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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서트 드라마 <스프링 어게인> 리뷰 : ‘쨍한 감동의 모녀간의 이야기’
    REVIEW/Theater 2012. 5. 12. 15:34

    <스프링 어게인>이란...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정연(사진 왼쪽)과 박남희

    <스프링 어게인>은 이다 엔터테인먼트의 무대발견 시리즈로, 사전 워크숍을 통해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는 작품이다. 봄날 엄마와 같이 소풍을 나온 미혼모 딸이 병상에 누운 아버지의 묏자리를 찾아 나서면서 둘의 대화로 채워진다.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불가리밴드가 직접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한다. 사진 왼쪽부터 건반에 안진희, 기타에 조인구, 퍼커션에 박진완

    <스프링 어게인>은 콘서트 드라마 장르를 표방하는데 실제 딸 역에 배우 정연이 콘서트 무대로 관객에게 말을 걸고 다시 콘서트 형식으로 끝을 내는, 콘서트가 드라마를 감싸고 있고 콘서트와 드라마를 오가는 이중의 무대를 선보인다.

    통나무가 놓여 있고 나뭇잎들과 잔디를 깔아 놓은 무대는 화사한 조명을 받아 자연의 느낌이 든다. 프로시니엄 아치가 없는 가운데 조명이 활짝 열리는 현실에서,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거의 없게 느껴진다.

    결정적인·이질적인 두 말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박남희

    ‘너 그렇게 인생을 살면 안 돼’라는 어머니(배우 박남희)의 미혼모 딸에게 하는 말은 모녀간의 끈끈한 연대, 여성들만의 공감대를 바깥에서 형성하는 가운데 삶을 버텨내는 무미건조한 말이자 상투적인 삶의 지시어가 된다. 이는 공고한데 일반적이면서도 특수한 삶을 조직하기 때문이다. 곧 여성들만의, 사실 이 말은 배면에 대한 감춤의 주문이다. 미혼모라는 아픔의 발설은 금기시되어 있고 아주 가끔 이렇게 주변에 가 닿을 뿐이다.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사진 왼쪽부터) 배우 정연, 정석용, 박남희

     ‘역사를 알아야 돼!’, 극 중 할아버지로 분하는 배우 정석용의 대사는 지하철을 탔을 때 경험하는 할아버지들이 하는 말과 겹쳐진다. 이질적인 모습, 결코 그 세대 간의 간극을 해소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거리가 이 항변과 당위의 명제로 튀어나올 때 이 연극은 다시 한 번 사실주의적 연극으로 발화한다.

     반면 그가 역사를 현재에 잇는 역사의 산증인이자 이야기꾼으로 변할 때 이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는 강력해진다. 늙음이 갖는 시간의 폭발적 쏟아 나옴, 한 순간으로 압축되는 시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삶과 죽음의 간극, 그 두 지점에 존재한 사람들 간의 간극을 해소하는 것으로 극의 메시지를 전한다.

    음악과 연극의 경계 지우기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정연

    현실의 밝음에서 전체적인 목소리의 퍼짐에서 전체적인 어둠 속 핀 조명의 부각 속 노래의 출현은 조명을 통해 순식간에 전환을 갖는데, 현실의 대사와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이렇게 대비시킨다.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정연

    사실상 막을 여는 발언과 노래를 하는 딸의 무대가 관객에게 직접 말하는 방식의 무대와 관객이 분리되지 않은, 산만한 대기의 흐름에 목소리를 흘려보내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나무로 된 무대 상수의 벤치에 두 모녀가 앉아 착 가라앉는 밴드가 깔릴 때 비로소 음악은 장식음이 아닌 목소리로서 어느 정도 음악의 형태로 나타나며 음악이 주는 묘미가 생겨난다. 그 전까지 음악은 배경음에 가깝다.

     전체적으로 노래는 딸이 어머니를 향한 마음의 보이지 않는 전달의 형식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조금씩 감정의 그 깊이를 담아내는 폭을 넓혀 간다.

     정석용, 톡톡한 감초 역할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사진 왼쪽부터) 배우 정석용, 박남희

    이웃의 알고 지내는 친숙한 할아버지로 분해 첫 등장한 정석원은 갖가지 유머와 춤, 소위 ‘몸 개그’라는 것을 일정 정도 선보인다. 멀티로 분해 채 한 역할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또 다른 역할로 등장한다. 관객들에게 술을 권하는가 하면, 말을 걸거나 꽃을 가지고 와 팔기도 한다.

    삶과 죽음의 대비가 주는 성찰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정연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정연(사진 왼쪽), 박남희

    늙음과 젊음이 교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지점은 두 차례 등장하는 어머니가 딸이 묻는 꽃들의 이름과 그 효용을 알려주는 장면들에서도 나타난다. 자신이 보는 세계를 이름으로써 닿게 만들어 주는 것, 그 세계를 전유하는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것, 곧 자신을 포근하게 감싸주고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그 어머니의 모습이 늙음에도 무력해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것이 바로 작품의 메시지인 것이다.

    이는 누울 자리 보러 간다는 엄마의 말은, 침대에 누워 있는 아버지에게 (아버지의) 묏자리를 보러 가자는 말을 전하는 딸의 노래로 이어진다.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정연

    마지막 관객과 직접 맞닿는 말 그리고 노래는 마치 이 무대가 토크 콘서트의 형식을 띠고 있었음을 가리키는 낯선 경계를 그으며 출현한다.

    그 마지막 전의 노래가 가장 좋은데 화려한 바이브레이션의 치장 없이, 쭉 늘어뜨리는 노래는 그 단어에 대한 향수를 담아낸다. 여기에 치솟음 대신 음정의 달라짐과 멜로디·화음이 덧입혀지는 것은 음악의 존재가 드러나며 이 노래에 다소 산뜻함을 준다.

    P.S. 말-말-말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박소연 음악감독

     <스프링 어게인>의 박소연 음악감독은 연출의 가요 같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참고하고, 곡마다 장르의 개성을 갖지 않으면 비슷할 수 있다고 염려가 되는 것 같아서 색을 달리 두고자 했다.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장면, 배우 정연

    "극단적인 연기를 하면서도 아무리 여자 혼자 하는 원톱one-top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도 여자 혼자 열 세 곡을 부르는 여자는 없거든요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힘들죠. 그렇지만 행복한 게 더 큽니다."

    전체적으로 혼자 노래를 모두 소화하는 배우 정연은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여배우에게 이런 좋은 기회가 어디 있을까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 지난 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스프링 어게인> 프레스 리허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민복기 연출

     민복기 연출은 공연을 보러 올 때 어떤 의미를 갖고 오기보다는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공연개요]

    공 연 명     콘서트 드라마 <스프링 어게인 spring again>
    공연장소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 
    공연기간     2012년 5월 8일(화) - 2012년 5월 28일(월)
    공연시간     화,수,목 8시ㅣ금 2시, 8시ㅣ토 공휴일(5월28일) 4시, 7시ㅣ일 4시ㅣ월쉼
    티켓가격     R석 30,000원 S석 20,000원
    공동주최     극단 차이무, ㈜[이다.]엔터테인먼트, 강동아트센터
    공연문의     강동아트센터, ㈜[이다.]엔터테인먼
    공연예매     강동아트센터(www.gangdongarts.or.kr), 인터파크

    작           민 복 기
    연    출     민 복 기
    작    곡     박 소 연
    음악감독     박 소 연
    무    대     김 용 현
    조    명     나 한 수
    음    향     송 윤 석

    출    연     박 남 희, 정 석 용, 정 연
    밴    드     불가리밴드
    퍼 커 션     박 진 완
    기    타     조 인 구
    피 아 노     안 진 희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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