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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건중 <Swift shift 스위프트 시프트> : 내면과 외부의 혼종적 경계
    REVIEW/Dance 2013. 6. 10. 18:29

    무대와의 경계


    ▲ [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건중 <Swift shift 스위프트 시프트>_안무가 하이디 비어탈러Heidi Vierthaler(독일)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커다란 흰 패널을 옮기러 온 스태프들, 무대로 온전히 집중되지 못한 상태에서 운반과 공사의 과정이 진행된다. 스태프 중 한 명을 체현하(고 있었던)는 무용수는 일종의 무대 바깥에서의 존재이자 그 직업적 정체성을 가진 채 무대에 스테레오타입의 사고를 기입하며 무대와 비-무대의 경계를 저울질했던 것이다.


    막이 내려오며 그 틈에서 옷을 벗으며 무용수로 (되)돌아가던 그는 조명의 지지대가 되는 무대 내에서는 가려져 있던 거대한 프레임이 내려오는 가운데, 그 구조물 안에서 몸을 반전시키며 뒤틀린 신체를 보는 여러 관점을 창출한다. 


    이 거대한 프레임과는 비대칭적으로 벌어지며 기이한 구도를 형성한다. 그 구조물이 인공적인 기계음의 실제 사운드를 남기며 사라지자 웅성거리는 목소리-사운드의 미궁에 안무는 응전하게 되고, 내지는 그것을 궁구함의 표정으로 체현하게 되고, 구도를 벗어난 대신 안무는 ‘표정’을 얻기 시작한다. 꿈틀거리고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은 감각적이고 단편적이며, 스텝과 이동으로부터 그와 관련하여 역동적으로 구성된다. 


    ‘허물을 입다’



    위에서 내려온 ‘세 번째 잉여물’(첫 번째는 막 두 번째가 조명 지지대이라면) 곧 옷걸이에 걸린 상하의 한 벌의 옷이 가리키는 인간 형상과 기묘한 관계를 형성하며 춤을 춘다. 움직임은 빨라지고 거세진다. 또 알 수 없는 목소리의 총체가 그를 둘러싸고, 움직임은 멈추고 사유가 출현한다. 


    드디어 비관계의 관계에서 그 마네킹과 같은 신체 형국을 입음으로써 해체하는 동시에 곧 자신 앞에 도래한 무엇으로 기꺼이 들어가기,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벗어 내는 변신의 표지로 전환시킴 이후 다시 막이 닫힌다. 


    이 막은 곧 무대와 객석을 가르던 시선의 경계이자 그의 현재를 과거와 미래의 시점으로 단절하는 경계이기도 하다. 이것은 그를 의미의 질서 속에서 피신시키는 가운데, 그의 내적 세계를 상정하며 재편된 의미의 장으로의 접속을 암시한다.


    ‘모상과 실제’의 간극



    영상으로 그의 움직임이 변주되고, 조금 ‘뒤틀린’ 상태에서 출현한다. 곧 흰 벽에 붙은 그의 몸이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급작스레 추락한다거나 하는 ‘순간의 공간적 어그러짐’이 발생한다. 이는 그래서 영상이 90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했음을 가리키는 듯하다.


    막이 걷히고 그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그는 얼굴을 무대로 향한 채 누운 상태다. 이는 영상의 매끄러움을 오히려 파기하며 생소화 효과를 낸다. 


    이들(영상과 실제)의 병치는 새로운 낯선 자아를 마주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데, 관찰되고 있는 ‘영상의 자아’는 마주할 수 없는 자아이며, 영상 바깥의 실제 그는 이 관찰되던 시선을 간직한 채 동시에 그로부터 버려져 있는 존재처럼 다가온다.


    곧 공고한 프레임 안에 잡히던 전자가 그것이 실제 펼쳐지는 원본의 현실로 드러났을 때 초라함과 고독한 자아의 내면 따위를 조각해 내는 것이다.


    앞서 옷과 몸의 이중 분화된 세계를 상정하던 이전의 무대가 하나로 합치되어 간 것(그 이전에는 무대와 무대 바깥의 ‘경계’를 전면에 내세우던 것)과 마찬가지로 진행되며 이 존재와 모상은 간극을 발생시키며 그것의 경계가 드리워지며 동시에 허물어지는 순간 어떤 특정한 정서를 창출했다.


    이는 존재와 비존재, 원본과 그림자, 내면과 외피 등의 대칭 구도를 가져가며 춤을 그 둘의 경계 위에 세웠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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