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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차이콥스키 :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복잡한 내면의 혼란과, 역동적 안무의 만남'
    PREVIEW/Dance 2013. 6. 29. 12:57


    ▲ 지난 6월 27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차이콥스키: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전막 프레스콜, 차이콥스키 역에 이영철, 차이콥스키 내면 역에 정영재, 차이콥스키 부인 역에 박슬기, 폰 멕 부인 역에 유난희, 왕자 역에 배민순, 소녀 역에 신승원(이하 상동)


    오는 30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립발레단의 <차이콥스키 :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보리스 에이프만 안무)가 열린다. 보리스 에이프만은 2006년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최고 안무가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작품의 경우, 러시아의 황금마스크상을 안겼다.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차이코프스키(이영철, 이동훈)의 청년시절,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 치고, 공상과 현실의 혼돈을 헤매며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그렸다. 차이코프스키의 내면(정영재, 박기현)을 등장시켜 차이코프스키의 정신적 혼돈을 표현한다. 



    1막 1악장은 환영들에 시달리는 병상의 차이코프스키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그의 눈 앞에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마녀 카라보스, 차이코프스키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자신의 분신, 또는 자신의 부인인 밀류코바(박슬기, 이은원)가 환영으로 나타난다. 한편 젊은 시절, 자신의 후원자인 폰 멕 부인(유난희, 신혜진)과 젊은 밀류코바의 모습도 그려진다.



    1막 2악장에서, 흑조 군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차이콥스키는 백조 군무를 통해 평온을 되찾는다. 하지만 동성애에의 유혹을 뿌리치고 밀류코바와 결혼하려 하지만 그의 분신이 ‘호두까기인형’에 등장하는 드로셀마이어로 변신해, 차이콥스키에게 인형을 선물하고, 그 인형은 작곡가의 입맞춤으로 왕자로 변하고, 생명을 얻고 춤을 추기 시작하고, 동성애에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1막 3악장은 차이콥스키가 지휘봉을 잡도록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폰 멕 부인의 모습과, 밀류코바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사이 차이콥스키의 분신이 등장해 셋이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이 그려진다.



    4악장에서는 분신이 차이코프스키에게 유혹의 잔을 건네지만, 차이코프스키는 그 잔을 선뜻 받아들지 못하고, 폰 멕 부인은 차이코프스키에게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얻도록 지속적으로 후원을 계속한다. 결국 차이코프스키는 밀류코바와 결혼식을 올리게 되고, 이는 이후 그에게 속박으로 작용한다.
















    2막의 2/3악장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내면을 상징하는 그의 분신이 왕자를 보고 매혹 당하게 된다. 작곡가가 처한 현실과 내면의 욕망이 서로 어긋난다. 완벽한 이상미를 지닌 왕자는 소녀와 파드되를 춘다. 그는 차이코프스키와는 달리 여자를 사랑하고, 차이코프스키는 폰 멕 부인의 후원에 속박되어 계속해서 곡을 써야만 한다.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밀류코바는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고, 그런 부인을 차이코프스키는 죽이고 싶은 욕망에 시달린다. 그러는 사이 작곡가는 도박장에서 도박과 술을 즐기면서도 폰 멕 부인과의 서신 교환을 지속한다. 



    2막 4악장에서 차이코프스키는 도박과 술을 즐기는 사이 유일한 후원자인 폰 멕 부인과의 관계도 끝난다. 부인 밀류코바도 정신병자가 되어버린다. 차이코프스키의 분신이 등장하고 차이코프스키와 포옹을 한 후, 쓰러져 죽는다. 그러고는 왕자가 나타나 분신을 일으켜 세워 백조 군무들과 함께 사라진다. 상복을 입은 남자들 무리가 검은 천을 들고 나타난다. 차이코프스키는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차이콥스키>는 차이코프스키의 내면 갈등을 전면으로 하며, 그 바깥으로 혼란의 현실들이 현실과 환영의 경계를 오가며 그를 둘러싸는 형국인데, 꽤 복잡하게 그것들이 느껴질 수 있다. 동성애의 유혹과 그를 뿌리치고자 하는 그의 또 다른 욕망 역시 분기되어 나타나며, 이는 그의 작품 세계로 이전되어 드러나기도 한다. 곧 그의 작품과 그의 일상 등이 혼란스럽게, 물론 언어 없이 이어지므로 꽤 혼란스러울 수 있다.



    반면 차이코프스키의 내면에 대한 심정적인 몰입이 강해지며, 다른 발레들과 달리, 현실과 작품이 교차되어 나타나며, 기존의 발레 장면들이 차용되기도 하고,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도 익숙하며, 발레와의 기묘한 조화를 꾀하는 측면이 있다. 곧 음악가와 발레의 만남이, 작품 바깥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삶이란 실제적 요소와 발레와 연결된 그의 작품들의 환영적 요소로 동시에 드러나는 것이다.



    안무 역시 매우 역동적이고, 내면을 표현해 클래식 발레보다 포즈 역시 자유롭고, 역동적이며, 초현실주의적으로 느껴지는 무대 및 전체적인 틀과 연관해 역동적으로 구성되는 측면이 강하고, 쉴 새 없이 밀어 붙이는 스펙터클의 안무적 구성도 볼 만하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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