우리에게 반추하도록 했다.


     설치된 세트는 일종의 비좁은 골목 속에 옥상이 있는 이층 건물로 시끄러운 도시 풍경을 만들어 냈다. 토탈미술관에서 종종 이뤄지는 퍼포먼스들은 공간의 특성을 살려 대부분 자유롭고 프로시니엄 아치를 벗어나 관객과 가깝게 만나며 실험적인 시도들을 이뤄왔던 것 같다.


     줄넘기로 시작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이어지는 유희로서의 움직임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었고, 작품의 세트와 빨래를 널며 왁자지껄하게 말이 오가는 모습이 우리에게는 익숙한 풍광으로 다가와 삶의 진한 체취를 맡을 수 있었다.
     거기에는 익숙하게 들려오는 음성의 어렸을 적 유희의 창구로 통하는 지점이 있었고, 한편으로 도시의 속도와 그 속에서 배제된 것들, 즉 삶의 가치와 여유에 대한 망각과 찾으려는 적극적인 시도의 차단이 있었고, 시끄러운 공사의 소음은 익숙한 것이었지만 동시에 짜증의 감각과 일상으로의 접속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어서 그래서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게 했다.


     그간 여러 작품에서 인상적인 영상의 세계를 결합시켜 왔던 ‘올리버 그림’은 도시를 밑에서부터 위로 회전하며 이동하여 불안정적으로 도시를 해체하고 있었는데, 사실 우리의 시선을 재조정하고 있었다.



     놀이터와 굿을 치르는 곳 등에 가서 각국의 무용수들이 하는 행위는 아무 생각 없는 유희적인 것이거나 제의적으로 어떤 정신을 머금는 것이었다. 이러한 행동은 의미 자체에 대한 강박이나 메시지를 도출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아니 그것을 과감히 버릴 것을 감수하고, 한번 하나의 지점을 통해 그 세계에 접속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그래서 타자-되기로써 우리를 타자적인 시선으로 재위치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찌그러진 고철로 조합해 만든 가방을 맨 박순호는 미술 전시장 지하 계단 통로에서 관객들을 안내하고 있었고, 전시의 관람에서부터 지하 2층에서 공연은 이후 진행이 됐다. 

     전시는 서울의 모습에 대한 스케치들이 만화적이거나 유아적 내지는 키치적으로 그려져 있어 보였다. 서울을 사유해 보려는 작가들의 생각이 잘 전해졌다. 설치물 사이의 현전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에 처음에 성악을 하는 여자의 출연은 계속 한 음에서 툭툭 끊겨 그것의 권위나 우아함을 파손시키고 가볍게 돌아가며 공감을 획득할 이후 장면들의 시작 지점이 됐다.

     마지막에 공연자들을 비롯해 참가자들이 모두 인사를 나와 하는 데 참 많은 인원이 함께 이 프로젝트에 임했음을 알 수 있었다. 쇼케이스라고 이름진 이 프로젝트가 어떤 결과물을 예비한 과정으로서 소개된 것인지는 정확치 않지만, 과정들이 내비춰지는 땀과 그들 간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살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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