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 '술탄의 화려한 일상을 전시하다'
    PREVIEW/Visual arts 2012. 5. 2. 09:40

    ▲ 지난 30일 언론 공개된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 전시(이하 상동), 전시장 입구

    ▲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 전시 언론 공개 행사에 맞춰 오스만 무라트 쉬슬리(Osman Murat SUSLU) 터키문화유산박물관사무총국 국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KBS‧부산박물관 공동 개최로, 2012년 한-터키 수교 체결 55주년을 기념하는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 기획 전시가 오는 9월 2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본 전시는 2008년 4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2009년 4월 ‘파라오와 미라’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의 세 번째 세계문명전 기획 전시이다.

    기원전 3,000년 경 터키 아나톨리아 고대 문명 시기의 유물에서부터 19세기 오스만 제국 시기까지 터키 역사의 전반을 아우르는 이번 전시를 위해 터키 앙카라 소재 아나톨리아문명박물관‧이스탄불고고학박물관‧터키이슬람미술관‧톱카프궁박물관 총 4개의 터키 국립박물관 소장 문화재 152건 187점이 한국을 찾는다.

    ▲ 지난 30일 언론 공개된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 전시 설명을 전하는 김세원 학예연구사

    제1부 ‘고대 문명과 히타이트 제국’, 제2부 ‘알렉산드로스와 헬레니즘 세계’, 제3부 ‘콘스탄티누스와 동로마 제국’, 제4부 ‘오스만의 황제, 술탄’으로 나뉜 전시는 전체적으로 매우 화려하지만 반짝이는 금보다는 은은한 은으로 만든 물건들이 많이 보이고, 그 위에 정교한 수공예로 빚은 장식이 돋보이며 실생활에 직접 이용된 만큼 현재의 일상 물품들과 모양이 흡사한 것들이 많다.

    T자 모양의 받침대 위에 서 있는 의례용 사슴모양 깃대 장식은 나뭇가지 모양의 뿔을 단 매끈한 곡선을 자랑한다. 손잡이가 달린 술잔, 로마 2세기경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상 등도 보인다. 동로마 4세기경에 만들어진 콘스탄티누스 1세의 두상(사진 위쪽)은 심하게 마모되어 있지만, 대리석 재질은 그 빛깔에 있어 매우 생생해 그만큼의 시간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을 정도다.

    '아테나와 기간테스의 전쟁' 조각은 아테나 여신과 두 기간테스의 싸움으로 묘사되어 있고(사진 위쪽), 기간테스의 다리는 비늘이 덥혀 있다. 그리스 신화가 이들의 정신에 영향을 끼쳤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오스만 왕실 가계도 초상화는 나무줄기들로 엮어져 그 안에 만화의 말풍선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 안에 담겨들 있고, 술탄들의 에칭으로 만든 초상들은 온화한 술탄의 외양을 묘사하고들 있다.

    모스크 구조물을 본떠서 만든 전시실 풍경 안에서는 오스만의 종교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장식적인 요소들이 품은 역시 매우 장식적으로 보이는 이들의 글자들이 유려하게 구성된 코란도 전시된다.

    당시 수공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카펫, 붉은색 바탕 위에 염색한 양모를 짜서 만든 예배용 깔개는 남색 선으로 만든 기도 방향을 알려주는 '미흐랍' 안에 세 개의 등잔이 걸려 있는 모습을 띠고 있다.

    카펫과 함께 술탄 아흐메드 1세의 영묘에 기증된 대형 향료는 중국의 청화백자에 오스만 시기의 금속 장식이 더해져 만들어졌다.

    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어 낸 절대자 술탄 쉴레이만 1세의 칼은 11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손잡이가 있고, 코란 제65장 제3절과 알라가 술탄 쉴레이만에게 승리를 선사하리라 찬양하는 명문이 양면 각각에 새겨져 있다(사진 위쪽). 굉장히 화려한 터번 장식과 다이아몬드들로 세공한 당시 술탄의 권력을 상징하는, 술탄의 옥좌에 걸었던 장식도 보인다. 한편 머스킷 화승총은 금·은·자개로 총신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코란 함(사진 위쪽)은 모스크·왕·파샤의 영묘에 바치는 코란을 보관하기 위한 화려한 함으로, 전시된 코란 함에는 당시 30권의 코란이 분책되어 보관되어 있었다.

    술탄의 일상을 확인할 수 있는 화려하게 치장된 필통·필기구들, 여가 활동의 일부였던 체스 말들, 더욱 그 크기가 커진 터번 장식 등이 전시되어 있다. 

    흔히 우리 식 조어로 잘못 전용되어 쓰인 단어로 '터키탕'이 있는데, 이는 원래 밀실에 건조한 열기를 채우는 터키의 목욕 방식을 가리킨다. 이들의 당시 목욕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물품이 술탄이 신던 욕실화다.

    전시장에서는 은·자개로 장식된 고급스런 욕실화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나전·은으로 장식된 나막신 같이 굽이 있는 신을 목욕할 때 신어 바닥의 열기와 더러움을 피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지역적으로 물이 굉장히 부족했음에도 대규모 목욕 시설이 이용됐기 때문에 대형 지하저장소가 있었다고 추측되며 가기에 있던 물들은 술탄이 사용하는 데 대부분 바쳐졌다. 신의 높이는 6~15cm로, 클수록 지위의 높음을 상정했다고 한다.

    3부 전시장에서 마지막 전시장을 넘어가는 관문에는 하렘 톱카프의 궁전에서의 술탄의 일상을 보여주기 위해 술탄의 방을 세밀화로 그린 이미지들을 담은 영상(사진 위쪽)으로 만날 수 있다.

    터키 문화권의 음식 문화는 음식을 여럿이 나눠 먹고 또 큰 용기에 음식을 담아 조금씩 덜어먹는 걸 지향한다고 한다. 전시장에는 술탄의 식사를 차렸던 대형 은 쟁반, 백화청자 대접·청자 대반·이즈닉 대접 등 백자청화 사발, 스프 그릇 등이 전시된 가운데 밥을 덜어먹던 보석으로 장식된 숟가락, 다양한 약초와 꽃들을 재배해 만든 반 음료인 셔벗들을 담는 병도 보인다.  

    전시장 끝 쪽에는 물 담배 파이프, 담배 파이프, 재떨이 등이 전시되어 발전했던 담배 문화와 커피 주자·화로 등 커피 문화 일부분(사진 위쪽)을 살펴볼 수 있다.

    ▲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 개막식 행사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개막식에서는 이스탄불 노래들이 개막 축하 공연(사진 위쪽)을 채웠다. 매우 특이하게 흘러갔다. 붙잡을 수 없음의 하나와 단어들을 늘리며 끊임없이 흘러간다는 하나가 조합되며 그 감싸임의 흐름에 청중을 휘감는다. 악기들의 자취 역시 보컬과 평행선상의 축에서 매우 다르게 그 질서를 쌓고 자신을 드러낸다는 점도 특이하다.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은 술탄이라는 이스탄불 역사 속, 황제들의 삶에 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시장은 대체로 빠르게 훑어 볼 수 있는 편으로, 미적 가치를 지닌 물품들이 대부분이라 설명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전시 관람이 수월한 편이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728x90
    반응형

    댓글