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3.03.12 23:04

오는 12일부터 6월 2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1전시장에서 《젊은 모색 2013》전이 열린다.


1981년 첫 시작되어 제 17회를 맞은《젊은 모색》과 관련해, 최은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 1팀장은 “서도호·최정화·이불 등 국제적인 작가들이 배출이 됐고, 한국 미술의 중요 작가들을 인큐베이팅하는 전시로 다시 형식을 갖춰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 한국 청년 작가들이 참여하고 그 다음 기반을 마련하는 기회를 마련코자” 한다며 ‘과천관’에서의 지난 2010년 이후 실시된 격년제가 아닌, 해마다 개최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김태동 작가는 새벽 텅 빈 거리를 찍기 시작하다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그림에 중심에 놓으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새롭게 열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긴장감”을 중요시하는 한편, 그들이 사진 속 피사체가 되기까지 조율하는 특별한 시간들이 필요하다.


유현경 작가는 인물들의 이목구비와 전체적인 형체가 흐릿하게 나타난 자신의 ‘독특한 인물화’와 관련해 “생김새에 치중하는 것이 그 사람의 말할 수 없는 태도나 분위기에 치중해 그렸다”는 입장이다. 한편 그 전 작품들이 “제목을 정하는 데 있어 어떤 느낌이 나는지를 부여했다면, 이번에는 실재하는 것, 보이지 않는 것과 태도, 무의미한 것, 항상 존재하는 것 등을 보여주고 싶어서, 어떤 하나(의 의미)로 한정하지 않기 위해, (그 사람의) 고유명사를 그대로 제목으로 정했다.”며 불투명한 이미지(이미지)와 투명한 정의(그림)의 낯선 조합의 배경을 전했다. 박수진 학예연구사는 덧붙여서 유현경 작가가 “계약관계를 통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추상적인 관계를 표현한다.”고 전하며 임의로 사람들을 스케치한 것이 아님을 전했다.

백정기 작가는 기본적으로 사물을 이미지가 아닌 그 재료가 갖는 ‘물리적 내지 화학적 진실’로부터 작품을 새롭게 번역해 낸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가령 <Is of: 서울>은 기본적으로 더러운 관계로 산이나 알칼리성을 띠게 된 한강 물을 이용해 산이나 강의 모습을 리트머스 용지에 프린트했다. 리트머스 종이 역시 빨간 양배추를 만드는 색소가 리트머스 종이의 재질과 가장 비슷한 데서 착안해 작가가 직접 만들었으며, 전시장 영상 속에서 이와 관련한 작업 현장을 볼 수 있다. 한편 빙초산에 구리로 만들어진 삼족섬 황동 두꺼비의 표면이 산화되며 철을 도금하는 작업의 경우, 작가는 “의미가 입혀지는 과정을 실제로 도금을 통해 물리화시키는 것”이라는 설명을 전했다. 또 다른 작업으로, 조각상을 안테나로 이용해서 라디오를 전파하는 야외 조각상이 있다.

김민애 작가는 전시장의 “권위적인 부분을 감지”하고, 이를 전시의 대상으로 적극 반영하는 한편 전시장의 구조를 새롭게 재편한다. 기둥을 둘러싸며 설치된 디귿자 난간과 그와 대칭하여 설치한 또 다른 디귿자 설치물의 경우, 김민애 작가는 “화이트큐브라는 전시장 속에서 기둥이라는 것이 방해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더욱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하며, 한편 누운 니은자 설치물의 경우, “캡션과 다른 작품을 바라보는 데 동선을 제한하거나 제안하기도 한다.”며 자신의 작품들이 “오브젝트로 보이기도 하지만, 주관적인 형태를 제시한 것이 아니고 있는 건축물 형태를 따왔고, 작품 그 자체로 관객과 어떻게 관객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를 고찰하고자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구민자 작가의 아카이브는 실재 사물들을 마치 복제된 대상인 시뮬라크르처럼 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대서양 태평양 상사>는 뉴욕 시의 대서양 거리와 태평양 거리를 따라 형성된 가게들에서 이국적인 물건들을 사 모아 판매하는 상사를 ‘재현’하지만, 실제 이는 작가의 수행적인 행위의 결과물이다. 


구민자 작가는 “예술가가 하는 일이 어떤 방식으로 공공의 역할로 생각할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공무원의 영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영역이 어떤 것이 있을까 짚어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마치 연극적으로 재현된 것처럼 보이는 “예술가-공무원 임용을 위한 공청회” 영상은 실제 지난 기록물로, 기존의 법안들을 참고해서 예술공무원법을 만드는 현장이다. 당시 그 공청회가 열렸던 현장은 다시 현장에 재현되어 있는데, 공석으로 비어 있고, 관련 서류들만 놓여 있다.



심래정 작가는 층간소음으로 벌어지는 이웃 간 기상천외한 다툼을 스톱 애니메이션으로 보여 준다. 이는 최근 뜨거운 시사거리가 된 ‘층간소음’ 문제와 우연히 그 발표된 시기가 겹쳐 있다. 휴식을 취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2층 사는 남자가 1층 남자의 괴롭힘 이후, 괴물들의 도움을 받아서 어떻게 복수를 할까 생각하고, 전선을 따라 괴물을 만나러 가며, 창자나 분비물 등으로 변한다. 


박제성 작가는 실제로 천 원짜리 지폐를 갈아내 프린트된 종이들이 분리가 되어 벽에 붙이고, 그 표면 가루들을 앞쪽에 모아 전시를 구성한다. 지폐를 프레임 형태로 겹친 이유는 “보여주고자 하는 미술관 전시(의 성격)가 아닌 벽이 중심이 되고 나머지는 프레임이 되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한편 또 다른 작품으로, 몇몇 계열의 단색들로 이뤄진 기하학적 구조물이 새겨진 프린트가 반복·중첩되어 거대 벽면을 구성한 작품은 로마에서 몬드리안 작품을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가지고 만들어 몬드리안이 상정하는 “맹목적으로 좇는 모더니즘적 가치”를 성찰코자 한 것이다.

 

작가는 당시 정면에서 사람들이 줄서서 촬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작가는 대신 “측면과 위아래에서 확인하는 것을 통해 모든 가치들이 너무나 쉽게 허물어뜨리는 것을 볼 수 있어서 괸계 맺는 것에 따라 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가 보여주고자” 했다. 영상 작업의 경우 작가가 “백이십년 된 스위스 회중시계를 구해서 ‘멈춰 있는 시간’을 자신이 느끼는 시간으로 천천히 돌리는 두 시간 여 동안 돌린 경험이 있는데, (이를 통해) 모든 것들을 시간으로 환산하려는 다시 놔버리는 경험 같은 것을 하기도 했고, 사람들을 통해 시간이라는 절대 장치를 주관화하는 경험”을 했던 것을 토대로 다시 사람들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던 결과물이다.

일종의 페이크 다큐라고 할 수 있을까.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진실에 접근하고자 하는 사회심리학적 기록물로 볼 수 있을까. 박재영 작가는 독일 근교에 만들어진 오육십 년 된 오래된 회사인 ‘다운라이트 연구소’의 초창기 마인드 컨트롤 관련한 재료들을 수집하고, 초창기 기계가 사람들 마음을 조종했다고 해서 악마라는 식의 수식어를 받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마치 실제 있는 다큐멘터리인 양 보여준다. 작업 생각하게 된 동기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으로, 기계가 종교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 엄마가 두 딸을 시스템이 시켜서 죽였다는 사건이 작가에게 영감을 줬다. 마인드 컨트롤 피해자 협회에서 실제 피해자들을 인터뷰하면서 작가는현대인이 어떤 것들에 의해서 행위를 조장 받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작가는 “인간에 의해서 움직일 수 있거나 대기업 이미지나 사회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것들에 의해서 인간 행위가 조종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인식의 오류들이 별거 아닌 것들의 진폭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는 것에 따라, 각기 다른 다큐멘터리 조각들을 조합해서 이야기와 가상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다큐멘터리의 외국말은 아무 의미 없이 더빙했고 자막 역시 적확한 의미들이 아니다. 이는 단지 외국에서 만든 비디오가 더 신빙성을 줄 수 있다는 일종의 작가의 믿음에 따른 것이다. 

하대준 작가는 ‘우연히 지하방 창문을 통해 마주친 닭에 대한 경험’을 형상화하며 ‘두려움’과 ‘불안함’에 접근한다. 마치 정물을 대하듯 닭털 등의 세부 묘사를 확장해 사물의 일부를 보여주거나 하여 본래 닭의 모습과 멀어진 ‘어둠의 세밀한 표면’을 만들고 있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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