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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무용단 <스윙>: '라이브 바(bar)라는 형식!'
    REVIEW/Dance 2018. 5. 10. 13:32

     

    ▲ 안성수 안무, <스윙(Swing)> ⓒ황승택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이하 상동)

    빠른 음악과 춤 모두 과잉적이다. 소곡 단위로 작품은 자르고 다시 시작된다. 따라서 몰입은 이러한 호흡의 단위를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짓는 것에서 적절해진다. 중요한 부분은, 여기는 ‘바(bar)’다! 플로어의 ‘가’는 일종의 움직임이 멈춘 대기 공간이 아닌, 공연의 연장선상에서 퍼포머의 움직임을 관람하고 호응하는 적극적인 주체가 자리한다. 이미 무대 뒤쪽 별도의 단상 위에 위치하며, 이곳이 ‘바’임을 선언하고 이미 보컬로 작동해온 스웨덴 남성 6인조 밴드 ‘젠틀맨 앤 갱스터즈 Gentlemen&Gangsters’의 멤버, 폴 월프리드슨(Pål Walfridsson)에 따라 무대는 주변부 영역을 재단하지 않는다. 모든 곳은 관객을 향해 열린 채 출현한다. 무대 위의 관객, 동료를 상정한 채 퍼포머들이 춤을 추는 관계로 마치 무대는 투명하게 열린 곳인 듯 보이지만, 이러한 플로어 바깥 무대 영역에서의 단순 제스처 역시 여러 역할 놀이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극을 구성한다. 그러나 이는 불투명한 극의 여러 코드들을 상정하기까지 한다. 가령 여성 퍼포머의 솔로 무대에 수신호를 보내는 대기 장소의 남자 퍼포머는 즉흥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보통의 젠더 기준, 남녀가 한 짝을 형성하는 스윙 재즈의 스테레오타입에 즉각 영합하게 된다.

    이러한 비가시적이지만 명징한 코드들은 ‘바’라는 투명한 공간에 대한 유비에 기여한다. 하지만 이 ‘바’라는 것이 갖는, 그 음악의 상투성이나 이 모든 걸 공유케 하는 유행에 대한 민감성 따위는, 완벽한 보여주기, 곧 잔여 없음의 과잉‘되는’ 무한 동력의 소진성에 기생하며 현장에서 즉각 재코드화될 것이 요청된다. 곧 이 무대로부터 ‘관객은 즐길 일만 남았다!’ 다시 말해 ‘여기에는 유행에 대한 용인의 주체와 그 대상만이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이 춤은 어떤 유행의 완벽한 재현이 아니다. 이는 특별히 안무된 스윙의 전유다. 우선 상체와 하체는 분리되어 보인다. 넓게 퍼뜨리는 상체는 허공으로 시선을 분산시킨다면, (따라서) 하체의 빠른 스텝에 집중하면 오히려 잘고 구체적인 춤의 단락들을 확인 가능하게 된다.

    제스처들과 연결된 반복 구문들은 공연 전반에서 앞뒤로 연결되며 이 무대의 총체적 시간의 흐름과 공유된 코드를 재확인케 한다. 이러한 제스처는 특히 정면을 향하며 얼굴과 그 표정을 부각시키는데, 의상의 차별화를 두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가운데, 다소 경직된 표정들과 함께 캐릭터에 대한 힘이 살아나지 않는데, 곧 현대 무용에서의 ‘무정형의 군무’(하나의 캐릭터성으로 수렴되거나 전형적인 인격을 지운 무캐릭터성이라는 전형)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한 듯 보인다. 현대 무용을 소화해 온 퍼포머들의 참여 아래, 공연은 스윙 댄스의 빠른 스텝과 전환에 대한 적응이 전면화되기보다는 다른 식의 전유와 수행이 도입될 필요가 있음은 당연한 부분인데, 무대의 반경으로 사라지는 퇴장 신에서 턴이나 점프의 수월함이 폭발적으로 제시되기도 하지만, 이런 부분은 오히려 스윙 댄스의 전체적 흐름과 유격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된 춤 자체의 단락들, 특유의 작동 방식이 흡사 스윙 댄스를 구현하는 부분, 곧 안무를 초점화하는 것은 과잉된 무대로부터 안무를 구출하는 하나의 관람 방식이 될 것이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공연 정보]

    ▲ <스윙 Swing> 포스터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공 연 명: 2018 안성수 예술감독 신작 <스윙 Swing>
    일    시: 2018.4.20.(금)~22(일) 평일 20시/주말 15시 (총3회)
    장    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안    무: 안성수
    음악(연주):  젠틀맨 앤 갱스터즈(Gentlemen & Gangsters)
    출    연: 김민진, 김성우, 김현, 매튜리치, 박휘연, 배효섭, 서보권, 성창용, 손대민, 안남근, 이상민, 이유진, 이주희, 정서윤, 정윤정, 최수진, 홍호림 이상 총17명 

    소요시간: 60분(인터미션 없음)
    관람연령: 초등학생 이상
    관 람 료: R석5만원/S석4만원/A석2만원
    제작/주최: 국립현대무용단 02-3472-1420 www.kncd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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