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준 2013.01.25 13:47

 

▲ 관용 작가

 

"작품과 저의 관계는 예술과 세계의 매개체적인 역할을 한다. 교류하는 과정에서 작품은 피어난다." (관용 작가)

 

24일부터 2월 21일까지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중국의 관용(管勇, Guan Yong) 작가와 박선기, 이환권 작가의 전시를 한데 만날 수 있다.

 

관용의 그림 속에 많이 등장하는 책장에 꽂힌 책들은 단지 작가가 평소에 많은 책을 읽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만은 아니다. 관용은 책을 많이 읽을수록 현실과 더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책은 또 하나의 독립적인 세계를 가지고 있어서 체험할 수 있다. 책은 현실과 거리를 두는 매체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이는 가령 현대인의 여러 정신적 분열의 상태를 그린다.

 

▲ 관용, <Narcissist>

 

책만 있고 인물이 없는 경우 책 표면이 깨끗하게 보이고 독립적인 상황으로 보여서 작가가 좋아하는 상태이고, 사람이 있는 경우는 독서를 하는 인물로 주로 표현할 때가 많은데 작가는 독서를 하는 사람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다. 책들을 가지고 자신이 생각하는 공간을 표현하되 인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인물을 집어넣는다.

 

화면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업실에 관한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미지들을 참고해서 그린 작품들에서의 하단에 남겨진 유화물감이라든지 작가는 고의적으로 작품이 이뤄지는 현장들을 메타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The Gray(회색)>의 경우 칼로 벤 듯 프레임이 분절되어 있다. 책들이 분절선을 기준으로 접합되어 있고, 인물도 그 분절선을 따른다. 그래서 무표정의 인물은 생명력 없는 기이한 생명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 같다. 인물은 죽어 있지만 매우 건조하게 살아 있는 느낌인 것이다.

 

<Narcissist(나르시스트)>의 경우에 <The Gray>와 대칭되는 작품인데 이름은 전혀 다르다. 인물이 제목에서 강조되어 있는 것이다. 반면 여기에는 인물이 배경에서 휩쓸려 가는 <The Gray>와 달리 인물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반면 기이한 시간대에 빠지는 것은 동일해 보인다.

 

▲ 관용, <Mr. X in the study>

 

<Mr. X in the study>의 경우 화면 중간에 붉은 커튼 천이 놓여 공간을 역시 특이하게 분배한다. 거기에 인물이 앞을 향하고 있어 현실과 현재를 의미하며 기이한 것과 현실 공간이 대칭되는 효과를 낳는다.

 

한편 전반적으로 그의 그림들은 수채화의 투명성, 유동성, 투과성이라는 특징이 책이라는 언어의 특징, 가령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하이퍼텍스트라는 책의 참조 기능이 주제적으로 만나고 있다. 곧 책들의 색, 그 경계선들이 굳건하기보다 서로 투과하며 흐려지는 양상과 맞물리는 듯 보인다.

 

▲ 박선기 작가

 

이번 전시에서는 그 사용 빈도수가 적지만, 박선기가 작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매체 중 하나인 숯은 여러 의미하는 바가 많다. 숯이라고 할 때 동양적인 느낌을 풍기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자연의 마지막 모습을 뜻한다. 한편 그의 작업은 면적인 것보다 선적인 것이 강하고, 작가에게는 작품이 보여주는 깊이감이 가장 중요하다. 계속 가다 보면 어디까지 가는지를 보고자 하는, 스스로도 예측 불가한 작가의 작업은 늘 현재 진행형이다.

 

‘a slice of sensitivity’ 시리즈는 조형 감각에 회화적인 시각을 도출하게끔 하는 측면이 있다. 모빌처럼 매달린 측면이 있는 동시에 회화처럼 평면으로 입체가 평면으로 나타나고 있다.

 

▲ 박선기, <Slice of sensitivity 120505>

 

작가는 형태를 먼저 선택한 이후 재료, 곧 매체를 선택하는 편이다. <Slice of sensitivity 120505>를 측면에서 보면 분절된 면들로 인해 서로 다른 시공간들의 교차가 이뤄지는 느낌을 준다.

 

참고로 이번 작품 도록에 실린 <Point of view 08-11>을 보면, 거울 속에 반복적으로 비춰지는 환상적인 느낌은 이젤과 캔버스의 모습이 실제로는 일렬로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조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환권 작가

 

인물이 기이하게 압축된 모습인 조각들은 그럼에도 매우 실재적인 느낌을 준다. 그럼으로 인해 매우 독특한 환영감을 느끼게 한다. 조각에는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차용하기도 한다. 이환권은 <레옹>을 시작으로 영화를 작품에 차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플래툰>의 올리버 스톤 감독과 <타이타닉>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그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의 명사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 이환권, <All & Zahra>

 

왜 사람을 변형하는 것에 대해 작가는 언어로써 설명을 도출하고자 했지만, 그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긴장’이라는 것으로 작업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다른 식의 시공간이 현전하는 것 같은 인상은 분명 그런 긴장의 요소를 관객에게 주는 것만은 틀림없다. 360도 회전하며 달라지는 작품들은 하나의 관람 포인트라 하겠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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